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人이라 생각하는 사나이

서울에서 태어났다.

나는...

하지만 부모님은 전라도人이다.

골수까지는 아니더라도 아버지의 아버지... 또 그 아버지의 아버지부터는 전라도에 사셨다.

아버지 어머니는 한마을에서 눈이 맞아 결혼을 하였다.

 

나는 전라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지역적 특색 뿐만 아니라 계급적으로도 나를 더욱 더 전라도 사람으로 만드는 것 같다.

 

기존 전라도 사람에 대한 편견이 있다.

똑똑하지만 배신을 잘하고 패거리 문화에 젖어 있다고 말이다.

 

그런 이야기를 내 고등학교 동창에게 들은 적이 있다.

자기 아버지는 절대로 전라도 사람과 일을 하지 않는 다는 말을 술자리에서 했다.

자신도 아버지 생각이 어느 정도 맞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

갑자기 욱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 동창생의 논리는 전라도 사람에 대한 편견이 그대로 담겨져 있었다.

그 아버지의 고향은 충청도였다.

경험. 적은 표본에 의한 얇은 지식.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도 않고 시비걸 필요도 없었다. 그냥 흘러가는 술자리 가십거리였으니까...

하지만 나는 욱하는 마음에 하나하나 따지고 들었다.

그 동창생은 아마 그때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 전라도 놈 징그럽네....

 

나는...

그 날 부터 전라도 사람이 된 것이다.

 

나는 편견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이중적인 잣대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편견이 없으면 판단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편견이란 대상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둘은 분명히 모순되어 있는 생각이다.

 

내 머리로 무언가를 알기 위해서는 판단을 해야 하고 그것은 보통 편견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나를 규정짓는 어떤 것에 대해서 그것은 편견이고 편견은 나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전라도 사람이 된지 십년이 흐른 것 같다.

 

그 동창생은 전라도 광주에서 계약직 연구 교수를 하고 있다.

나는 묻고 싶다.

아직도 전라도 사람을 싫어하는지 말이다.

    • 근데 희안한게 광주는 전라도 광주라고 하죠.. 광주광역시라고 하면 되는뎅..
    • 전화번호를 모르시나봐요...
    • 사람 / 광주광역시가 되기 전에 경기도 광주와 구분하기 위해 전라도 광주라고들 많이 했었죠. 그게 습관이 된듯.
    • 저도 서울에서 나고 자라서 어렸을 적에는 별 의식이 없었는데
      회사 입사했더니 누가 전라도 사람 험담을 대놓고 하더군요.
      전 부모님이 모두 전라도... 온 친척일가가 전라도...
      이래서 그때 그 마산 언니가 나보고 서울사람이라기엔 억양이 전라도라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면서 놀렸나 싶기도 하고...;
      바로 눈앞에서 전라도 사람은 죄다 사기꾼이라는 소리 듣고나서부터 저도 전라도 사람이라는 정체성이 생겨버렸습니다;
      제가 전라도 사람이라고 하면 엄마는 너는 서울 사람이지 뭐가 전라도 사람이냐고 어이없어 하시지만,
      전 전라도 사람 맞는 것 같아요. 전라도 사람 욕하면 열받거든요.
      • 지역감정에 대해 좀 심하게 과민반응하는편이라 그런 발언을 하는 종자들은 사람취급안합니다. 최소한 나치는 타민족에 대해 배타적이기라도 했지...
    • 이렇게 편협한 시각에 갇힌 사람이 진심으로 무섭습니다. 마주하고 있자면 할말이 없어져요. 헛웃음만 나올 뿐.
      저는 부산에서 태어났는데 전라도 사람 욕하면 열받아요. 근거가 있는 욕이라야 맞장구를 치든지 말든지 할텐데.
      결국 자기 얼굴에 침뱉기라는걸 모를테죠, 그런 사람들은.
    • 전라도에 대한 편견가진 사람들은 보통 부모님 중 한분이 전라도 사람이어도 자녀들도 전라도 사람이라고 하더라고요.
      저희 어머니께서 사우나에서 아줌마들이 부잣집에 전라도 며느리 들어왔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으셨는데, 아는 아이라서
      그 애 서울에서 나고 자랐다고, 아버지만 전라도 사람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더니,
      다들 일제히 그런 경우를 원래 "전라도 며느리"라고 한다고 해서 놀랐다고 하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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