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개봉에 즈음하여 - 미결사건 범인은 지금이라도 밝혀지는게 좋을까
<아이들...>이 개봉되면 이른바 대한민국 3대 미제사건이 모두 영화화된다고 하네요. 화성 연쇄살인을 다룬 <살인의 추억>, 유괴사건을 다룬 <그놈 목소리>, 마지막으로 <아이들...>. 사실 전 유괴사건은 별로 기억에 없고(유사한 사건이 너무 많았어서 그럴지도 몰라요) 화성 연쇄살인과 개구리소년 사건은 확실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세 사건 모두 전 국민적 관심 속에 수사가 대대적으로 진행되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인은 못잡았으며, 이제 모두 공소시효가 끝나서 잡는다고 해도 형사처벌 할 수 없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공소시효가 끝난 만큼 경찰측도 관련 수사를 중단한 것으로 알고있습니다만, 일각에서는 처벌을 못하더라도 진실을 밝히기 위한 활동은 계속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어쩌면 유가족도 최소한 진실이라도 밝혀지기를 원할지도 모르지요. 우연히도 앞서 나온 미제사건 관련 영화 두 편을 모두 보았는데, 볼 때마다 그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누군가가 "사실 내가 범인이다. 지금이라도 자백하고 가족들에게 용서를 빌고싶다."고 나서서 사건의 전말을 모두 밝혀준다면... 그게 정말 가족들에게 위안이 될까 하는 궁금증 말이죠.
진실이 진실 자체로서 의미가 있느냐, 아니면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없는 진실은 그저 그 무력감에 가족들을 더 가슴아프게 할 뿐이냐 하는 것은 단칼에 결론짓기 어렵습니다. 과거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의 내란, 반란 범죄사실을 모두 인정하고도 검찰이 불기소처분하고 헌법재판소마저 그걸 추인했을 때, '진실은 밝혀졌으니 됐다'고 마무리되지 않았던 걸 생각하면 사실 전 부정적이에요. 차라리 못잡아서 못쳐넣고 끝내는게 낫지, 공소시효가 끝나기 전에 자수해서 죗값을 치르는 것도 아니고 시효 끝나고나서 등장하면 본인이 뭐라하건 간에 "그래봤자 날 잡아넣진 못하지?"라고 놀리는 걸로밖에 안보일 것 같거든요.
그리고 하도 막장 세상을 오래 봐서 그런가... 범인이 등장하는 상상을 할 때면 범인이 참회하고 반성의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아니라 자꾸 "개구리 소년 사건의 진실 - 사실은 내가 범인이다!" 라는 책을 본인 혹은 어떤 기자가 써서 팔아먹는 장면이 떠올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