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하고싶은 일을 하고 있습니까? + 앤 섹스턴 이야기 덧붙여서

커피를 부르네요. 금요일 아침입니다 꺄옷.




+두 페이지 뒤의 앤 섹스턴 게시물에 댓글달고 필받아서;; 더 씁니다. 지난해 초에 브루클린의 창고같은 걸 빌려서 하는 미국 현대시 읽기 수업에 갔어요. 대단하게 밀도 있는 수업은 아니었고, 몇줄씩 돌아가면서 읽고 감상을 교류하는 수업이었는데, 그 수업 자체가 인기가 없는지 없어졌습니다. 수업을 계속 해도 야근에 너무 멀기도 해서 가기가 힘들지만요.


거기서 앤 섹스턴의 팬이 되었습니다. 앤 섹스턴은 "시를 안읽어도 나는 그녀의 시는 읽어" 할 정도의 팬덤이 있는 시인이죠. 난해하고 현학적인 표현이 주류였을 시절, 자기 경험을 고백하는 형식의 시를 써서 각광을 받다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어요. 저는 시 읽기 수업 이후로, 미국 문학을 전공하고 영어를 가르치던 당시 룸메이트 아가씨의 조언을 받아  다이앤 미들브룩의 전기하고, 그녀의 시 전체가 수록되어 있는 시집을 사 모으고, 가끔 시간이 날 땐 좋아하는 부분을 베껴썼습니다. 그리고 혼자 울기도 하고. 시는 잘 모르지만 시 읽기가 시인과의 대화의 일종이라는 표현을 들은 적이 있어요. 이게 뭔지 알것 같아, 하는 구절이 그녀의 시에는 특히 많았습니다. 그렇게 팬이 되는 거지요.

    • 아.. 왜 금요일 아침인거지, 생각해보니까 지구 건너편에 계시는 래빗님이시네요..
      정말 하고 싶은 일;; 저는 일하면서 준비하고 있는데, 몸이 힘들어서 정말 녹아 죽겠구나 하면서도
      생각만 하면 실실 웃게 되는것;; 이라면 오케이인가요?
      하지만 어깨가 정말 뽀사질것 같아요..
    • 지금이 좋을까 아침이 좋을까 그러니 아시겠죠 무일을 하고 있어요.
    • 하고 싶었던 일 중의 하나를 하고 있지만....불투명하고, 오래할 수 없을 거란 확신(환경을 떠나서 제 자신이)에 시간날때마다 다른 것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런 짓도 나름 불행한것 같네요 쓰고보니.
    • 정말로 질문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답을 해주시니 송구스럽네요. 저도 확실하게 답할 자신이 없는 문제인데.

      가영님은 요즘 뜸하셔서 역시 댓글로 승부하시나 생각했는데 오늘 다시 활발한 활동을!

      "내 데이트 상대얌" 하고 오피스메잇 속여먹는 계획은 아예 처음부터 물거품으로 돌아갔죠.
    • 회사 3개월째. 게임 시나리오 쓰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즐겁네요. 이게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 3개월이면 아직 두근두근 시기네요. 그 두근거림이 오래 지속되시길.
    • 감수성이 예민한 (혹은 비실하고 후진) 사람이 '거짓말을 싫어하면'
      자신만의 불가항력 (가족? 종교?) 을 발견하고서 꾸역꾸역 살거나, 앤 섹스턴의 뒤를 잇게 되는건지도 모르겠네요.

      원래 감정의 교류를 하고자 하는 수업이란게, 자기 얘기 늘어놓는 사람 하나 있으면 무지하게 피곤하죠.
      그걸 참는 건 일상 대화나 별 차이 없고, 그러니 인기가 없어진게 아닐까 추리해 봅니당.
    • 재밌는 수업 들으셨네요. 저는 일보다는..그냥 평생 공부(를 빙자한 탱자탱자)를 하고 싶어요. 하지만 공부는 돈이 들고 일은 돈을 법니다. 그러니까 전 일할 거예요-_-^ 오늘은 늦게 자야하니 커피 마셔야겠어요!
    • 생선까스/ 그런 건 아닌 것 같고 (수업 분위기는 꽤 좋았어요) 이게 지역내 교육활동(?) 프로젝트라서 이런저런 리소스가 부족했을 거에요. 그래서 수업은 비교적 인기있는 요리라든가 공예쪽으로 하는 모양이더라고요. 세계 어디든 너드가 발붙이기는 어려워요 엉엉.
      크림/ 다른 부담 없이 그냥 이야기하러 간거니까 즐거웠어요. 다만 그 주변이 너무 외진 곳이라서 수업 들으러 가도 할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요즘 전 야근이 많고 이번 주말도 전부 내지는 일부 날아갈 거 같은 생각이 드는데 이런 패턴으로 일을 하다보면 - 대개 머리쓰는 일이긴 하지만 - 바보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내일 미술관 수업 하나 등록했는데 갈 수 있으려나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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