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연애를 못하겠어요.

 

네,

연애를 못하겠어요.

 

나이가 한살, 두살 먹어가면서

연애랑 거리가 멀고 일만 하던 주변 사람들이 하나씩 다 제 짝을 찾아가니까

요즘 부쩍 외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엔 겨울이라 그런거라고 믿고 싶었어요. 

예전엔 자기세계에 빠져 사는 걸 제 인생의 충만함이라 여겨왔거든요.

외로움 타는 스타일도 아니고 연애가 피곤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이젠 진실로 누가 있었으면 해요. 

 

근데 이상한게 전 실제로 막상 연애를 어떻게 시작해야할 지 모르겠어요.

이게 그 '철벽녀'인건지 모르겠는데.

 

대쉬를 안받아본 것도 아니고, 한 해에 보통 세 번 이상은 고백을 받는 편이에요.

제가 좀 사람들이랑 있을때는 빈말도 잘하고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끼도 잘 부리는 스타일이에요.

(활동적인 직업이라 주변에 사람이 좀 많은 편. 친하게 지내는 이성도 많구요.)

근데 막상 정식 연인으론 못 사귀겠는게, 그 사람이 진짜 진지하게 고백하거나 그러면 막 뭔가 싫어져요. 

그래서 사귀자고 해놓고도 2,3일 사이에 마음이 바껴 거절해요. (왜 그런지 저도 알 수 없어요. -_-)

 

연애하는 분들 보면 와, 어떻게 저렇게 연애를 하지? 이래요.

 

진짜 풍요 속 빈곤이란 저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생각할정도로 외로움의 괴리감이 너무 커요.

사람들은 너 아직 배불러서 그래 귀찮아서 그래 이러는데 막상 또 귀찮거나 그러진 않다는 겁니다 배도 전혀 안불러요. 흑흑

 

이젠 극장 같이 갈 남자친구가 하나 있었으면 하고, 전화 한통에도 설레일 수 있는 내 사람이 있었으면 해요.

제 주변 솔로 선배들을 보며 이러다 점점 혼자 사는 게 적응 되서...

일만 하다가 나이는 나이대로 먹고 눈은 더 높아지고 그럴 것 같아 조바심이 든다는. 컹.

    • 12번째 줄이 핵심이네요
    • glukacs / 위에서부터 12번째 줄까지 세봤어요. 중괄식 글은 드문데, 중괄식이군요.
    • 눈이 높으신게 아닐까요 ㅎㅎ
    • 마그리트님 자신이 좋아할 수 있는 사람 단 한명이 생길 때까지는, 마그리트님을 좋아해주는 사람 100명은 아웃오브안중인 스타일이군요.
      행복해지지 못하는 여성의 전형 중 하나랄까. ...악담해서 죄송합니다만, 12번째 줄로 인한 상대적박탈감이 하늘을 찔러 그렇습니다.ㅎ
      부디 그 단 한명을 만나실 수 있길 바라고, 그 단 한명도 마그리트님을 좋아하길 바랍니다.
    • 좋아할 사람을 만나야 연애를 하죠.
      연애하기 위해 사람 만나는게 안 되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런 경우는 외로워도 그다지 사무치게 외로운 경우는 드무니 반할 수 있는 사람을 못 만나시겠으면 그냥 혼자 사는게 더 나을 수도 있어요.
    • 철벽녀가 아니라 마성의 여자이신듯
    • 지금까지 연평균 3명의 남자에게 대쉬를 받아보신게 중요한게 아니라 마그리트님 눈에 들어와서 '저 남자가 나한테 대쉬 안해주나' 라는 는 생각이 들었던남자는 몇명이나 되었는가가 중요하겠죠.
    • 제가 보기엔 아주 전형적인 철벽녀(...)인데요. 누가 몇명이 고백하건 그건 철벽녀와는 그리 상관없는 이야기 입니다.

      "근데 막상 정식 연인으론 못 사귀겠는게, 그 사람이 진짜 진지하게 고백하거나 그러면 막 뭔가 싫어져요. 그래서 사귀자고 해놓고도 2,3일 사이에 마음이 바껴 거절해요. (왜 그런지 저도 알 수 없어요. -_-)"

      왜 그런지 말씀드리자면 '겁나서'입니다. 당연한 얘기인 것이, 맨 처음인데 당연히 겁나고 무섭고 부담스럽고 그렇죠. 남자가 두렵다, 연애하는게 두렵다 뭐 이런게 아닙니다. 원래 연애관계란 가족 다음으로 내밀한 관계죠. 남녀 모두 서로에게 강력한 구속력을 행사하게 되며 그것을 어기거나 태만히 할 경우에는 어떤경우로든 보복(...)이 돌아옵니다. 이러한 진지하고 무거운 관계를 이제 맺어야 하는것에 대한 두려움. 이거 무시못합니다. 그 사람이 진지하게 고백하는 경우 갑자기 막 싫어지는 것은 아마 이러한 이유 때문일겁니다. 나는 당신을 그렇게 무겁고 부담스러운 관계를 맺을 정도로 좋아하는지 확신이 서지 않아.(가뜩이나 처음이라서 신중한 판에)

      연애하는 분들 보면 와, 어떻게 저렇게 연애를 하지? 이래요.

      이런 반응 역시, 그런 무겁고 부담스러운 관계를 어떻게 이어나가지? 서로 정말 엄청나게 사랑하나? 같은 의문이(...)발현된 거 같네요.


      자 그럼, 사람들은 정말 서로 이 사람 아니면 죽고 못살것만 같은 확신이 들 경우에만 연애를 시작할까요? 케바케라고 하지만, 아닌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사람에 대한 믿음과 확신은 '먼저 있는게'아니고 '같이 만들어'가는 겁니다. 물론 연애하는 동안 많은 우여곡절과 부침이 있겠죠. 그러다가 정 안맞으면 헤어질 수도 있고요. 이런 굴레는 모두 피해 갈 수 없습니다. 그리고 대체로 몇 번 정도의 사람을 거치고 나서야... 어느정도 원숙해지고, 남과 타협하고 양보할 줄도 알게되고, 서로 보폭을 맞추어가는 '어른의 사랑'을 하게 되죠. 대중매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어른들의 사랑'은 공짜로 한방에 만들어 지는게 아닙니다. 10대의 치기어린 사랑도, 20대의 막나가던 사랑과, 이별의 아픔 따위를 겪은뒤에야 나올 수 있는 거지요.

      그런데 연애 안하고 나이만 먹으면 나이는 30대인데 10대의 사랑을 하게 됩니다 보통. 그리고 이게 제일 큰 문제점이예요. 왜 몸은 다 큰 어른인데 하는짓은 완전 애같은 남자를 떠올리면 비슷할 겁니다.

      결론은 너무 겁내지 마세요. 커플들은 무슨 수라의 전장을 헤쳐온 지옥의 전사들이 아니라 그냥 갑남을녀들일 뿐입니다;
    • 연애 자체를 왜이렇게 부담스러워 하시는지 모르겠군요. 한명만나면 결혼까지 꼭 해야한다는 생각이신가..
    • 그냥 고백한 사람들이 글쓴분 맘에 안 들거나 그저그랬겠죠 놓치기 싫은 사람 만나시면 안 그러실거에요.
    • 연애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 호감이 있던 사람이 고백해도 싫어진다면, 자존감이 낮아서 그런 거라는 글을 오다가다 읽은 적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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