[솔트] 와 [데블] 뒷북 감상

 

[솔트] 를 블루레이로 봤습니다. 보는 동안에는 그럭저럭 졸리지는 않았습니다만 좋은 영화라는 말은 차마 못하겠더군요.

 

시류에 안맞는 영화인것 같아요. 나쁜 의미로 80년대의 미국 중심적 세계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듯... 북조선의 묘사는 그렇다 치고 러시아 사람들이 보면 "무시기가 이딴 영화가 있소?!" 하고 은근히 역정을 낼 것 같은 내용... 마치 60년대에 너무 말이 안된다 및 지나치게 반공주의다 라는 이유로 빠꾸당한 제임스 본드 영화 각본을 영화화한 것 같아요

 

안젤리나 졸리는 물론 좋았습니다만 이 실력있는 배우를 놓고 도무지 연기를 제대로 할 기회를 전혀 안주더군요.  솔트라는 캐릭터가 너무나 말이 안되는... 비논리적이기도 하지만 아무런 일관성이 없어요... 뭘 하자는 존재인지... 필립 노이스 감독 이렇게 못하지 않는데 보통.  추격신이나 이런 곳의 스턴트를 찍는 방식 같은 데서 겨우 좀 실력발휘를 하시는 정도.

 

우리 바깥분께서는 그 거미의 독을 이용한 트릭을 졸리가 거미를 다루는 장면을 보고서는 딱 맞추시더군요 (극장판에서는 거미의 꽁무니에서 독액을 주사기로 빼내는 신은 없었나봐요? 제가 본것은 소위 디렉터스 컷). 그런데 그런 독거미가 북조선에 생식한다고요? ^ ^ 그리고 [솔트] 에 나오는 미국은 케네디 이후로는 민주당이 완전히 쫄딱 망하고 "공화당 보수 백인 리더쉽" 이 60년대부터 2010 년까지 줄곶 워싱턴을 지배해온 평행세계의 미국인가봅니다.

 

"리 하비 오스왈드가 아니고 알렉시라는 소련 스파이가 케네디를 죽였다!" 신에서는 우리 동네 극장의 관객들은 아마도 대폭소를 터뜨렸을 듯.

 

[데블] 의 경우는 기대수준이 완전히 바닥이라서 그런지 오히려 재미있게 봤습니다.  M 나이트 샤말란 카메오가 나오면 우짜냐 하고 불안스러웠는데 안나왔군요 ^ ^ 자기가 감독이 아니라서 그런가.  그런데 Janekowski 인지 하는 이름을 이용한 트릭은 진짜 허탈해지는... 꼼수더군요 ^ ^ 그래도 결말은 의외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악마의 의도는 주인공에게 더 고통을 주기 위한 것이었는데 사람의 심리에 관한 계산 착오를 해서 결국 실패를 합니다.  주인공이 오히려 마음의 평화를 얻죠.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기가 감독한 영화들보다는 훨씬 낫더군요 그런데 결국 장편영화로 돌리기에는 뒷심이 모자라요. 이렇게 이미 남들이 다 써먹은 반전이니 미스테리 플롯을 재생시키려고 안간힘 쓰지 말고 [Frozen] 처럼 아주 단순한 아이디어를 그냥 정직하게 꼼수 안쓰고 좋은 배우들의 연기에 의존해서 만드는 편이 훨씬 결과물이 좋은데 말씀이죠. 

 

    • 금발졸리 흑발졸리 남장졸리 톰보이졸리를 모두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 저도 데블은 그런대로 재미있게 보았죠. 그치만 반전은 좀 약했고(지갑설정 같은 건 그냥 "그래서 뭐가?"라는 생각만 들더군요.)
      기독교+오컬트적 세계관을 너무 당연하게만 받아들이는 극중 캐릭터들이 좀 뜬금없었어요.
    • 북조선에서 미국인 곤충학자 (또는 거미학자)가 그렇게 자유롭게 활보할 수 있을까요.

      근데 전 오히려 그 구닥다리 스파이물 설정이 끌렸습니다. 캐릭터에 일관성이 없다는 건 동감.

      전 율 브린너 나오는 더블 맨 생각이 자주 나던데. 그 영화 보셨나요.
    • 미국의 전 요원들의 추격을 받는 주제에 러시아 동무들 만나러 갈때는 길거리서 훔친 털모자 쓰고 쭈악 '러시아 패션'으로 차려입고 가는데는 저와 바깥분 둘다 쓰러졌습니다 ^ ^
    • 솔드는 각본을 커트 위머가 썼죠. 이퀄리브리엄이랑 울트라바이올렛 쓴 그 양반.
    • DJUNA/ 예 봤어요. 그 영화는 프랭클린 샤프너 감독이니까 율브린너 캐릭터의 "이중적" 성격을 아주 잘 다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편이라는 사실은 증명했지만 그 증명의 이유가 자기가 너무나 비인간적인 아버지였다는... "인문적" 인 관점에서 보자면 씁쓸한 결말이죠 ^ ^ [솔트]에서는 그냥 반전의 또 반전, 이런 식으로 푸는 데 바빠서 아이러니고 뭐고 느낄 틈이 없었습니다.
    • 남의 나라에서 이런 식으로 슬리퍼 에이전트같은 "멀쩡한 사람 행세하는 미친넘들" 을 자기 나라에 풀어놓았다고 생각하는 게 우파 미국인들의 웃기는 파라노이아 중 하나죠 지네들은 그런 짓 안했을까봐? 그런데 이런 슬리퍼 에이전트가 실제로도 있기는 있었죠 문제는 이사람들의 실제 생활은 [간첩 이철진] 에 나온 고정간첩들보다도 더 널널한 지경이었다는 거...;;;;
    • 네, 전 7,80년대 스파이 영화의 그런 설정을 스키너 영향을 받은 SF로 받아들였습니다. 입크리스 파일 같은 부류도 그렇고. 냉전시대 파라노이아에는 거의 동화같은 환성성이 있어요.
    • 그러고 보니 맨츄리언 캔디데이트 원작 소설도 SF로 분류되지요.
    • 같은 말이 안되는 세뇌 파라노이아 및 반러시아, 반북조선 (?) 반공주의라도 [만주인 후보자] 같은 끝내주는 영화로 빼낼 수도 있는데... 아 뭐 이건 리처드 콘든의 원작부터 수준이 다르니까... 가만있자 근데 빈스 본은 [만주인 후보자]의 리메이크에서도 거의 비슷한 역할로 나왔군요.
    • 앗 제가 쓰는 동안 이미 같은 얘기를 올리셨군요 ^ ^
    • 사실 전 솔트를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건 배리 소넨필드의 단명한 텔레비전 시리즈 "Secret Agent Man"였죠. 거기에 갑자기 기한이 풀려서인가 신호가 가서인가, 미국 전역에 숨어 있던 에이전트들이 갑자기 깨어나 집합장소로 우르르 몰려오는 장면이 있었죠. 근데 그 에이전트들이 어느 편이었는지,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갔는지는 전혀 기억이 안 나요.
    • 솔트의 감독판은 극장판과는 약간 다른 게 있나보네요
    • 소니 블루레이에는 극장판, 디렉터스컷, 익스텐디드 컷 이렇게 세가지가 들어있는데 디렉터스컷에는 초반부에 졸리가 도망다니고 어쩌고 하는 장면들에 좀 더 살이 붙어있는 것 같아요. 액션신에는 아무 차이가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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