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과 실력없음.

제가 종종 하는 착각이 있습니다.


'내 방식이 틀린 것이 아니야. 다른거야. 분명 언젠가는 진가를 알아보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내가 제시하는 거지.

그때쯤이면 나를 써킹 해주려고 아주 난리들이 날 것이야.'


왠지 그런거 있잖아요.


100명 중 99명이 A방식으로 한다고 하면, B방식으로 걸어가서 뭔가를 이뤄내고 싶고, 할 수 있을거 같은 착각.


저는 그런 착각을 하고 살더라도, 한번씩 스스로에게 일깨워줍니다.


그래도 다시 조그맣게 스물스물 그런 생각이 피어나서 또 다시 그럴거에요.




위대한 탄생을 보면 창법지적을 많이 합니다.


그러면 한편으론 저렇게 한결같은 창법만 제시하는데, 그러면 개성 다 말살되는거 아니냐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실 참가자중에 멘토들이 지적해줘도 안 고쳐오는 사람은 보통 이런 생각 하는 사람일수도 있다고 봐요.

(물론 노력했지만 못 고친 사람도 있겠죠.)


'나는 못 부르는게 아니라, 다른 개성이야.'하면서.


근데 개성도 어느 정도 실력이 받쳐준 다음에 찾아야지.


그냥 무턱대고 다른 개성이야 드립치면 별로 인거 같아요.




물론 전 다시 또 내 개성 드립을 치겠지요. 오늘 이런 글을 쓰고나서도요.


자기 반성이 전혀 안되는 사람입니다.^^

    • 당구칠 때 그런 친구들 있죠. 분명 기본적인 길이 있고 제일 편한 방법인데도 자기 자신만의 독특한, 말이 안되는 건 아닌데 일반적인 길에 비해 정교함이나 더 많은 회전이 필요한, 한 마디로 어려운 길을 추구하는 친구들이요. 그런데 보통 그런 친구들은 길을 보는 눈이 독특한 게 아니라, 단순히 실력이 떨어진다는... (네, 제 얘기입니다)
    • aerts/제가 제 방식대로 해서 남들보다 잘하는건 '위닝'뿐인듯요.
      친구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하는데 이겨요.
      그 외에는...다른 방식 갔다가 한번 실패를 경험하고(혹은 두번,세번) 검증받은 길로 성공.
      그리고 다른 무언가를 도전할때 또 한번 실패하고 검증받은 길로... 의 무한루프.
    • 나는 절대로 다른 사람과 똑같지 않다고 생각하지. 나는 늘 내가 유리하다고, 나는 늘 새로운 방법을 시도한다고 생각해. 그리고 나는 내가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니까 그것으로 됐다고 생각하지. 다른 사람들한테는 기회가 없다고 말이야.
      이건 과장된 거지. 하지만 나는 이 과장에 맞추어서 나를 몰아붙이네. 나는 이것이 싸우러 나가는 아프리카인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해. 북을 쳐서 사기를 돋우는 거야. 나는 이 문제는 나의 방법으로만 다룰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은 제대로 할 수가 없다고 스스로를 설득하네. 다른 사람들이 풀지 못하는 이유는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이지. 하지만 나는 다른 방법으로 한다는 거야. 나는 나 자신을 그렇게 설득하고. 그래서 의욕을 갖게 되지.


      이렇게 하는 이유는, 어려운 문제가 있을 때는 오랫동안 일을 해야 하고 끈질겨야 하기 때문이지. 끈질기려면 이 문제가 열심히 노력할 가치가 있다고, 이 문제에서 뭔가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확신해야만 하네. 그렇게 하려면 어느 정도 자신을 속일 수밖에 없지.

      지금 풀고 있는 이 문제에서 나는 나 자신을 속였네. 하지만 어떤 성과도 없었어. 나도 내 접근방법이 아주 좋았다고 말하지 못하겠네.
      내 상상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았어. 나는 질적으로는 그게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파악했네. 하지만 양적으로 파악하지 못했어. 문제가 마침내 해결된다면, 그것은 모두 상상력 덕분일 거야. 문제가 풀리면 그것을 해결한 위대한 방법을 두고 법석을 떨겠지. 하지만 간단한 거야. 모두 상상력과 끈기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지.


      레너드 믈로디노프의 <파인만에게 길을 묻다> 중에서
    • aerts/ 하지만 그런 친구들이 늘 더 재밌게 치는거 같던데요. 보는 사람도 즐겁고, 당구장비 안내도 되서 또 유쾌하고.. 삼구 모아치기 배워서 열심히 그것만 하는 애들이랑 치는 당구만큼 지겨운게 없지요.
    • 그런 예로 1년에 3번 있는 시험이 있는데,
      우리과는 거의 졸업전에 이 시험에 합격해서 자격증을 따고 졸업해요.(근데 이 시험 응시 자격은 졸업반(4학년)부터 가능.)
      보통 첫 시험에서 30%따고, 그리고 두번째 시험에서 30% 그리고 세번째 시험쯤 되면... 안 붙을래야 안 붙을수가 없어서 나머지 합격.
      제 베프들은(우리과 에프4.)다 첫방에 붙어서 저한테 시험에 붙는 필승 전략을 알려줬는데,
      내 방식대로 한다고 강짜 부리다가 1,2번째 다 떨어지고...3번째는 걔네 방식대로 공부하니 붙어서 다행히도 졸업전에 합격할 수 있었죠...;;;;;;;;;;;
    • 저도 항상 족보대로 안따라가다가 망하곤 하는데,
      언젠가는 다른 형태로 빛을 볼 날이 있겠지하는 생각을 해요.
    • 개성이란건 스타일이라고 하는건데

      이건 소위 만시간법칙같은 수준의 디서플린이 없으면 나올수 없죠.
    • 공감! 버튼이 어디에 있죠?
      저도 그런 성미를 조금 (많이) 가지고 있는데, 사실 시도자체가 아름다웠다고 말하기도 쉽지 않아요. 그런데 문득 다른데서 그 길을 찾기도 해요. 전에 했던 시도들이 의외의 곳에서 해결의 실마리가 된다던지, 미처 해결하지 못했던 일들이 뒤늦게 길이 보인다던지 하는식으로요. 물론 시간활용의 면에선 전혀 경제적이지 않고, 당구장에서는 패가망신했지만 말입니다.

      + 만시간법칙이 뭔가 했더니 10,000시간 법칙이군요.
    • '내가 이런 집구석에서 이딴 일이나 하고 살 운명일리 없어'라는 생각이 '출생의 비밀' 클리셰를 만들었다는 어떤 분의 댓글이 생각나네요. 자기 합리화도 자알 펼치면 자신과 남에게 약이 될지도 몰라요. 너무 자기 반성이 심한 사람을 보는 것도 괴롭더라고요.
    • 기초만 있으면 개성있는것도 상관없을것같아요
    • 순수하게 느낀 점만을 말하자면, 그저 낙관주의에서 패배주의로 전환한 것 같네요. 이미 다른 길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졌다면, 100명이 쫓아가는 길의 매력을 못 느끼는게 당연한거 아닌가요? 아, 적고 보니 분야에 따라 천차만별일 것 같기도 하네요.
    • 저도 제방식이랄까 제 잘못을 인정하는 걸 싫어해서...오만 부리다가 석사과정 1년을 날리고, 어떤 계기로 충격을 먹고 마음을 다 잡아서 2년차에 어렵사리 만회를 한 경우가 있었어요. 개성을 부려야할 때와 시키는대로 착실하게 해야할 때가 있는 것 같아요. 피겨스케이팅으로 치면 스텝과 점프의 기초 다져야 할 시기에 제 개성을 살리려고 이상한 짓 한거죠. 개성은 김연아급이 되서 부리는 것인 거 같아요.
    • 쫌 딴 이야기인데 영향력있는 사람이 뭐라고 하면 우르르 몰려들면서 쫀지 붙거든요. 전 그게 싫어서 그냥 안봐요. 그리고 후회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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