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게 책을 사주는 선배

세틀러님 브레히트 글 뒤늦게 보다가 생각난 건데 제가 신입생 시절엔 선배가 학교 서점에 후배 손을 잡고 데려가서 (비유적 표현입니다/ 실제 손을 잡지는 않고;) 자기가 재미있게 읽었던 책을 사주는 경우가 종종 있었어요. 브레히트 시집도 그렇게 선물받은 건데 어떤 선배인지는 기억이 가물거리네요. 사실 어느 정도 독서 선호가 형성된 지금은 책선물이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어요. 그리고 비슷한 맥락에서 서울의 좋아하는 직장 선배분은 씨디나 영화 디브이디를 종종 빌려주셨는데. 좋으면서도 부담되는 게 제대로 듣고 감상을 말해야 할 것 같거든요. 한번은 씨디 수장으로 구성된 독일 가곡집 시리즈를 빌려주셨는데 저는 독일어도 못하고 가사를 알아들을 수 있는 음악 위주로 듣는 사람이라... 급기야 몇 곡 랜덤으로 듣고 씨디를 돌려드리면서 감상을 얘기했었죠. 그랬더니 "그래, 그 노래 좋아할 줄 알았다고!" 하고 기뻐해주셔서 조금 죄송했습니다. 반대로 대학 1학년땐 스폰지 같았어요. 갑자기 주어진 자유시간을 주체하지 못하고 보고 듣는 것 읽는 것을 막 흡수하던 때. 그때는 그때대로 즐거웠고 지금은 또 지금대로 좋습니다.

    • 굳이 수치화 하자면 고마운 마음 80에 부담 20 정도 될 것 같아요. 언급한 선배님은 미국으로도 씨디 보내주시고 출장때 저녁에 잠시 걷다가 또 음반 선물도 해주시고 그랬는데 제가 글을 좀 잘못 썼나. 그 선배 보고싶으네요 갑자기. 쑤우님도 그런의미에서 후훗 좀 하셔도 될 듯.
    • 전 돈이 후달려서ㅎㅎ 사주지는 못하고 빌려줍니다 후후
    • 사실 어떤것을 추천해주는 이의 마음 한편에는 그것에 대한 공감과 감상의 멘트를 바라는 마음이 자리잡고 있는거 같아요.2
    • 응앙응앙/ 제 신입생 시절이 (연도를 말하면 나이가 나오니 쉿) 좀 특이한 시기였죠. 좋은 현상은 아니었지만 과외 몇개 설렁설렁 하면 대기업 신입사원 월급은 가볍게 뛰어넘던.
      새리/ 그래서 되도록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합니다 저는 'ㅇ'*
    • 버섯/ 기씨 성 분들은 수가 적어서 가문의 영광 할만 하네요. 저는 반대로 나이 들수록 책선물은 부담스러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아 전 선물 자체도 별로 안하네요'-';;)
    • 사실 어떤것을 추천해주는 이의 마음 한편에는 그것에 대한 공감과 감상의 멘트를 바라는 마음이 자리잡고 있는거 같아요(3)

      저 워낙 그런 성격이거든요 ㅋ 책이든, 만화책이든, 영화든 드라마든, CD든, DVD든 막 광분해서 침 튀기며 강요;하는 성격. 문화 말고도, 맛집 같은 거 마음에 든 곳 있으면 막 끌고 가서 억지로 먹이는;;

      나도 가문의 영광 할래요. 영국 가서 펍에서 이름 말하니 다 박지성이랑 친척이냐고 하던데;; 매우 흔한 성씨라고 말할까 하다가 말았;;;;
    • 맛집에서 억지로 먹이는 거 좋아요! 저는 배만 안고프면 그다지 미식을 하는 편이 아니라 소문난 식당은 자발적으론 거의 가는 일이 없거든요. 누가 강제로 좀 데려가 줘야 먹을까.
    • 팔아주고 싶은 와닿는 표현인데요. 나한테 좋은 건 너무 잘팔려도 조금 질투나지만 너무 안팔려도 마음이 아픈.
    • 전 책 사주는 선배 같은 건 한 개도 없었는데.흑. 선배 따위 없는 학풍의 학교를 다니기도 했구요.

      술자리에서 만나 호감을 주고 받은 남자분에게 읽고 같이 얘기해 보자고 유명감독의,
      아직 제작도 안 들어간 영화 대본을 받은 적은 있어요. 이게 제일 유사한 경험인 거냐 으아아.
      책 사주는 선배...갖고 싶어요 나도 T-T
    • 옷 대본은 일당백 아닌가요? 그 영화 결국 제작되었나요?*_*
    • 책은 마음의 먹거리. 양식을 나누고자 하는 사람은 나의 동반자.
    • 네 허감독 영화였어요 임수정 나오는
      대본은 정말 허탈하기 그지 없어서 영화도 안 봤지요 ㅎㅎ
    • 굶프 님과는 안 맞고, 토끼 님과 맞는 성격인가...-_-a 왜냐면, 저 주는 건 좋고, 받는 건 싫어하는 성격이거든요 ㅋ 선물 받으면 기뻐하기보다는 '놀라며 당황'해요..(왜!! -_-;) 주는 기쁨이 더 좋으니, 굶프 님과는 안 맞고.. 막 맛집 끌고 다니는 성격이니 토끼 님과 맞는 성격이겠군뇨 ㅎㅎ

      책을 후배한테 사주면서 막 손 잡아야지!...음? -_-;;
    • 석가헌/ 앗 그런 해석이!
      세틀러/ 황정민씨랑 같이 나온 그 영화군요!
      체홉/ 잘할 수 있는 역할이 따로 있나봐요. 전 성격이 급하기 때문에 선생님 역할은 못해도 배우는 역할엔 자신있고, 또 후배역할도 잘 할 자신이.. 이 맛집 꼭 가줘야 돼! 이러면 얇은 귀가 또 팔락팔락팔락.
    • 참 좋았어요
      그래 그럴줄 알았다
      얼마나 좋아요 둘 다
    • 가영님을 저를 잘 아시는 것 같아서 조금 무섭*_*
    • 전 그래서 책이나 영화dvd 선물 해줄때면
      "내가 보니깐 좋더라고, 취향 안 맞으면 그냥 냄비 받침으로 써라."하고 너스레를 떨면서 주죠.
      물론 작가나 영화제작자 여러분에겐 미안한 감이 있지만, 그래도 돈 내고 샀잖수~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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