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자무시 영화 감상기2

천국보다 낯선

다운 바이 로우

고스트 독을 봤습니다.

세편 모두 재밌었습니다.

 

고스트 독의 주인공은 약간 동화나 만화의 주인공 같아요.

어렸을 때 비디오를 보다가 고스트 독의 예고편을 본 적이 있는데

그 땐 힙합도 마피아도 사무라이도 모두 좋아하는 분야가 아닌데다

설정이 좀 이상해서 서구인의 오리엔탈리즘인지  뭐 저딴 영화가 나오나 싶어서

절대 저런 영화는 안 보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만

 

나중에 어른이 되어 이렇게 재밌게 볼줄이야..

굉장히 재밌었습니다.

 

짐자무시의 영화들은 모두 특유의 괴상한 유머감각이 빛나는 것 같습니다.

인물들은 현실적이면서 공감가는 경우(물론 고스트 독은 특이한 경우였고...)가 많았고요.

 

천국보다 낯선을 보고 있으니 정말 세상살이에 재밌는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흑백화면에 단조롭고 따분한 삶 거기다 잘 맞지 않는 사람들이 어정쩡하게 모여서 휴가를 보내는데

그조차 엇갈리는... 물론 되게 웃겼습니다. 캐릭터도 재밌고 상황도 재밌고

극중인물들의 재미없는 삶을 소재로 유머를 창조했군요.

 

그나마 여행을 떠나는 것이 일상에 소소한 작은 모험이 되는 걸까요?

그 미묘한 일탈을 잘 잡아낸 감독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운바이로에서는 로베르토 베니니의 독특한 캐릭터가 아주 재밌었네요

극중인물들은 말처럼 외계인일지 모른다고 말하죠 

두 주인공과 달리 이 인물의 과거만은 직접보여주지 않고

대사로 처리해서 타자화시키며 괴상함을 더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역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짐자무시의 영화는 미스테리 트레인과 지상의 밤일 거 같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미스테리 트레인의 유령 에피소드가 너무 좋습니다.

이걸 호러라고보기엔 소박하지만 현실감이 있어서 굉장히 좋습니다.

낯선 곳에서 날은 어두워지는데 이상한 사람들을 만나고

이들을 피해 도착한 허름한 호텔에서 두려움 때문에 처음보는 사람과 같은 방을 쓴다는 이야기가  매력적입니다.

 

 전 어째서인지 밤을 배경으로 한 영화나 소설이 좋습니다.

밤에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무드가 있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코넬 울리치의 소설을  좋아하고 영화 사냥꾼의 밤을 좋아합니다.

혹시 이런식으로 밤을 배경으로 한 미스테리하고 멋진 작품 아시면 소개 좀 해주시겠습니까?

 

 

 

 

 

 

    • 코넬 울리치와 〈사냥꾼의 밤〉을 말씀하시니 어떤 분위기인지 짐작이 됩니다. 코넬 울리치의 원작을 영화화한 발 루튼 제작 공포영화 〈표범 인간〉(The Leopard Man, 1943)은 어떠실까요? 제가 본 영화 중에서는 이 작품이 울리치 소설의 정수를 가장 멋지게 담아냈다고 생각하거든요. 미스터리 자체가 논리적으로 해결된 뒤에도 여전히 남는 밤의 낭만과 음울함. 루튼식 공포영화가 원래 그런 모호하고 섹시한 어둠의 맛을 잘 담아냅니다만 그 중에서도 자크 투르네르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 더 그렇고 그 중에서도 〈표범 인간〉이 가장 그런 것 같아요. (듀나 님께서는 〈나는 좀비와 함께 걸었다〉 쪽을 좀 더 지지하시겠지만 ^^;)

      듀나 님의 〈표범 인간〉 리뷰 http://djuna.cine21.com/movies/the_leopard_man.html
    • 두 영화 모두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재밌게 봤었습니다. 그때 표범인간보는데 딱 이건 환상의 여인 작가 필인데!? 라고 느꼈었어요
      그 때는 코넬 울리치를 잘 몰랐고 환상의 여인만 읽었던 때였는데도요^^ 저도 표범인간 쓰려다가 말았었는데 마침 댓글달아주셨네요 ㅎㅎ
    • 듀게는 이런 정보를 알 수 있어서 좋지요.맨날 받기만 하지만;
    • 엇, 그렇담 같은 감독의 〈과거로부터〉도 보셨겠군요 ^^; 저도 〈그들은 밤에 산다〉(They Live by Night, 1949)에 한 표 더. 아무래도 필름 누아르 쪽 작품들이 떠오르네요. 울리치의 『환상의 여인』이랑 『밤은 천 개의 눈을 가지고 있다』도 영화화되어 제법 유명하다던데 저도 아직 못 봤고... 레이먼드 챈들러의 『안녕 내 사랑』을 영화화한 〈살인, 내 사랑〉(Murder, My Sweet, 1944이 아주 대단한 작품은 아니지만 그 시각적 스타일 때문에 기억에 남아요. 그리고 2월에 크라이테리언에서 출시한다는 〈성공의 달콤한 향기〉(Sweet Smell of Success, 1957)도.

      최근 작품으로는 단연 〈콜래트럴〉(Collateral, 2004)이 떠오릅니다.
    • 〈살인, 내 사랑〉 캡처 하나 :



      예전에 듀게에 올라온 적 있지만 문득 생각나서 한 번 더 올려보는 필름 누아르 헌사 영상 :

    • 타일러/ 추천 감사해요 보겄습니다.~

      oldies/ 과거로부터는 딱 절반보고 끝까지 못봤어요...ㅠㅠ 전 필름 느와르 중에선 제3의 사나이랑 이중배상인가
      끝내준다고 느꼈었습니다.
      사실 너무 무거운 것도 부담스럽습니다.. 레이몬드 챈들러 안녕 내사랑 읽는데 어찌나 오래걸리던지..
      분명 재미는 있는데 끝이 안 나는 기분을 느꼈어요..기나긴 이별은 읽다가 중도 포기.
      짐자무시의 영화는 대부분은 너무 무겁지 않고 소소하게 웃기면서 재미있죠 ㅎㅎ
      콜래트럴 추천 감사합니다.^^
    • 영상 다시보니 역시 필름느와르의 꽃인 팜므파탈들이 제일 눈에 들어오네요.
    • 전 나는 좀비와 함께 걸었다를 더 지지하지만 표범 인간이 과소평가받은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고스트독 재미있게 보셨다면 멜빌의 사무라이를 보세요.
    • 사무라이 국내 제목이 한밤의 암살자군요 추천 감사합니다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9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3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3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8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5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2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9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8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4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