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놈의 대학로 여행기.

하루에 두번 꼴로 대학로를 산책합니다. 매일 같은 코스라 하더라도, 신세계 같은 이 곳은 제게 늘 너무 설레요. 오늘 날씨가 너무 좋고 햇빛이 갈색벽돌에 반짝 거려 너무 보기 좋더라구요. 날도 그리 안 춥고. 도로에는 참새 때들이 휘리릭 날아다니고, 사람들과 커플들은 웃는 얼굴이 꽤 많습니다.


혼자 이어폰으로 깔깔대며 통화하는 젊은 여자분을 보니 저도 괜시리 기분이 좋았어요. 힘든 병원 생활임에도, 병원이 대학로에 있어서 그렇게 좋을 수가 없네요. 그동안 몇개 찍어본 사진을 올려봐요. 오랫만에 피시방 왔거든요.헤헤.

(옆 자리 아저씨가 헤드셋 끼고 `근성님, 기 좀 주세요.네. 제게 기 좀 주세요.` 하는데 뭔가 기분이 묘해요.-_-)



커피그루? 그쪽 골목길이에요. 좁은 도로에 커다랗고 의젓한 소나무들이 보기 좋았어요,



보고 깜짝 놀랬던 연극 포스터 기둥. 제주도엔 야자수 가로수가 있다면 대학로엔 이 기둥들이 거릴 더 이쁘게 해줘요.



박성기 기자 버젼. 대학로 조형물의 숨막히는 뒤태.



샘터란 책이 이 건물에서 만들어지나 보더군요. 보이나요? 샘터란 글자. 당일배송이 더 눈에 뜨이네요.ㅎ







서울대학교 병원 정문 옆에 있는 포스터들. 장난감 가게에 온 어린 아이처럼, 아키바라에 온 오덕처럼 설레게 만들더군요. 연극은 하나도 본 적 없지만.ㅎㅎ





어느 골목길. 기왓집이 있던 곳인데 기왓집이 보이질 않네요. 사진작가는 못할 재능. 방귀쟁이 며느리가 보여요. 가마솥 우거지탕집이구요.읭?



듀게분이 추천해주신 림스치킨. 벙개때 여기서 닭을 먹었어요. 맛있었어요.ㅎㅎ PPL 같네요.


목욕탕 가다가 보였는데...왠지 더러운 느낌에 찍어 봤어요.-_-;;




어젠 학림다방에 갔지요. 들어가기 전에 송구한 마음에 찍었습니다. 제 다리 왜 저런 걸까요?;;




올드하거나, 고풍스럽지만 전혀 무겁지 않았어요. 털보 할배가 있을 것 같았는데 얼핏 유희열 같은 남자분이 부지런히 커피를 만들고 계셨지요. 전 커피맛을 모르지만, 아메리카노를 시켰습니다. 와인도 먹어보고 싶지만, 와인도 안 먹어봐서.하하.



제가 시킨 거에요. 커피가 의외로 정말 깔끔할 수 있다는 생각을 남겨준 커피. 전혀 뒷맛이 무겁거나 입에 씁쓸하게 남지도 않구요. 잼 없이 치즈케익 한 조각먹고 커피를 마시면 입안이 깔끔해져요. 추천합니다. 저기서 제가 `타는 목마름으로`라는 시를 패러디한 역사적 장소이죠.(..;;)

어떤 분이 저보고 남의 대화를 엿듣다니. 변태라고 농담하며 놀리던데..



......


돌아오는 길에 뭔갈 봤습니다.




뭐임마? 왠지 자기 얼굴에 침뱉기 같은 가게 이름...-_-;;



길을 걷는걸 좋아하긴 해요. 그리고 사람이 없는 길을 많이 좋아하는데 대학로는 전혀 다른 곳임에도 새로운 느낌을 줘요. 붐비는 거리지만 마음은 편안하게 해주죠. 차도, 사람들도 바삐 걸어가긴 하지만 그 와중에 이것저것 천천히 살펴보고 기분좋게 웃게 되는 거리더군요. 굳이 연극을 보러 들어가거나, 대학로의 수많은 공연을 보지 않더라도 마로니에 공원 벤치에 앉아서 참새때만 봐도 힘든 마음은 참새들에게 모이처럼 흩뿌려 버립니다. 


물론, 이 곳을 떠나는게 지금 상태에선 가장 좋은 방법이겠죠. 병원을 떠나는 날. 다시, 그리고 또 자주 오고 싶은 동네였어요. 오늘도 전 저녁에 이 사랑스러운 거릴 두리번 거리며 걷겠죠.







    • 흐흐 어찌 한군데 낯선 장소가 없네요. 사실 대학로는 참 아늑하고 즐거운 거리예요. 밤에 맥주 들고 마로니에 활보하는 것도 즐겁답니다. 즐거운 마음만 가지고 대학로 산책을(어여쁜 여친님과 함께!) 즐기시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
    • 학림다방 좋죠^^ 전 대학로에 갈 때 까페 서랍을 즐겨 찾습니다.
      까페 서랍도 추천!!!

      성대국수란 곳도 가격 저렴하고 맛있대요.
      성대국수 주인 할머니께서 주위에서 쓰레기 수거 중이던 환경 미화원을 불러 국수 먹이시고
      돈을 내려던 환경 미화원을 할머니께 혼나고 가셨다는 훈훈한 이야기도 들었어요
    • Paul/차도녀같은 Paul님의 덧글을 저번에 보고 우려도 했는데 의외로 좋았어요.(제가 노숙한건가?-_-ㅋ)
      퀴리부인/까페 서랍이랑 성대국수는 어디죠? 국수 먹으러 가보고 싶어요.ㅎㅎ
    • 제가 예전에 만난분중에 포항공대 다니시다가 아프셔서 세브란스에 길게 입원하셨다가 입원하신동안 돌아본 캠퍼스가 좋아보여서 퇴원하신후 연대 다시 들어가 다니시던 분이 있었어요. 꽤 중한 병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다 나아서 그동안 환자복입고 산책했던 길을 학생으로 즐겁게 돌아다녔던 거니까 좋은 케이스 맞죠? ㅎㅎ 괜히 저도 그분이 말씀하시는 그 기분 좋음에 물들었었는데... 해삼님도 나중에 그런 기분으로 대학로 걸으실 날이 오실꺼에요.
    • 좋아하는 거리예요, 제게는 제 2의 고향같은 곳이죠.
      울적해서 그런지 저도 오랜만에 하릴없이 걷고 싶네요.
      야근해야되니까 안되겠지만 올려주신 사진 보는 것으로 위안삼고 갑니다.
      다음에는 글쓴 분도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대학로를 걷고 계시길 바랄게요.
    • 오늘 저녁에 저도 공연보러 대학로 가는데...눈 반만 뜨고 구부정 후줄근한 사람은 접니다.
    • 까페 서랍은 마로니에 공원을 지나 무슨 초등학교 앞 골목에 있는 곳인데 아기자기하고 좋아요.
      성대국수는 아직 가본 적이 없는데 성대 앞에 있다고 들었고 가격도 저렴하며 간장을 덜 넣어먹는 게 더 맛나대요^^
    • 아 옛날 생각나네요. 날씨 좀 더 풀리면 막 걷고 싶은 곳.
    • 학림다방 꼭 방문해야겠어요. 분위기 근사해 보이네요
    • 익숙한 곳을 여행자의 시선으로 다시 보게 해주시네요. 저도 빨리 봄이 왔으면 좋겠어요. 여기저기 뚜벅뚜벅 걷고 싶네요
      KFC 앞 회오리감자는 드셔보셨나요? 전 완전 팬이랍니다. 아버님 어서 빨리 완쾌하시기를 ^ㅡ^
    • 레옴/그래야죠. 그런 날이 오겠죠~(신승훈 목소리로)
      이울진달/네. 걸을 때만큼은 모든걸 놓는답니다. 이울진달님도 요즘 고민이 있던 것 같던데, 가끔은 도피하세요. 벗어날 수 없다면, 몇 시간이라도 조금은 도망치는 틈을 만들어 두세요.
      ravia/길가다 서로 '쟨 뭐야?' 이러는거 아닐까요?ㅋㅋㅋㅋㅋ
      굶은/이쁘죠.ㅋㅋㅋ
      퀴리부인/감사해요!!!
      쵱휴여/막 걸어보세요!
      purpledrugs/네 근사하면서 무게감 없는 곳이었어요.ㅎ
      별가루/집에 돌아가는 길에 먹어봐야 겠네요.ㅎ
    • 림스치킨 땡기네요. 전 대학로KFC만 보면 [결혼은 미친 짓이다]가 꼭 생각나더라구요.
    • 대학로 베스킨라빈스 앞에서 건삼님을 불러봅니다. 난 체리쥬빌레!!
    • 시러/결혼은 미친 짓이다 는 연극인가요?
      bap/네?대학로세요?;
    • 네 가까워요. 맘만 먹으면 걸어서 모레 아침 쯤 도착할 겁니다.(응?)
    • 림스치킨 추천한거 저에요~ 즐거운 벙개에 도움드린거 같아 뿌듯합니다!
    • 링귀네/맞아요! 고마웠습니다.ㅎㅎㅎㅎ
    • 말린해삼/ 감우성이랑 엄정화 나온 영화요. 둘이 처음 만나는 장소가 대학로 KFC 앞이거든요.
    • 이글 덕분에 기분이 좋아지면서 뭔가 따뜻해졌어요.(족가족발 간판사진에서 특히나) 간병생활이 빨리 끝나도록 브라보를 외쳐드립니다.
    • 대학로 근처에서 뻘짓을 일삼던 지난날이 떠오르는군요. ㅎㅎ 사진 감사요~
    • 대학로는 번화가치곤 느릿느릿 여유롭게 걸어도 욕 안먹을 것 같은 분위기때문에 좋은데...
      동숭아트센터에서 영화도 많이 보고 온갖 약속은 거기서 잡고 매주 나가보곤 하던, 10여년 간의 놀이터였죠.

      저희 집안 어른이 내일 다시 서울대 병원에 입원하세요. 모레 수술이시고.
      내일부터 며칠간 우연히 지나칠 수도 있겠네요. 해삼님 아버님 얼른 쾌차하시길.
    • 다음에는 더 좋은 기분으로 오실 거예요. 전 매번 시험 망치고 삼월이면 찾아가던 곳이에요. 대학로는 늘 삼월 초의 이상스럽게 으슬으슬 추운 날씨와 함께 기억되죠. 제주도 분이시라 삼월 초의 으슬으슬한 날씨가 공감 안 되시겠지만요. ㅎㅎ 그(?) 삼월의 마지막에는 아주 좋은 기분으로 갔었어요. 해삼님도 좋은 기운 받으세요.
    • 학림다방은 비엔나 커피가 아주 일품인데! 저는 크림 전혀 즐기지 않지만 학림다방만 가면 꼭 비엔나 커피 마셔요 ^_^
    • 말린해삼님 많이 피곤하실텐데, 덕분에 이런 좋은 구경합니다. 사진 잘 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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