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보고..
드디어 벼르고 벼르던 작품을 젤 뭘 하기가 어정쩡한 날 저녁에 보게 되었는데요..그나마 강풀만화의 소소한 개그스러움을 정말 잘 살린 영화화된 작품인 것 같았어요..
작품 자체가 원래 큰 파고가 없어서 보고 온 사람들의 평/보고 같이 나온 사람들의 평은 호오가 갈렸지만..
저는..70 넘으신 부모님도 있고/.사랑하는 사람과 다신 살면서 못 보는 이별도 해봐서..갈 수록 가슴이 먹먹해지더니 펑펑 울어버렸습니다..결국 그래서..영화끝나고는 마음이 허해져서인지..우동 한 그릇 하고 말았네요..ㅎㅎ..그래도 간만에 펑펑 울어서인지 안구건조가 약해진 느낌입니다..카타르시스도 있구요..
연기적인 면으로는 비주얼은 원작이랑 정말 어르신들 네 분 다 거의 일치하게 맞는데..윤소정님의 "연극적 발성"이 참 거슬리긴 하더군요..이것도 취향에 따르겠죠?
하지만 연기톤이 네 사람에서 한 사람만 유독 다르니까..그건 좀..아쉽더군요..하지만 원작의 만석 할아버지처럼 순재옹께서 소리를 지르지 않는 게 지적되는 것도 봤는데..오히려 전 이 연기가 더 괜찮은 것 같았어요..나름 가족하고 단란하게 사는 할아버지인데 귀가 안 들린다고 맨날 소리만 지른다는 것도 웃기고..영화에서도 소리 안 지르는 것에 대한 대용책으로 욕지거리 잘 뱉는 영감님으로 설정해서인지..괜찮았어요..무엇보다 순재옹의 사랑연기는 정말 어떤 드라마의 멋진 남주보다 실감나고..이별이나 마지막 장면 모두 모두 정말 최고였어요..가슴을 저미는 연기라고나 할까요..주름살 하나 하나마다 진심으로 하는 듯이 느껴졌어요..서브였던 재호옹이나 수미 여사도 너무 좋았던 게..재호옹이 진짜 너무 부인을 사랑하고 수미 여사는 남편에게 엄청 사랑받는 게 보였거든요..특히 자식 전부를 불러놓았던 장면에선 진짜 그런 자식들을 거느리는 부부같은 케미스트리가 느껴졌어요..그리고 딸내미에게 통장건네주는 재호옹의 모습에서는 개인적으로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 죄스러운 마음이 있어서 펑펑 울었습니다..그래서 그 이후에 장면에선 앞을 더이상 못 보겠더라구요..원작에 대한 정보가 있었던 터라..군봉 아저씨가 자식들을 보내놓고 그 다음에 어떤 행동을 할 지 아는 터라 눈물이 더 많이 났어요..그외에는 소소한 역할이었지만 오달수씨랑 이문식씨 깨알같은 재미가 있었구요..아 그리고..오랜만에 한국영화에서 가사있는 영화음악(루시드폴?)이 툭 불거진 것도 좋았어요.. 아무래도 약간 빈약한 내용과 내용 사이를 잇는 붓점같은 효과를 보이기 위해 썼겠지만..옛날에 편지 볼때 "Too Far away"를 좋아했는데..그 이후로 처음인 것 같았어요..좋더군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원작 자체가 큰 파고가 없어서 에피들을 모아서 감정선을 만드는 게 쉽진 않았을텐데..감독이 대단하네요..
오랜만에..후회 안하고 영화 재밌게 잘 봤어요..우리 시대의 아름다운 동화같고..그래서 크리스마스 시즌이었으면 개봉시점도 좋았을 거란 생각에 아쉬움도 있구요..
마지막으로 주인공들처럼 정말..너무 사랑해서 그 사람이 없는 걸 상상도 하기 싫을 정도로 행복한 기억이 되어 줄 새로운 사랑이 다시 찾아오길 기도하렵니다..지금으로서는 다신 못할 것만 같지만요..
*다만..그놈의 "런닝맨"의 영향으로..여기서 나온 송지효양은 "멍지효"캐릭으로 보이더군요..내가 미쳤나봐 하면서도..글케 생각이 되더군요..자연상태의 그녀랑 가장 비슷한 게 멍지효 캐릭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