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나무숲] 상사의 기억력과 거짓말

오늘 왠지 연상되는 일이 있어 울컥해서.......

 

 

제 상사는 기억력에 문제가 있는 듯 합니다.

 

상황 1.

상사 : 'A 건 어떻게 됐어?'

가라 : '진행중입니다.'

상사 : '야, 그거 언제 얘기했는데 아직도 안 끝났냐?'

가라 : '지난주에요..'

상사 : '야, 한달 넘었다 무슨 지난주..왜 이렇게 일이 느려!'

 

이쯤되면 저는 제가 회의때 이슈사항을 기록한 수첩을 뒤척입니다.

다른 직원들이 '지난주 회의때 지시한거 맞습니다.' 라고 얘기 합니다.

그러면 상사는.. '아냐, 한달쯤 된것 같은데? 적어도 2주는 됐다! ' 라고 주장합니다.

그때 저는 수첩을 보여주면서 '지난주 수요일 회의때 지시하신거 맞는데요' 라고 합니다.

그러면 상사는.. '이상하다.. 오래 된것 같은데.. 하여튼 빨리 끝내!' 라고 흐지부지 넘어갑니다.

 

 

상황 2.

가라 : 이번주에 B 작업 다 얼마정도 했고요, 다음주에는 끝날 겁니다.

상사 : B작업? 무슨 작업? 야.. 넌 그런 일을 보고도 안하고 하냐?

가라 : 지난주 회의때도 진도 보고 했고, 지지난주때에도 말씀 드렸는데요./

상사 : 난 첨듣는데?

 

이쯤 되면 다른 직원들이 '가라씨가 지난주에 보고 했는데요..' 라고 합니다.

상사는 '난 첨들어.. 그래서 위에 보고도 안했고.. 이정도 중요한 일이면 당연히 보고도 하고 그래야 하는거지..!' 하면서 화냅니다.

저는 제 개인업무일지 보고자료를 보여주면서 '지지난주부터 한다고 보고 드렸습니다.' 라고 합니다.

그러면 상사는 짜증을 내며 '그런건 제대로 시작보고서를 써서 줘야지 나도 위에 보고를 하지!' 하면서 화를 냅니다.

 

 

상황 3.

상사 : C 건 이번주에 끝나지?

가라 : 네? 그거 지난주에 시작했는데요? 적어도 한달은 걸리는 건데요?

상사 : 야, 니가 이번주에 다 끝낸다며...

가라 : 저 그런적 없는데요.. 지난주 보고때 분명 한달 걸린다고 했는데요.

상사 : 아냐, 니가 분명 이번주에 끝낸다고 했어.

 

이쯤되면 다른 직원들이 '그게 2주만에 끝날일이 아니죠.. ' 라던가 '지난주에 가라씨가 한달 걸린다고 했는데요..' 라고 합니다.

 

상사 : 그 정도 일에 무슨 한달이야? 철야 좀 하면 2주면 끝나는 일 아냐? 우리 젊을땐 맨날 밤샜어..

가라 : 그렇게 시급한 건도 아닌데 밤샘까지 하면서 우선적으로 처리할 일은 아닌데요. 다른 일들도 있고요..

상사 : 야, 늦어도 다음주초까진 끝내.. 이번주까지 끝낸다고 이미 보고 했단말야...

 

-_ -;;;;

 

 

상황 4.

상사와 제가 관리자 회의에 들어갔다 왔습니다.

그때 상무님이 D건에 대해 관심을 살짝 보였습니다.

 

상무 : D건이 그게 어떻게 되는거야?

상사 : 그게 어쩌구 저쩌구...

상무 : 그래, 열심히 해.

 

회의 끝나고 상사는 직원들을 불러 회의를 합니다.

 

상사 : 상무님이 D 건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그거 잘 되고 있지?

담당자 : 예.. 원래 계획대로 다음주면 끝납니다.

상사 : 상무님이, 그거 이번주까지 끝내래.. 원래 성격이 급하시잖아.. 이런거 빨리 빨리 해야 하는거야.

가라 : (음? 상무가 이번주까지 끝내랬다고? 언제?)

담당자 : 네? 원래 계획도 다음주고, 지금 다른 건도 있고, 이번주까지 끝내는건 무린데요?

상사 : 어떻게 하냐.. 상무님이 끝내라는데.. 야근 좀 하고.. 밤샘 좀 하면 되지 않겠어?

가라 : (상무님이 언제 그랬음? 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다른 건도 이번주에 끝내야 하고, D건까지 이번주에 끝내는건 무리인데요.

상사 : 그럼 어떻게 하냐! 상무님이 끝내라는데..! 그럼 주말에도 일 좀 해서 다음주 화요일까진 끝내! 그때 회의때 보고하게.

 

-_ -;;;   이러면 상황 3에서 이번주까지 끝낸다고 보고했다는 말도 못 믿죠.

 

그후에 저를 부릅니다.

 

상사 : 너는 내편을 들어야지.. 왜 쟤네 편을 드냐..

가라 : 네?

상사 : 니가 거기서 무리라고 쟤네들 편을 들어주면 이번주까지 끝내라고 한 내가 뭐가 되냐..

 

..... (첨부터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상황 5.

제가 다른 팀과 협업으로 업무 진행중인데, 그 팀에서 진도가 늦습니다.

 

상사 : 그거 어떻게 됐어?

가라 : 저 팀에서 아직 어디까지 완료가 안되서요. 그래도 스케줄은 맞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상사 : 야.. 너는.. 일을 왜 그렇게 못하냐.. 그럴땐 상무님이 관심 가지고 있다.. 빨리 하라더라.. 너네 때문에 진도 늦는다고 상무님이 노발대발이더라.. 라고 얘기 못하냐?

가라 : 상무님이 그러셨어요?

상사 : 아니 너는... 그렇게 둘러대서라도 빨리 하게 만들어야지.. 이런건 거짓말이 아냐..

 

-_ -  솔직히 다른 팀 사람들이 바보도 아니고, 업무의 경중과 현재 회사 상횡에 따라서 상무가 이런 일에 관심을 보일지 급하게 해야 하는 일인지 판단은 하죠. 다들 나보다 학벌도 좋고 성적도 좋고, 일도 잘하고, 게다가 회사에 충성까지 하는데...

 

 

전 상황 4와 5 때문에 상사가 윗사람이 어떻게 하라고 하더라면서 지시하고 독촉해도 믿지를 못합니다.

......

 

    • 아 눙무리 ㅠㅠ
      그나저나 어디서 일처리 하는 방법을 저렇게 배웠답니까;;
    • 운명이죠....그저 울 수 밖에 -_-;;
      필수요소/ 그렇게 배워서 그런게 아니라 저 경우는 그냥 머리가 나쁜 거에요 -ㅁ-;;
    • 전형적인 행보관 스타일이네요.
    • 1~3은 멍청한거고, 4~5는 철면피네요.

      가끔 그러면 실수인가보다 하는데 상습범이 되면 빡치죠. 저도 전에 게시판에 뭐 하나 올리라고 해서 첨부파일까지 만들어 이대로 올리겠습니다~ 하고 오케이 받고 올렸더니만 몇시간 뒤에 왜 쓸데없이 첨부파일을 올려 비공개 정보를 공개했냐며 난리난리!! 아까 이대로 올리겠다고 했잖아요! 라고 했으나 헛소리하고 있네. 내가 언제 그랬어 임마! 이렇게 나오니 이건 뭐 증거도 없고. ㅠㅠ
    • 그림니르 / 헉.. 군인출신 맞습니다.. 헐..
    • 저는 거짓말은 아니고 대단한 '융통성'을 가진 상사때문에 요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에요. 원칙과 기준따윈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이랬다 저랬다 말 바꾸기를 일삼거든요. 회의하면 뭘 하나요. 다수의 의견에 따라(사실 그 상사만 제외하고 나머지 전부)회의결과가 나와봤자 결국은 자기 마음대로 바꿔서 일을 진행해 버리니 나머지 사람은 뭥미? 하는 상황이 되버리는 거죠. 하도 이랬다 저랬다 하니까 업무 진행하다가 진행방향이 바뀌는 사태가 빈번해서 이의제기를 하면 '***대리가 몰라서 그러는 건데..' 혹은 '***대리가 정말 잘 못 생각하는 건데....' '내가 이쪽에선 경험이 20년이 넘는데, 융통성을 발휘해야..블라블라' 네, 전 융통성 제로인 인간이 되버려요. 아니 저 뿐 아니라, 상사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융통성 제로인 인간이 되버...... 하아. 정말 대책없는 상사에요.
    • 모두 동일인물인가요? 아... 정말....제가 다 슬프네요 ㅠㅠ
    • 그림니르 // 저도 딱 군대스타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ㅋㅋ
    • 회사라는 조직에서 제정신 가지고 관리자 되는 게 이상한 일이죠.
      멀쩡하고 능력있는 사람은 알아서 튀거나 짤리고 남는건 또라이들 뿐.
    • 무능한 상사들의 공통점인가 봅니다. 저도 무릎을 치면서 읽었네요. 전 다행히 어제 박차고 나왔습니다만;;;; 아오... 다시 생각해도 빡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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