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대나무 숲에 저질 불평불만: 부잣집 뉴욕 유학생 클리쉐

요즘 건너건너 한국인 어학연수생이나 어학연수 핑계로 좀 쉬러 온 케이스를 알게 되었는데 이건 뭐 딴 세계입니다. 느지막하게 일어나서 반나절 수업 갔다가 쇼핑이나 맛집 탐방. 오히려 그런 경우를 잘 모를땐 별 생각없었는데 그런 생활을 옆에서 보니까 뭐랄까, 부럽지는 않고요, 그저 저렇게 매일을 보내면 재미있나 싶어요.


한국인만에 한정된 얘기는 아니죠. 학교 생활 중 1년을 중국 유학생 룸메이트 둘과 보낸 적이 있습니다. 제가 다닌 대학원엔 두개 과정이 있어요. 주로 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3년 과정, 거의 대부분 유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1년 과정. 전 그때 2학년이었고 둘은 1년과정으로 온 거였는데, 그 중 제또래의 한 친구랑은 꽤 잘 지냈고 나이 어린 쪽하곤 몇번을 부딪쳤어요. 그 어린 친구가 자기는 1년 졸업하고 나서 3년짜리 다시 지원할 거라고 해서자동적으로 나온 제 반응은 당연히 "음 그럼 시간과 학비는?" 시간이야 학부 졸업하고 바로 온 거니까 뭐 괜찮다고 하고 학비는... 집에서는 학비 따윈 크게 부담으로 안느낀대요. 그때 당시 학비가 음... 1년기준 5-6만불이었거든요. 게다가 물가때문에 생활비도 많이 비싸고, 이것저것 다 넣으면 1년간 우리돈 1억 정도는 지출이 있었을걸요. 장학금 아니었으면 뉴욕에 올생각도 안/못했을 저는 머쓱해졌을 따름.


나이가 들면서도 이 아둥바둥 사는 습관은 안 버려지는 것이 아마 생활환경하고도 관계가 있지 싶어요. 그럼 여유있게 살고 싶으니, 하면 잘 모르겠어요. 나는 소중하니깐요, 에헴. 오늘은 일하느라 저녁을 먹을 시간이 없었어요, 그런데. 10시 넘었는데 저녁 먹어도 되나...

    • 먹어도 됩니다. 단, 드신 다음에 4시간 이상 깨어 있다가 잠자리에 드셔야..
    • 그런건 뭐든 상대적인거죠. 어떤 사람은 장학금을 받을 수 있더라도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유학같은건 꿈도 못꾸는 사람도 있는거고.. 어떤 사람은 부모님돈 다 받고 쉬러 유학갈수도있는거고.. 자꾸 비교하면 피곤하기만 한것 같아요. 그냥 자기 분수를 알고 적당히 그 안에서 즐기며 노력하며 살면 되는거죠.
    • 앗 아스파라거스 데치는 사이 포풍 댓글.

      저는 사람이 못돼서; 정말 못된 우월감 같은 게 생긴 건지 이렇게 아둥바둥 사는 제 자신이 좋고 막 그러네요. 좀 비루해도;;
    • 근데 전 아둥바둥...은 부정적 표현이고 하여간 치열하게 사는 사람들이 너무 부러워요 래빗님 포함
      전 타고난 게으름뱅이인데 동생은 파닥파닥 열심히 살거든요.
      체질 개선은 어려운 프로젝트고 이러다 죽긴 싫어서 부도수표 같은 결심만 매일 수십개씩 날린답니당.
      그 유학생들 하나도 안 부러워요. 앞날이 보여요;
    • 학부 이상의 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그래도 대부분 어느 정도 복 받은 건 아닌가 생각해요. 국내 대학원이든 국외 대학원이든 말이죠.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하더라도 생활비가 감당이 안 되는 사람들도 많으니까요. 아무리 학비와 생활비에 쪼들려도 일단 자기 하나만 어떻게든 건사하면 되는 사람들이 학부 이상의 공부를 하지 않나 싶어요. 학비도 겨우 벌고 생활비도 겨우 벌며 손가락 빨더라도 최소한 자기가 부모님의 생계까지 책임져야 하는 일은 없으니 공부를 계속 할 수 있지 않나... 이 글 덕분에 오히려 저는 또 다른 비교를 하게 되네요. ;; 레옴님 말처럼 피곤해지는데.;
    • 아니 이건 제 만들기 프로젝트를 아둥바둥 (그것도 훨씬 더 큰 상자에) 따라하셨던 세틀러님! (농담)
      세틀러님 언제까지 여유로우실 것 같으셔요. 훗훗훗 바빠지는 거 잠시.
    • 조안/ 맞아요. 저도 이런저런 상황이 안맞았으면 못왔을 거에요. 장학금으로 생활비 전부는 아니고 일부가 커버되었고 또 여름부터 벌어서 학비도 충당했고요. 그런데 또 부양가족이 있었다면 그 "아다리"가 안맞았을 거고요. 저녁 못먹고 집에 와서 투덜투덜 써봤는데 괜히 기분상하셨을까 걱정되네요.
    • 회사에서 돈 내줘서 MBA 하던 제 친구는 제일 부러운 게 제 돈 주고 학교 다니면서 렉서스 뒷자리에 책 싣고 다니는 부잣집 아가씨들이라고 했는데 막상 제 주변엔 그런 케이스도 있어서 친구 학교 끝나면 뒷자리에 책과 노트북이 던져져 있는 그 차 타고 클럽 다니고 그랬죠 ㅋㅋㅋ
      그래도 토끼 님은 한 가지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시고 생각이 확고하신 거 같은데 저는 한쪽 입장일 때는 (돈이 많았던 게 아니라 시간이 많고 같이 놀아줄 돈 많은 친구들이 많을 때 ㅋㅋㅋ) 노는 게 재밌긴 한데 그러다가 금방 질리고, 또 반대쪽 입장일 때는 다시 노는 게 부러워지고...저는 늘 남의 떡이 부럽더라구요. 젊은 시절을 그렇게 보내고 보니 제 떡이 없다능!
    • truffle/ 그냥 줄기찬 자기 세뇌(?)의 결과인 것 같아요. 난 렉서스는 커녕 밑에 튼튼하다고 추천도 받은 쌤소나잇 백팩끈이 헤어질 정도로 책이랑 랩탑을 들고 아둥바둥 수업도서관 다녀도 하나도 안부럽다 하나도 안부러워 (이것의 무한반복) 이렇게 하면 되어요.
    • loving_rabbit / 기분이 상할리가요. ;;; 절대 그건 아니예요. 레옴님 덧글 보고 생각나서 비교가 되어 저도 대나무숲처럼 넋두리 식 이야기를 해 본 거죠. 비교하는 버릇은 어쨌든 좋지 않은데 저는 어릴 때 잘 살았던 경험이 있어서(푸하하하) 그런가 조금 상황에 대해서 비관하며 남과 비교해 보는 나쁜 버릇이 아직도 남아 있어요. 저라면 그 유학생들 눈꼴 시려서 못 봤을 것 같은데;; 심지곧은 loving_rabbit님은 대인배시네요!
    • 조안님은 제가 쫌 경계하는 곱게자라신 분이시로군요. 저는 꿈이 "전 온실 속의 화초처럼 부잣집 고명딸로 곱게 자랐어요"라고 한번 말해보는 거.
      대인배 아니에요. 저한테 피해주는 건 하나도 없으니깐 그런가보다 하는 거에욧.
    • 그래서 한 때는 돈 있는 (또는 있어보이는) 유학생 노리는(?) 교포 클리셰가 생기기도 했지요. 다른 도시에 비해서 뉴욕은 빈부 격차가 더 확연하게 느껴지는 것 같기는 해요. 보스턴만해도 사는 곳들도 좋아 봤자 고만고만하고 차나 다른 소소한 씀씀이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인데 뉴욕을 돈만 있으면 쓸 수 있는 기회가 무궁무진하니까요.
    • 곱게 자라다가 사춘기 때부터 엄청 험하게 구른 케이스라서 경계 대상에 속하지 않지 말입니다.
      흐흐. 청소년 때 배달 일도 해 본 녀자랍죠. ;
    • 유학생 노리는 교포 클리쉐 자세히 모르는데 궁금해욧. 최근 부쩍 느낀 거지만 주변 아가씨들 입는거 먹는거 보면 아, 정말 생활수준 차이라는 게 확실히 있구나 싶다니깐요.
    • 뭐가 어쩄건 상당히 부러운 삶입니다 겪어보지 못했기에.
    • 조안/ 그래도 취소 못해요. 한번 화초면 계속 화초고, 어렸을 때 막 자라면 나이들어서 품위있게 행동하기가 쉽지 않은데.
    • 저는 이렇게 말하고 다녀요. 온실 속의 화초처럼 곱게 자랐어요. 비닐하우스도 온실이에요. ㅋㅋ
    • 생강나무/ 비슷한 대사로 (어디 만화에서 본 건데요) "저는 전화나 받는 사무실의 꽃이에요" 이런 게 있죠.
    • 샤유/ 어"쩄"건 하고 "샤유"는 일부러 맞추신 것 같아요 호홋.
    • 그들은 또 더 나은 삶을 부러워하고 누군가는 토끼님 부러워하고 인생이 그렇죠. 나부러워하는 사람은 없나. 으잉?

      아무튼 그 한량같은 유학생들도 다 치열한 고민은 있습니다. 부모님과 사사건건 부딪힌다거나 결혼반대를 겪는다거나 하다못해 무슨 백을 살건지라도 말이죠 ㅎㅎ
    • 선셋/ 근처 카페에서 책읽다가 일부러 엿들으려 한 건 아닌데 옆테이블 두 한국 아가씨의 대화를 듣게 된 적이 있어요. 선셋님도 같이 들으셨나욜 -- 연예인이랑 교제한 얘기, 아나운서 시험 준비하는 얘기 또 남자친구가 선물해준 핸드백 얘기등등.
    • loving_rabbit/ 고연봉자 직업을 가졌지만 집안의 배경은 미미한 교포 남자들과 미국 대도시에 단기로 유학 와 있는 집안에 돈이 있는 여자들 간 매칭을 꽤 본 적이 있어요. 어떻게 만났건 잘 살면 되는 것이겠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여자 쪽의 도움이 탐탁지 않을 경우 또는 여자 쪽에서 미국 생활이 맘에 안들 경우(말도 잘 안 통하고, 가사 도우미와 아이 봐주는 사람을 쉽게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시댁도 맘에 안들고...) 문제가 생기더군요.
    • 가우디/ 그 말씀을 하시니깐 저는 요즘에 많이 듣는, 음 특정 종교와 관련이 있는 단어입니다만 PK (목사 아들 딸)에 대한 얘기들이 막 생각나고 그러네요. 많이 상관 있는 건 아니지만.
    • 공부하고 싶어도 학비가 무서워 못하는 저로선 정말 부러울 따름이에요.
      기회를 찾아 인턴쉽으로 미국까지 오긴 했지만 인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삶을 살고 있습니다. 에효ㅜㅜ
      저도 오늘따라 넋두리가 하고싶어지네요 이해해 주셔요^^;
    • loving_rabbit/이번에는 제가 PK 이야기가 궁금하네요. PK들 괜히 구설수에 올리는 것이 살짝 미안하기는 하지만요. 하긴 저도 소개팅에서 식당가서 자리에도 앉기 전에 저에게 시민권 유무와 학자금 대출 유무를 물었던 사람이 기억나네요.
    • 타니/미쿡 인턴 부러워요!!!!! 여기 부러워하는 사람 1인이 있답니다~
    • 타니, truffle/ 아마도 어린 나이실텐데 일하면서 배우시고 하는게 대단해보여요. 어학연수로 얻는 게 없진 않겠지만 일하면서 배우는 것만 하겠어요.
      가우디/ 저도 다수의 사람들에게 PK라는 용어를 듣고 최근에 안거지만, 목사 자녀에 대한 스테레오타입이 있나보더라고요. 아니 그만큼 목사 자녀가 뉴욕에 많은건가 싶고! 자세한 얘기는 오프모임에서.
    • 저런 식으로 집안이 유복해서 그런 거야 걔들 팔자려니 하지만
      가끔 집안이 헌신적인 걸 유복한 걸로 착각하고 다니는 종자들이 있어 문제지요.
    • Johndoe/ 그런 케이스는 좀 무섭네요. 집안에서 올인;;한 경우.
    • 사실 뉴욕와서 그리운 것 중에 하나가 누구네 집에 가서 노는 것이었어요. 모여서들 이것저것 해먹기도 하고 아님 밥 먹고 디저트 사가지고 들어와서 수다떨기도 하고 그런거요. 사는 집들은 협소하고 맛있는 레스토랑과 카페, 바가 즐비한 곳이다보니 아무래도 밖에서 만나게 되지요(외식비는 늘고요..) 교외로 나가서 살 나이가 되었나 봅니다.
    • 헛 오프모임 하고 이사가셔요 (뭐라니 나 지금)
    • 하하...그럴께요.
      전에 집에 사람들 불러서 저녁 먹은 적이 있는데 결국 답답해서 디저트는 아파트 옥상에 들고 가서 먹었네요. 길가다 어퍼 웨스트 사이드의 널찍하고 멋지게 꾸며진 집에서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습 보면 많이 부러워요.
    • 전 어학연수를 뉴욕(맨하탄)으로 갔었는데..형편이 넉넉하게 간 것도 아니고 생활비는 일부 몰래몰래(불법이라서..) 알바해서 충당하기도 하면서 지냈었어요. 그래도 뭔가 학원만은 좋은데(?) 다니고 싶어서 학비 비싼곳으로 등록을 미리 해버려서 결론적으로 그 학원 다니면서 뭐랄까 평생느낄 위화감을 한번에 다 느껴버렸다는~! 갔다와더니 저 독해졌더라구요. ㅎㅎ
    • 주위에 저런 친구들은 없지만 넉넉하면서도 열심히 하는 친구들은 알고 있어요 .
      그런 친구들은 유학가서도 멋있게 살던데.
      저는 부잣집 뉴욕 유학생보다 loving rabbit 님이 더 멋지다는 거 ㅎㅎ
    • monsterRachel/오~ 느끼는게 많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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