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미술관을 갔다 왔습니다.

친구가 설연휴에도 계속 일을 하며 지치고, 저는 저 나름대로 안 좋은 일로 지치고. 연락을 해서 어딜 가자. 해서 미술관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사실, 원래대로라면 술을 먹었겠지만 제가 술을 끊었기에.-


사진 찍는 일을 하는 친구임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왠지 사진찍고 싶지가 않아`라는 되도 안되는 소릴해서 퍼왔습니다.(사실, 렌즈랑 삼각대 챙겨놓고선.. 카메라는 깜박 잊은 것 같아요.)



이런 곳입니다.





외관이구요.




이 계단도 작품이더군요. 작가 분 성함이 쓰여져 있었는데 까먹었습니다. 제가,

`우리의 더러운 발로 작품을 발로 밟아도 될까?` 하고 하자, 저쪽에 다른 그냥 계단 있다고 해서 그 계단으로 올라갔어요.


여기서 문제가 있는데요. 궁금하기도 한 점이구요. 모든 전시관에는 사진 촬영 금지라고 쓰여져 있었습니다. 오늘 갔을땐 `풍경의 재구성`이란 전시와 장리석 작품들이 있었거든요. 블로그들을 검색해보니, 어떻게 된 일인지 용케도 사진을 찍고 포스팅한 분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구도나 사진으로 봤을 때엔 몰래 찍은 사진이 아니었어요.

뭐가 어떻게 된걸까요? 참고로, 전 미술관에서 사진 찍는걸 별로 옳다고 생각 안하거든요.


친구는 미술관의 위치나 (한라산 중턱의 숲속) 풍광이 좋고, 조용한 곳이라서 자주 오나 봅니다. 그림 전시 앞에서는 쌩쌩 지나가더군요. 그래서 `너 임마, 그림을 봐야지` 하니깐 `느낌이 오면 걸음이 멈춰진다니깐.` 하고, 스님 걸그룹 보듯 축지법으로 휙휙 지나갑니다. 친구 때문에 제대로 못 본것도 있었지만, 친구 차타고 온 곳이라 조용히 있었어요. 장리석님의 그림은 언뜻 보면 고갱의 그림 같기도 하고(해녀를 그린 그림) 다른 그림을 보면 밀레가 생각나기도 하고 했습니다. 하지만 고갱의 그림풍 같은 그림을 제외하고는 크게 와닿지는 않았어요.


풍경의 재구성이란 전시는 정말 신이 났습니다.


클릭하시면 원본 사이즈의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사라진 도시. 연작으로 두 작품이 더 있는데.. 가까이서 보면 참 좋을텐데..




클릭하시면 원본 사이즈의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between Red.

빨강색 위주의 풍경이었어요. 커다란 캔버스에 그려진 그림 앞에서 발길이 떨어지지 않더라구요.


위의 그림 사진은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퍼왔습니다. 저 작품 외에도 강술생님의 `백야`라는 작품은 까만 밀실에 수많은 박테리아가 배양된 샬렛들이 촘촘히 박혀 있고 옆에는 동그란 구멍들 사이로 유리병 속에 콩을 배양한 병들이 쌓여 있었어요. 아.. 이렇게 말하면 무얼 할까요. 그 몽롱하면서도 혼란스러운데 정적인 느낌 말이죠. 

친구 표현으로는, 마이신 한 통 다먹어서 머리가 돌아버릴 지경인데 야근을 하는 몸상태. 를 표현한 것 같답니다. 물론, 해석은 자기 마음이라니.


그리고 `대지와 길`이란 수묵화는 정말 차분한 그림인데도, 단순한 그림인데도 그림에 난 희미한 길 속으로 빠져버릴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제가 수묵화를 좋아하는지라.


옥상 정원에서 잠시 앉아서 하늘을 보니 까마귀 떼들이 가악가악 대면서 날아다니고, 날씨도 너무 좋아서 하늘도 파랗고 나무들도 오늘따라 낭창낭창 하더군요. 어린 아이들이 많이 왔어요. 옥상 정원에서 깔깔 낄낄 꺅꺅 거리면서 지들끼리 뛰면서 노는 걸 보고,

`이렇게 뛰는 아이들이 나중에는 우리처럼 천천히 걸으면서 다시 이곳을 찾았으면 좋겠다` 하고 친구한테 말하니까 자기도 그렇다네요. 아기들한테 손도 흔들어주고, 넘어진 아기들 일으켜 주고 하다가 미술관샾에 갔습니다. 다이어리를 파는데, 표지를 유화로 그렸더군요. 우와, 하면서 살려니까 무려 15만원.;;;2만원 짜리 얇은 것도 있었지만..

속이 너무 농협같은 데서 나눠주는 디자인이라 그만 뒀습니다. 도록은 만원인데 친구가 만데이 전시때 도록을 샀구요.


오랫만에 바람도 쐬고 그림도 보니 기분이 참 좋았어요. 산 속으로 들어오니 걱정이나 근심들이 다 사라지는 느낌. 

다음 번 전시때도 와봐야 겠습니다.


듀게유져 여러분들도 시간 날때 가까운 미술관 산책 해보세요.







    • 엑박입니다...궁금합니다.
    • 엇?구글크롬 쓰는데 전 다 뜨는데요;;
      이상하네;;
    • 말린해삼님, 네이버 계정 이미지는 외부 링크가 안되어요.
    • 해삼님, 사진 보여주세요. 현기증 나요.
    • 나온다!!! 역시 구글!!
    • 처음사진 보고 일본 물의 교회인줄 알았네요(제목에 미술관이라고 되어있잖아;;)
      바닥이 번쩍번쩍한건가요 꼭 물처럼 보여서
    • 사람/물이에요. 저 물도 작품이구요. 모든 풍광이 다 반사되어 다른 그림작품이 된다네요.
    • 해삼님 제주도 사시는군요. 부러워요~ 놀러가면 반겨주시나요?
    • 레알 멋있네요 실제로 보면 더 좋을득
    • bap/반겨줘요.ㅎㅎ
      사람/네. 너무 멋있어요. 저것말고도 멋있는 작품들이 많았어요.
    • 근사한 곳이네요. 제주도에 가게 되면 여기 가봐야겠어요. 사라진 도시라는 작품 직접 보고싶어지는데요.

      제주도 갔을때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이라는 곳에 갔었는데 정말 좋았어요. 조용했고, 날씨마저 환상이었죠.
      미술관 뒤뜰을 거닐고 있는데 동화속 이야기처럼 갑자기 강아지 한마리가 저한테 왔다가 사라지기도 했던 그 갤러리.
      숙소에 머물때는 '그 섬에 내가 있었네'를 읽으며 보냈었죠.
      안가보셨다면 꼭 가보세요. 사진도 물론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멋지지만 갤러리 자체가 작품이에요.
    • 꽃과 바람/그쵸!ㅎㅎ(내것도 아니지만;;)
      쿠모/꼭 가봐야겠어요. 꼭 입은 다물겠습니다.ㅎ
      친구네 집에 놀러갔다가 안 그래도 `그섬에 내가 있었네`책을 빌려왔는데!!(친구 누나 책이라지만)
    • 하아~ 왜 저길 몰랐지? 3월에 제주도 가는데 꼭 들러야겠네요.
    • chole../네 꼭 들리세요.ㅎㅎ 말도 안되는 박물관들보다 훨씬 좋아요.
    • 차를 빌리지 않고는 가기 힘든 곳인가 봐요, 봄 산행에 들르면 좋겠어요. 잘 봤습니다 :)
    • 이런 근사한 곳이 제주도에 있다니....ㅠㅠ 이 야심한 새벽에 제주도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네요!
      언젠가는 제대로된 제주도 여행을 하면서 제주도립미술관에 꼭 가보도록 할게요. 쿠모님이 추천해주신 두모악 갤러리도 마음 속에 기억해 뒀어요. ^^
    • 제가 갔을땐 봄비가 부슬부슬 내렸었는데, 정말 아름다웠어요. 제주도가 좋은 박물관, 미술관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구요. 쿠모님이 추천하신 두모악 갤러리도 운치있었고, 제주 현대미술관, 이중섭 미술관도 좋았어요. 이중섭 작품은 몇 점 없었지만... 올 봄에도 제주도 또 가고싶어요ㅠ
    • 저도 제주도갈때 꼭 들러야겠어요! 무척 고요해보여요 평온하고 ..
    • jennylake/버스가 있긴 한데 좀 뜸하죠.아무래도 차가 있어야 편할 것 같아요.
      낭랑/꼭 가보시길.ㅎㅎ
      타래/제주 현대미술관은 안 가봤네요. 저도 가봐야 겠습니다.
      당근케잌/고요하고 평온한 가운데, 어린 아이들의 깔깔 거리는 소리가 기분좋게 어울려서 더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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