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지난 겨울은 추웠고 지지난 겨울은 눈이 많이 왔었죠.

눈이 많이 내렸던 지지난 겨울 어느 날 철거 예정인 아파트를 지나가는데

한때는 사람들로 북적북적했을 큰 아파트 단지가 눈이 내리니까 더욱 황량하게 느껴졌습니다.

 

사람 발자국이 하나도 없으니 좀 오싹한 느낌도 들었는데 그 순간 고양이 발자국들이 눈에 들어왔어요.

여기저기.

어떤 발자국은 눈밭에서 쥐사냥이라도 한 건지 한 줄로 이어지다 중간이 한바탕 어지럽혀 있더군요.

어디선가는 아기 고양이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어떤 고양이와는 마주치기도 하고.

사람들이 모두 떠난 곳인데도 고양이들은 잘 살고 있는 모양이었습니다.

 

그리고 봄이 채 되기 전에 본격적인 철거가 시작됐는데 낡은 아파트를 조금씩 까부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아파트가 있던 흔적은 찾아볼 수도 없고 시뻘겋고 깊은 흙구덩이만이 보였습니다.

 

제가 봤던 고양이들이 생각났습니다.

바로 옆 주택가로 이사 잘 갔겠지. 잘 살다가 아파트 입주할 때 다시 오렴.

전보다 더 부자인 사람들이 살테니 먹을 것도 많을 거야. 

 

부디 그러기를 바라면서도 실없는 생각이다싶어 쓴 웃음을 지었던 적이 있는데,

예전 사진을 들여다보니 다시 떠오르네요.

 

 

 

 

 

 

 

    • 발자국 사진이 낡은 펌프와 맞대어 왠지 쓸쓸하네요.
      고양이는 영물이니, 자기에게 맞는 곳을 찾아갔을거라고 스스로 위로해 봅니다.
    • 고양이보다 개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그 길거리를 돌아다니던 개들이 다 어디서 겨울을 날까 걱정이 되네요. 그리고 봄이 되어 낯익은 얼굴을 만나면 반갑다고 빵쪼가리를 던져주겠지요
    • 고양이들 잘 살고 있을거에요. 생각보다 훨씬 더 강하더라고요.
      어쩌면 사람이 없어서 더 자유로이 살지도 모르죠.
    • 에고....저 아래 해삼님의 최류성글 읽으며 무지 힘들었는데(타향살이하다가 가족 생각나면 넘 힘들어요!!!)
      이 사진은 아주 제대로 심장에 비수로 꽂히는군요 ㅜ.ㅡ
    • 저도 고양이들이 영물인만큼 잘 살아남길 바라는데 길고양이들의 현실은 그다지 녹록하지 않은가봐요.
      길고양이들 수명이 길어야 2~3년이라네요. 물이 꽁꽁 어는 겨울엔 물도 제대로 먹지 못해서
      고양이들에겐 겨울 나는 것이 일생 최대의 역경이라고..ㅠㅠ
    • 푸른새벽 / 헉.. 그러고보니 밥보다도 물이 문제네요. 깨끗한 물은 커녕 물 자체가 없으니.
    • 저도 건물 아래 지하에 길냥님들 오라고 이불도 깔아주고 사료랑 물도 늘 듬뿍 담아주곤 하지만,, 물이 얼어버리는 건 어떻게 막을 방도가 없네요.
      어쩔땐 히터를 켜놓고 간 적도 있는데,, 화재위험 있을까 그것도 잘 못하겠고.
      길냥씨들이 어딘가에서 물이라도 잘 얻어먹고 다니길 바란답니다.
      냥이들은 물을 이삼일만 못마셔도 생명에 치명적이죠........
    • 아파트가 들어서면 더 먹을게 없을거예요. 음식쓰레기 통을 쓰니까.

      저희동네는 먹이 챙겨주는 분들이 몇 있긴 한데, 이번겨울은 확실히 혹독했나봐요.
    • 저도 물은 놔둡니다. 얼굴 퉁퉁 부어서 돌아다니는 고양이들 보면 마음이 너무 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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