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병에는 효자없다

 

아래 닥터슬럼프님이 링크하신 기사를 보니 얼마 전에 들었던 친구 얘기가 생각났습니다.

친구네 아버님은 말년에 참 운이 안좋으신데 젊을 때 이후론 술 담배도 안하시던 분이 하시던 사업이 부도난 후

암이 발병해 수술을 두 번이나 했습니다. 그중 한 번은 최초 발병 부위가 아닌 다른 곳으로 전이된 상황.

그 후 몇 년 간 병원을 오가며 투병 생활을 하시다 이제 병원에선 길어야 6개월에서 1년이라고 얘기할 정도로 상태가 안좋으십니다.

 

그런데 얼마 전 집에 계시다 갑자기 통증이 심해져 119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로 갔대요.

아버님이 수술을 하고 계속 다니시던 병원이었죠. 그런데 병원에서 아버님 상태가 좋지 않다고 입원을 안시켜주더라네요.

병원에서도 딱히 해줄 게 없다는 뜻이었죠. 친구도 부친의 상태가 안좋다는 것을 알지만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어서 다른 친구에게 도움을 청했다고 합니다.

그 친구네 아버님이 그 병원 00과 과장. 고맙게도 그분께서 집에서 쉬다가 직접 나오셔서 겨우 입원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병원에서는 이미 병세가 깊어 항암치료를 해도 큰 의미가 없고 요양 병원 같은 곳에서 쉬다가 준비하는 게 낫겠다고 했는데

아버님께서 치료를 받겠다는 의지가 강해 결국 항암치료를 받기로 했다네요.

친구는 그 얘길 하면서 긴 병에는 효자없다고 자긴 이제 덤덤하고 간병하는 게 좀 귀찮을 때도 있는데,

어머니는 부부라서 그런지 어느 날인가는 아침에 자기를 붙들고 아빠 불쌍해서 어떡하냐며 우시더라네요.

 

 

 

 

 

 

    • 부부는 무촌이라고 하잖아요. 자식은 일촌.. 어머니 마음이 아프시겠죠. 사실 요양병원에서 진통제 맞으시면서 마지막을 준비하는게 합리적일지 모르지만 평생을 함께한 배우자라면 실낱만도 못한 희망 잡고 수술 강행하겠어요.
    • 친구는 무엇보다 아버님의 의지가 그러한데 말릴 수는 없잖냐고 하더군요.
    • 얼마전에 그런 식의 수술이나 연명치료는 절.대. 안 해드리는 걸로 엄마와 약속한 생각이 나네요. 다행이랄지, 저희 모녀는 의견일치..
    • 푸른새벽/ 사실 누가 살면서 자기가 죽는다는걸 인정하기 쉽겠어요? 그 친구분만 속이 까맣게 타겠군요.
    • 그쵸. 친구네 아버님은 중소기업을 운영하실때도 90년식 쏘나타를 10년 넘게 타시고, 음악감상이 취미여서
      핸슨 데뷔 당시 이번에 새로나온 곡인데 좋다면서 집에 놀러온 아들 친구들에게 들려줄 정도로 소탈하신 분인데,
      병앞에선 누구보다 강한 의지를 보이시더군요. 그나마 다행이랄지 친구는 지금 상황을 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 네줄 부터는 저희 아빠와의 상황이랑 겹쳐져서 그때의 아빠가 생각나 맘이 . 본인 스스로의 의지가 있다면 해줄수있는데까지 해주지 않으면 후회하고 맘이 아파서 해줘도 맘이 안좋은데 그리 해드리는게 좋지요.그래도 소원대로 수술을 하실수있는게- 좋은건지 안좋은건지는 모르겠지만.저희 아빠도 나아지려고 부득 친구소개로 진기한 약이있다는 -_-요양원이란곳엘 가셨는데 똥오줌 못가리시는 어른들 요양원으로 공기좋고 정돈된 곳이 아니라 그냥 도시의 길가에 있는 곳이었어요. 어쩄든 자리가 나서 노망난 할아버지들속에서 이주지내시다 아무래도 안되겠어서 얘기해서 내준 히터도 없는 원장 사무실에다가 전기장판과 친척분이 갖고 오신 히터켜가면서 그곳에서 일주일.인가이주일 계시다 돌아 가셨어요.전 그 일주일 있는데 힘들었거든요.엄만꼬박 한달을 그곳에서 같이 계셨구요. 이주를 똥내도 나고 노망할아버지의 윽박에 밤마다 이갈이소리속에서 지내다 찬기 도는 임시로 마련한 창문도 없는 어이없는 공간으로 와놓고는 아빠는 천국에 왔다고 좋아하셨대요.계속 치료받고 수술받던 병원에선 입원 안시켜줬어요.근데 그요양원에서 낫게해주겠다고 희망을 준거죠. 그걸생각하면 엄마는 치를 떨어요.차라리 공기 좋은곳 찾아 조금은 둘이 같이 조용하게 하늘도 볼수 있는곳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그게 전 계속 맘이 아프거든요. 하지만 아빠는 그곳에 가고싶었고 참는다고 했어요.난 그 수발을 들고 있던 엄마를 보면서 그리고 그런 엄마를 생각해서 그러신건지 끝까지 기저기는 계속 안쓰고 힘도 없는데 기어이 변기위에 앉아 바들바들 떨던 아빠를 생각하면 희망을 원하지만 희망 안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제 말이 너무 길어 져서 죄송.암튼,마지막까지 원하는걸 해볼수있는게 지금으로썬 제일 좋은거니까요 . 친구분 잘 토닥여주셔요.담담한건 금새 무너져 버리더라구요.
    • 밤밤/ 아버님은 밤밤님은 낳고 길러서 기뻤을 겁니다. 마지막에도 밤밤님때문에 기쁘고 용기가 되었을 거구요. 밤밤님 리플 읽으니까 그런 기분이 듭니다.
    • 저희 아버지는 응급실 들어간지 딱 일주일만에 돌아가셨어요. 병원에서 이런저런 검사하면서 시달리면서 그냥 맘을 놔버리신듯했고 워낙 성격이 자식들에게 피해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해서 평소 늘 하시던 말씀대로 진짜.. 딱 일주일 그러다 가셨어요. 마지막에 그렇게 고통스러워하지도 않고 잠드시듯.. 그렇게 가셔서 자식 입장에서는 고생 안 하시고 깨끗하게 가셔서 다행이라 생각했지만 엄마는 아니었어요. 두분은 평생을 투닥거리며 사셨고 아버지 성격이 워낙 냉랭해서 저희는 많이 힘들지 않았고 엄마도 괜찮으실 줄 알았는데.. 웬걸요 엄마가 너무 미안해하더라구요. 차라리 석달만이라도 병원에서 버텨줬다면 해줄 거 다 해주고 그랬을텐데라고. 그렇게 보내시고 너무 죄스러워해서 부산에서 사는 것도 싫다 하셨어요.
    • 친구 얘기에 이어 밤밤님과 gloo님 얘기까지 듣고나니 마치 제가 겪은 일 마냥 가슴 한 쪽이 아려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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