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소설 유령여단을 보다가 그만 둔 이유....

 

 

 

 

-노인의 전쟁 후속작...이라기보다는 그냥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별개의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노인의 전쟁을 꽤나 재밌게 봤기 때문에 나왔을 때 부터 기대한 작품.

 

-하지만 자금의 압박으로 구매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다가 뒤늦게 이번주에 구입했습니다. 사실 알라딘에서 주문할 때 유빅이랑 이거 둘 중에 상당히 고민하기는 했지만요...유빅은 다음달에 사야...ㅠㅠ

 

-아, 중요한 이야기는 이게 아니군요. 만원이 넘는 금액을 지출하고 상당한 기대에 부풀었는데...아하하, 보다가 덮어버렸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기분이 안 좋아져서 다시 읽을지도 모르겠고요.

 

-제가 유령여단 읽기를 그만 둔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닙니다.

남의 작품들을 마음대로 가져와서 마음대로 평가하고 자기 작품 주인공 및 세계관 띄워주기에 써먹는...아주 욕 먹을 짓을 벌였거든요!!

 

일종의 메리 수 기법이라고 하죠 아마? 암시도 아니고 아주 대놓고 나오더군요. 우주전쟁, 스타쉽트루퍼스, 영원한 전쟁, -엔더의 게임 등등....

 

-이 대목을 읽은 순간 헛웃음과 함께 불쾌감, 그리고 짜증이 치밀어올라왔습니다.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일까? 결국 더이상 페이지 넘기는 것을 포기하고 덮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노인의 전쟁은 그렇게 대단한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밀리터리 SF 장르에 속하는 작품이었고 몇몇 아이디어(개인적으로 우주 항행 기술을 양자역학과 관련짓는 부분이 흥미롭더군요)는 괜찮았지만...전형적인 밀리터리 SF입니다. 어떤 분은 그냥 킬링타임용이라고도 냉정하게 평하더군요. 저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보지만.

 

-가장 큰 문제는 작품에서 생명력을 품고 있고 독자 및 팬들에 의해 하나의 완전한 세계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작품들이 한낱 가공의 물건 취급받았다는 겁니다. 헛웃음만 나오네요 허허허.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유빅 사서 읽을 것을....

 

-모르긴 몰라도 해외에서도 비판을 받았을 것 같은데...모르겠군요. 늦은 시간에 구글링하기도 귀찮고.

 

 

    • 메리 수 기법은 다르죠. 메리 수 기법은 이미 존재하는 유니버스를 그린 팬픽에 자기 캐릭터를 넣어 산으로 보내는 거니까요. 유령여단이나 노인의 전쟁에서는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책과 영화에 대해 팬으로서 오마주를 바치는 거죠. 그건 당연하지 않나요? 존 스칼지 자신이 팬보이 출신인 걸요. 오히려 자신의 작품이 전작들의 어깨 위에 서 있다는 걸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으니 전 더 예의바르다고 생각하는데.
    • 그렇게 말씀하시면 주홍 색의 연구 시작하자마자 뒤팽과 가브리오를 까던 도일경도 있습니다만...; 도일경 자신은 뒤팽과 가브리오가 위대하다고 했다지만요.
    • 메리 수 기법의 최악은 모리스 르블랑. 뤼팽이냐 홈즈냐는 정말 악질적인 소설이죠.
    • 스타쉽 트루퍼스의 설정을 작품내에서 직접 언급하지 않고 차용한 영원한 전쟁의 홀드먼과 (물론 작가 자신은 공공연하게 언급을 했고 커뮤니티 내의 독자들 역시 알고 있었지만) 친절하게 제목을 밝히면서 자신이 무엇을 따왔는지 알려주는 스칼지 중 누가 더 예의바를까요. 사실 둘 다 예의바르다가 답이지만.
    • 하긴 에르퀼 프와로도 말년에 시간이 나니까 추리소설들을 읽으며 탐정들을 까더라고요.
    • 듀나님, 부부탐정도 메리 수 기법이라고 볼 수 있나요?
    • 아뇨, 메리 수 기법은 팬픽에서만 통해요. 팬픽 작가가 공유하는 세계 안에서 이야기를 산으로 보내야죠. 이전의 작품들을 그냥 책이나 영화로 보고 토론하는 건 메리 수 기법과 아무 상관 없어요. 토미나 터펜스가 자기가 읽은 추리소설 주인공들을 실존인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잖아요.
    • 저도 듀나님 말씀처럼 선배 작가 및 장르에 대한 오마주로 읽었는걸요.
      단지 그 부분 때문에 놓치기에는 아까운 작품입죠.
    • 흠 그 장면을 그렇게 받아들일수도 있군요. 저는 그 부분에서 작가의 해당작품들에 대한 애정과 존경이 넘치는 걸 느꼈는데요.
      듀나님도 언급하셨듯 그 장면에 나오는 책들 대부분이 유령여단의 세계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구요. 그걸 얘기하기 위함이지 자기 작품의 세계관을
      띄우기 위해서라고는 안 보여요.

      물론 그 장면에서 제일 중요한 문장은 이것입니다 '그리고 모두가 Ewok들은 전부 죽어야 한다는데 동의했다' <- 매우 팬보이 스러운 농담이지요 :)
    • 그부분이 기분나쁘진 않습니다만, 노인의전쟁보다 재미가 좀 덜한건 사실이죠.
    • 팬들은 다 그 부분에 이 책에서 영향 받은 선배들의 책을 언급했다고 다 열광하고 좋아하는 분위기였는데요.(외국도 특별히 다를 것 같지 않습니다. 그 부분에서 악의를 느끼는 분은 처음 봤어요.) 그냥 인터넷 서점 리뷰들만 찾아봐도 분위기가 그렇습니다. 저 역시 이 작가, 나와 같은 책을 읽었구나, 이 책을 언급해 주는 구나, 그래 이 책 영향이 있었지, 등등 즐겁게 목록을 감상했습니다. 원래 책에서 현실 속 책 이름이 암시만 되도 반가운 법인데, 아예 직접 리스트를 열거해서 얼마나 즐거웠던지요. 가끔 책들을 보다면 책 속에서 책 제목들이 나올 때가 있던데 거기서 오는 즐거움들도 있고요. [백수생화백서] 같은 책은 아예 매 페이지마다 책들이 언급되는데, 이 책이 팔렸던 것은 제목에서도 있고 책의 본문에서 오는 재미는 그런 공감이라고 봤어요. 아무튼 간에 [유령 여단]에서는 위의 분들처럼 선배님들을 존경하고 오마쥬까지 하는 진짜 예의바른 후배구나, 보통은 책 언급도 안하고 넘어갈 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죠. 어떻게 보면 책을 언급함으로써 아주 미세하지만 몰입감이 떨어지는 면도 있는데, 그걸 감수하고도 자신이 재미있게 읽고 영향받고 SF로 인도한 엄청난 소설들의 제목들을 책 속에 넣고 말겠다는, 그렇게 오마쥬를 표현하겠다는 작가의 의지가 읽혀서 감동한 면도 있거든요.

      [유령여단]은 개인적으로 [노인의 전쟁]보다 훨씬 재미있었고, 작년에 나온 SF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으로 봤어요. [노인의 전쟁]이 가벼웠다면(그만큼 위트도 있었지만) [유령 여단]은 무거우면서도 가독성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균형감이 뛰어난 작품이라고 봤습니다. 사람과 기억을 가지고 놀면서 흥미로운 스토리를 끌고 가면서도 계속 사람의 본질에 대해서 소설과는 별개로 사유하게 만드는 면도 좋았고요. 읽고 나서 시간이 흐른 지금도 소설과는 별개로 인간과 기억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들이 머리를 맴돌고 있죠.
    • 메리 수 기법의 최악은 모리스 르블랑. 뤼팽이냐 홈즈냐는 정말 악질적인 소설이죠.2

      동감입니다. 어렸을 때 괴도 뤼팽 시리즈 읽다가 홈즈가 나오는 장면보고 얼마나 쇼크를 먹었던지 >.< 아니, 묘사를 하려면 좀 제대로 하던가...까칠한 천재를 그냥 시정잡배스런 폭력범으로 만들었으니, 지금도 열받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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