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생이었던 사람이 바라본 명문고

* 지금은 끝난 웹툰 정글고에 인상적인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흑요석형제던가, 유명한 학원 간판을 부수며 다니던 형제가 학원장에게 일갈하던 내용 말이죠. 정확히는 생각안나지만 대충 "너희는 명문학원이라고 하지만 애시당초 우수한 애들을 모아서 좋은 학교에 보내는 것인데 그것이 정말 특별한 것이냐"라는 것이었습니다.

 

제 나름으론 좀 신선했습니다.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라고나 할까요. 저 역시도 연합고사를 치르고 고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지역내 명문고는 당연히 우수한 연합고사성적을 얻어야만 입학이 가능한 학교였죠(그리고 공립이었습니다). 그땐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의문이 들더군요. 명문고라는 것의 기준은 뭘까요. 제가 입학했던 고등학교는 명문이 아니었습니다. 그냥 지역내 중상위권 고등학교였죠(교육열이 비교적 낮은 지역이었던 것도 감안해야합니다). 물론 제 동창들이나 2~3년 위아래 선후배 중에도 서울대를 비롯한 명문대를 간 사람은 있습니다만, 서울내 유명고나 저희 지역 명문고에 비하면 적은 편이었습니다. 뭐 명문고건 그렇지 않곤 서울연고서카포를 보내는 학교는 꼭 몇명을 보냈다는 현수막을 걸었습니다.  어쨌든 제가 졸업하고 나서 오랜 시간이 지났죠. 현직 중딩들에게 들려오는 얘기론 지금 제가 졸업한 학교는 여전히 TOP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역내 명문들 중 하나'쯤에는 속한다고 합니다. 명문대에 보내는 학생들의 수도 늘어났고요.

 

교사 지인들중 몇몇이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애시당초 진짜 예외적인 극소수를 제외한다면 서울대를 갈 아이들;학교공부를 기가막히게 잘하는 아이들은 정해져있더라 라는 얘기였죠. 그 요인이 유전(-_-)인지, 환경인지,  아니면 타고난 노력인지는 모르지만. 한두사람 얘기가 아니라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였지만 그냥 일부 전문가의 성급한 일반화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생각해보니 단순히 일반화라고 생각하기만도 어렵더군요. 좋은학교, 명문대를 간 친구들은 초중고 시절 내내 두각을 나타내던 친구들이었습니다. 단순히 말하자면 그냥 머리좋은 애들이요. 물론 모든 머리좋은 애들이 명문고, 명문대를 가는건 아니었지만, 결국 명문고, 명문대를 간 애들은 공부를 잘하던 애들이었어요(수능난이도라는 거대한  변수라는게 있긴 하지만요).

 

그래서 궁금해지더군요. 과연 명문고라는건 뭘까. 아니, 명문고를 만드는건 무엇일까. 우수한 교사진? 좋은 교육지도계획? 깨끗한 시설? 명문고, 명문대를 가는 것에 학교의 영향력은  제로이고 오직 학생들의 역량일 뿐이다 라는 얘길 하고자 하는건 아닙니다. 정글고라는 웹툰의 방식;현실 교육의 불합리함을 꼬집어 극대화시키는 표현방식에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그러나 의미는 있을지 모른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뭐 이 얘기를 좀 더 확장한다면 명문대까지 이어지긴 하겠지만 말입니다.

 

뭐 제 기준에선 10년도 더 된 이야기들입니다. 지금은 많이 변했겠죠.

 

p.s : 딴소리지만 고교샘들 찾아뵌 것도 꽤 오래됐군요. 보고싶네요.

    • 명문과 우수한 이라는 단어 정의가 바껴야 할 것 같아요.
    • 관련된 조사 결과도 있는걸로 알아요.. 특목고 입학시 아이들의 평균 성적이나 졸업시의 평균 성적이나 같은 분위에 속해있다.. 결국 명문학교라서 뭐가 다른게 아니고 애초에 잘하던 애들이 잘하는거라고... 잘하는 애들만 모아놓으니 대학 잘가는것 뿐이고.. 학교에서 딱히 무언가 해주는건 아니다.. 뭐이런거였죠..
    • 잘하는 애들, 혹 잘할수 있는 아이들을 모아서 더 높은 목표를 두고, 양질의 인재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원론적인것엔 찬성이지만...



      대학도 사회 시스템도 이렇게 흘러가는 속에서는 그런 원칙론 따위 의미 없는거 같아요. 명문고는 좋은 대학가는 발판, 연줄 넓히는 기회일뿐이란 생각이...
    • 당연히 머리 좋은게 있죠. 생물학이 심심해서 있는게 아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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