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 긴 생각

+ 배우의 얼굴, 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영화네요. 대사도 적고, 의도적인 '비어있음'의 연출도 그렇고,

탕웨이와 현빈의 얼굴을 그저 바라보게 만듭니다.

눈이 호강한다는 게 아, 이럴때 쓰는 말이구나 싶네요.

탕웨이의 14살 중국 소녀같은 코가 맘에 들어요.

아기같은 느낌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입매와 뺨의 라인도 그렇고요.

(쓰고 보니 뻔하네? 탕웨이 찬양?

뻔해도, 너무 아름다운 걸 어째요. 아름다운 걸 아름답다 하는 건 뻔한 일이지만 만추를 보고 이 짓 안 하면 돈 아까운 거임. 이 영화의 제2주제는 탕웨이찬양임. 저도 멈추고 싶은데 손이 막 미끄러지네요 ?)

 

+애나의 소녀시절에 관한 얘기가 영화에 나오는데

-굉장히 총명해서 영어도 제일 먼저 익혔고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의 손님들이 애나만 찾았다-

자동으로 상상이 돼요. 긴팔다리에 치파오를 입고 눈동자를 빛내며

귀여운 입술로 영어를 구사하는 중국계 소녀.

 

예쁘고 잘 생기고를 떠나서 배우는 서사를 뒷받침하는 얼굴을 지녀야 한다,는 요지의 글을 읽은 기억이 나요.

 

플롯과 스토리의 빈 곳을 채우는 배우의 얼굴,

얼굴 만으로 그 인물의 지난 삶의 히스토리를 짐작하게,

또는 궁금해하게 하는 얼굴.

 누군가 '배우의 얼굴'이라는 책을 낸다면

표지는 탕웨이의 말없는 표정이 아닐까싶어요.

 

+그리고 시애틀을 가로지르는 고속버스라는 공간.

혼자 앉아 있다가 혼자 서서 커피를 마시다가 둘이 앉아있다가 둘이 마실 커피를 사오는 것.

언젠가 먼 곳에 고속버스를 타고 가게 된다면 그 장면들을 떠올리게 될 것 같아요.

혼자 길을 떠날 정도로 마르고 지친 마음에 누군가를 기다리게 될 것도 같고. 좋더라구요. 커피씬들.

 

+ 중국가족이 나오는 영화치고, 데이트를 다룬 영화치고

음식에 대한 묘사가 정말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탕웨이의 먹는 입매가 참 예쁜데. 아, 초반부에 나초인지 쿠키인지를 오물오물 먹는데 토끼같았어요. 슬픈 토끼?

 

 

+탕웨이는 어깨선이 참 특이해요. 비율이 좀 이상한 듯도 한데, 옷을 걸치면 뭐든 근사하고. 암튼 묘해요 묘해.

 

+전', 놀이공원 커플 씬 아름다웠습니다. 어딘가 피나 바우쉬 류의 무용을 연상시키기도 하고,

 '이 영화는 나만의 컬트가 되나요' 하시는 분들은 이런 약간 뜬금없는 느낌을 맘에 들어 하는 게 아닐까 싶고요.

 

현빈앓이의 연장으로 이 영화를 선택한 어떤 분들에게

낯설고 이상하고 재미없다 글러브 볼걸!을 외치게 했을 김태용 감독의 이런 점, 좋아요.ㅎㅎ

 현빈때문에 극장 온 어떤 분들도 이런 영화도 있구나, 괜찮네, 하고

개안하셨음 좋은 일이고.

 

+옥자 역 배우 김서라씨 맞죠? 우와, 어쩜 그렇게 아름답대요? 나이들수록 아름다워지는 외모인 듯해요.

처연하고 이상하고.

발연기라고 오해받을 법한 그 대사처리는 의도적인 걸까요?

 

 

암튼 영화 좋네요. 정성일 평론가님의 트윗은 보지 말 걸 그랬습니다. 영화 보는 내내 떠올라 거슬렸어요. 그분 생각은 그분 생각인데, 영화 감상에는 꽤 방해가 되더군요. 너무 단호했달까. 폭력적으로 느껴졌어요. 그렇다고 트위터 등에서 정선생 어쩌구 해가며 까는 사람들 옹호하는 건 아니지만.

    • 윤성호 감독이 트위터에서 말한 정선생이 확실히 정성일인 거예요?
      저도 놀이공원 장면 좋아합니다.
    • 글 좋네요.
      탕웨이의 완벽치않은 비율은 큰키가 커버해주는것같아요.
      김서라씨는 미국에 사는걸로 아는데 그래서 종종 캐스팅이 되는것같아요. 로스트에도 아마 나왔을겁니다.
    • 옥자 역 발음은 전 발연기보다는 뭔가 교포발음? 인가 생각했어요. 남편도 미국인이니 일상서 한국어를 잘 안쓴다면 그럴 수 있다 싶어서 별생각 안했달까.
    • 그 특이하게 처진 좁은 어깨가 치파오 입기엔 최적의 어깨...;ㅗ; 언니 서양드레스 말고 치파오만 주구장창 입어주세요!!! 하고 싶어요. 그나저나 만추 아직 못봤는데 조바심나서 관련글마다 광클중..ㅎㅎ


    • 서점에 갔다 발견한 보그 표지. 이번달 잡지 지출이 이미 포화상태가 아니었다면 혹했을지도...
    • 아마도요.써놓고 괜히 죄송스럽네요.민망한 감정일까요? 한분야에 일가를 이루고, 고독하리만큼 철저하게 영화를 사랑하는 분이 오랜 꿈을 이루고, 그 꿈의 결과에 대한 팔불출적인 애정과시(때문만은 아니겠지만)와, 그로 인한 연쇄작용으로 우스워지는 모습을 보는 건 괴롭네요/로스트에도요?해외 활동중이시군요. 탕웨이랑 엄-청나게 닮은 배우가 신기생뎐이라는 드라마에 나오는데 그 배우가 단신인 걸 보고, 탕웨이 미의 큰 부분이 키로구나, 했습죠/그쵸. 느릿하고 엇박자적인 발음이 분위기에 잘 어울렸어요/아, 글쿠나. 치파오 입은 장면은 하나도 없었나? 아쉽다..암튼 폴님, 얼른 보세요. 되도록 혼자요. 플롯이나 스토리의 빈곳을 열심히 생각으로 채우면 좋은 영화라서요.
    • 네, 내일 회사끝나고 혼자 보러 가겠어요:)
      보그사진, 탕웨이는 배우같고 현빈은 연예인같군요. 흐음.
    • "현빈이 이 현빈앓이의 연장으로 이 영화를 선택한 어떤 분들에게

      낯설고 이상하고 재미없다 글러브 볼걸!을 외치게 했을 김태용 감독의 이런 점, 좋아요.ㅎㅎ"


      현빈앓이하다가 본 사람은 왜 실망할거라고 미리 단정하시는지 이해가 좀 안가네요.
      현빈도 충분히 멋있었는데 말이에요. 탕웨이한테 홀릭하시는건 이해가 가는데 현빈좋아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너무 단정적인신게 편견이 느껴진다면 제가 예민하게 반응하는건가요?

      현빈을 좋아해서 이 영화에 더 관심이 가고 보러간건 사실이지만 영화 자체도 충분히 즐기면서 봤고
      감동했어요.
    • 산호초2010 // 그냥 현빈얼굴만이 아니라 다른 느낄게 더 많다는 정도의 표현 같아요^^

      충분히 멋지게 나오고 그만으로 만족할 수도 있겠죠
    • 산호초 2010/이런저런 게시판과 트위터에서 '현빈보러갔는데 재미없어서 실망했다'류의 글을 많이 봤거든요.만추의 지금 개봉 성적은 시크릿가든 현빈 인기에 꽤 영향을 받았고, 그 중에는 <시가>가 아니었다면 <만추>를 선택하지 않았을 일부 관객수도 포함돼 있을 테구요.

      게시글에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 영화로 현빈을 다시 봤다,싶을 정도로 맘에 들었어요. 거울보고 머리 만지며 표정 바꾸는 씬에서는 확 홀리기도 했고, 시가 전에 개봉했다면 '영화론 별 재미못봤던 현빈의 재발견' 이라며 더 높이 평가받지 않았을까 상상해보기도 했고요. 마음 상하시지 마시길바래요 시가 글마다 쫓아다니며 댓글 단 폐인입니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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