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생활평점제

 

서울시교육청이 체벌을 없앤 뒤 이에 대한 유력한 대체방안으로 '디지털 생활평점제'라는 것을 실시한다고 합니다.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하다 벌점을 받으면

부모에게 저동으로 이를 알려주는 문자메시지가 간다네요. 발달된 정보통신 인프라가 이런 식으로 애들을 잡는다는게 우습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합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4870154

 

교육당국쪽에서는 애들을 제어할 수 있는 손쉬운 수단으로 여기는지 몰라도, (자기들도 집에서 애들 키울텐데) 제도의 영향에 대해서는 너무 무심한 것 같아요.

애들이나 부모나 (따지고 보면 별일 아닌 것으로) 엄청 스트레스를 받게 될 것 같고, 가족간 갈등이 커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렇다고 체벌로 돌아가야 한다, 이런건 아니지만, 자꾸 학교가 자신의 책무를 가정에 전가하는 듯한 것 같아 못마땅합니다. 속칭 '진보교육감' 이 내놓은 정책이라고는

도저히 믿기가 어렵네요...

    • 제 생각엔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 이 제도의 찬반을 떠나서, 마지막 문단을 보고, 저는 지금까지 가정이 교육의 모든 책임을 학교에 전가해왔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인 인성교육은 가정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부모는 바쁘다고 방치해놓고, 자식이 사고치면 '학교에서 어떻게 가르쳤길래 우리 애가 이렇게 되었느냐!' 라면서 적반하장으로 따지는 부모들이 엄청 많아요.
    • 가라(그리고 mad hatter)/그런 측면도 있겠네요. 맞벌이를 강제하는 사회적 여건을 변명으로 들고는 싶지만, 그걸로는 분명 옹호하기에 충분치 않은 것 같습니다. 더 생각해봐야겠네요.

      하지만 제 글의 방점은 부모가 애를 책임지도록(애의 현실을 깨닫도록) 하는 방안으로, '문자메시지'가 효과적인 방법인지에 찍혀 있었어요. 학생들과 부모간 생각이 너무 다른데서 오는 갈등의 사례를 넌무 많이 봤고, 그걸 촉발하는 지나치게 행정 편의주의적 대책이 아닌가 하는거죠(물론 정신없이 바쁜 학교 현실에서 최선 아니냐. 소통이 계기가 될 수 있는 거 아니냐, 하신다면 제가 더 뭐라하긴 어렵지만요)
    • 부모 자식간의 갈등은 부모 자식이 풀거나 전문상담가의 도움을 받아야지, 그런것까지 교사의 임무로 지울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애들 교육과 관련된건 학교에서' 라는 전제를 무의식적으로 깔고 계시는 것 아닌가요?
      굉장히 흔한 클리셰로 '우리애가 집에서 얌전했는데, 학교에서 그런줄 몰랐다. 믿기지가 않는다' 라는데, 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해 관심도 없고, 또 학교에서 피드백도 제대로 안/못하면 이렇게 되는 거죠.
    • 가라/ 굉장히 제 의도가 잘못 전해지고 있는데요,(가라님이 오독하신다는건 아니고 정리를 해야할 것 같다는 얘깁니다) '애들 교육과 관련된건 학교에서' 이런식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각자 담당하고 책임져야할 부분이 있는거죠. 분리해서 생각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우리애가 집에서 얌전했는데, 학교에서 그런줄 몰랐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들도 상당하다는 것에도 동감합니다. 그리고 좀 더 나아가면 지금 사회현실상 인성교육이 이뤄질 수 있는 여지와 책임이 가정에 더 있다는 부분도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모자식간의 갈등이야 물론 부모자식이 풀어야죠. 다만 벌점은 내신이나 진학 등과도 연결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부모자식간 소통과 상호 기대의 상당부분이 슬프게도 성적, 대입, 이런 것을 매개로 이뤄지는 현실에서, 교육청의 대안이 부작용이 효과보다 더 크지 않은가, 과연 적절한 소통을 지향하는가 하는 차원의 문제제기입니다.
    • 촌지 문제 때문에 학부모-교사간의 접촉을 피하게 하는게 요즘 교육현장이죠. (사실 요즘도 촌지 문제가 심각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에 스승의날에 학교지정 임시휴교일로 하기도 하고, 부모 입장에서도 아이의 담임이 연락을 하면 '빈손으로 가도 되나' 하고 고민을 한다니까요. 그러니 교사입장에서도 학부모한테 왠만하면 연락하질 않게 됩니다. 그러다 연락가면 이미 '큰일'이 되어 있고...

      부모들은 아이가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이가 말하지 않으면 모릅니다. 적극적인 부모들은 담임과 연락을 해보기도 하고 행사가 있으면 찾아가보기도 하지만, 말씀하신대로 맞벌이가 대세인 요즘 한국사회에서 사실 좀 무리죠.
      결국 아이가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가 알려면 평소 아이와 대화를 많이 하는 가정이어야 하는데, 먹고 살기 바빠서 애들이랑 평일에 밥 한번 먹기 힘든데 무슨 대화입니까. 그러니 애들 교육은 학교가 맡아줘야 한다고 생각하는게 편하죠. (사실 부모-자식간의 대화가 많은 가정이면 애들 인성교육에 큰 문제가 있기도 힘들것 같네요)

      현실은 체벌도 안되고 기합도 안되고, 애들 붙잡고 대화로 인성교육하기엔 학생수가 많은데다가 교사들도 전문적인 지식/스킬이 부족하고..

      그리고, 디지탈 생활평점제라는거 결국 벌점 받으면 부모에게 자동통보 한다는것 아닌가요? 부모가 학기/학년말에 성적표 보고 '너 뭐하느라 이렇게 벌점을 많이 받았냐!' 라면서 폭발 하는것 보다는 한번 받을때마다 부모가 알게 하는게 사전 교정 목적에서 더 나을지도 모릅니다. 벌점제를 도입하는게 아니라, 이미 있는 벌점제에 '실시간(?) 통보' 기능만 추가한 것이니까요.
    • 여러가지 썼다가 지우고 이것만 쓸게요.

      가라님 의견에 동감입니다.
    • 가라/ 어떤 취지에서 옹호하시는지 알겠습니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도 있네요. 현실적 상황에서 학부모가 아이들의 상황을 더 알아야 하고, 더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 공감합니다. 특히 잦은 체벌의 대상이 되는 '문제가 있는 학생들'에게는, 효과가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벌점 체계가 어떻게 돼 있는지, 어떤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것인지, 하나하나가 어떤 영향을 주는지 모르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이야기 하기는 어렵지만, 저는 결론적으로 학부모가 아이의 학교 생활을 '실시간'으로 관리(감시?)하는 것에 반대합니다. 막나가는 학생에 대한 제어 효과만이 아니라 작은 말썽(교칙위반)에도 일상적으로 그보다 더 큰 형벌(혹은 스트레스)가 주어질 수 있다고 봐요. 아이는 '이거 별거 아닌데'하는데, 학부모(실제 구체적인 생활이나 벌점의 의미 등에는 별로 관심없는 유형의)는 '너 어떻게 되려고 이러냐'는 격한 반응을 보이는 데서 괜히 갈등이 더 커질 수도 있고요.

      물론 제 의견은 학교현장을 몰라서 하는 이상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겠습니다. 또는 '관리.감시'나 '부모자녀간의 관계'에 대한 가라님과의 근본적인 입장차이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정말 학교현장을 잘 모르시는 분 같네요.. (일부) 교사들이 벌점보다 체벌을 더 선호하는건 체벌은 기록으로 남지 않지만, 벌점은 기록으로 남고 기록이 남으면 입시에 불리하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의 교육은 모두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한 입시용 교육'인데, 입시에 불리한 일을 교사가 학생한테 하려면 '작은 말썽' 정도로 벌점을 남발하기 어렵습니다. 벌점을 받을 정도라면 '작은 말썽' 수준이 아닌겁니다. 체벌금지된 이후 벌점제가 어떻게 운영되어 가는지는 모르지만, 기존에 수행평가제라던가 벌점제가 운영되는 케이스를 봤을때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벌점을 남발하기는 심리적으로 어렵지 않을까 싶네요.

      또, 작은 말썽정도로 벌점을 주다보면 부모들이 바로 들고 일어날겁니다.

      제가 지인에게 들은 케이스중에, 해외로 수학여행을 가서 편의점에서 물건을 훔치다 걸린 아이들(해외니까 대사관직원까지 출동)을 교칙에 의거 처벌하려고 하자, 부모들이 달려와서 '우리 애 학적부에 절대 빨간줄 못 긋는다. 지도교사들은 뭐했느냐, 교사들이 제대로 감시했으면 애들이 그랬겠느냐, 교장도 감독책임을 져야한다' 라면서 자기 아이들 처벌하면 교육청에 교사들의 징계를 요구할거라고 난리쳤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죄수도 아니고 교사가 감시하지 않아서 나쁜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하여튼, 해외에서 절도하다 걸려서 대사관까지 알려지는 일도 처벌하기 어려운 판에, 학부모들 무서워서 '작은 말썽'으로 벌점을 남발하기는 어렵죠.
    • 가라/학교 현장을 잘 아시는 분이신가봐요. 진즉 말씀을 해주시지요.^^

      아무튼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듀게님들의 영험한 이성을 신뢰하는 저로서는, 제가 좀 더 생각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라님께서 시간 낭비가 되지 않으셨길 바랍니다.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9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1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9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8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4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