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행길] 11. 지하철에서 또 졸았어요-명상(이완)은 불면증에 특효, 내면의 몸..

1.

 

우울증 극복 300일 프로젝트....라곤 하는데, 궁극적으로는 행복하고 평화로워지기 인생 프로젝트의 1단계라고 해야 할 듯 하군요. 하여간 <우울증을 넘어 행복으로 가는 길>, 첫 번째 마음챙김을 연습하고 있는 중입니다.

 

 

2.

 

지하철에서 졸았어요. 요새 잠이 좀 부족하긴 하지만, 지하철에서 숨에 집중하며 마음을 챙기다가 기분이 확 좋아져서 헤헤헤 한 것 까지 기억나는데, 어느 순간 블랙아웃... 또 지하철 역 지나칠 뻔했는데, 눈 뜨니 내려야 할 역에 열차가 딱 정차해 있더군요. 아무리 생각해도 명상은 불면증에 최고예요. 언제 잤대..

 

원래 위빠사나 명상의 목적이 '이완'은 아니래요. 아, 제가 많은 명상법 중 유독 위빠사나에 관심이 많은 것은, 임상적으로 '우울증' 재발방지에 확실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명상이 위빠사나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전 사마타(한 곳에 집중하는 명상) 명상보다 위빠사나 명상이 좀 더 잘 되는 편이에요. 아마 타고난 주의력의 성질 차이일 텐데 (스님은 그것도 업이라고, 아마 전생에 사마타 수행을 덜 했나보다고 그러셨 -_-;;;) 원래 이런 미묘한 차이가 선호도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치잖아요. 좀 잘 되니까 재미있어서 더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더 익숙해지고 더 잘되고 그래서 더 재미있고 하는 식의 선순환식 발전과, 정 반대의 악순환의 침몰의 전혀 다른 길을, 애초의 미묘한 차이가 가르곤 하니까요. 하여튼 위빠사나 명상의 목적은 이완은 아닌데, 위빠사나든 뭐든 '사마타(집중)'명상은 기본이기 때문에 위빠사나를 하게 되면 자연 사마타 명상도 같이 하게 되는데, 원래 집중 명상 자체가 굉장한 이완 효과를 가진대요. 그리고 사마타 명상이 극강의 수준에 다다르면 일상생활, 심지어 삶 자체도 잊을 정도의 강렬한 '황홀경'을 경험케 해준다 하고요. 전 사실 지금 제가 하고 있는 '마음챙기려는 노력'이 무슨 명상계열에 해당하는지도 잘 모르겠는데 (조만간 명상 스승님을 찾아가야 할 듯.) 하여튼 하다 보면 몸이 툭 이완되고 기분이 좋아지고, 가끔 기분 좋아지는게 강해지면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가면서 미*년 처럼 실실 웃게 돼요. 오늘 지하철에서도 이렇게 실실 웃다가 갑자기 기절한 (잠이 든) 거죠. 많이 피곤한 상태에서 이완이 되니까 바로 잠이 들었나봐요.

 

그러나 정작 집에 와서는 다시 몸이 뻑뻑하게 굳어 있고... 이런. 자기 전에 바디스캔 해야지.

 

 

3.

 

목욕하고 세수하고 로션 바르는 와중, 무던히도 숨쉬기에 집중이 안 되었어요. 그래서 피부의 감각에도 집중해보고 그냥 떠오르는 것은 뭐든 다 받아들이려 해보고 이것저것 시도해 보다가, 에크하르트 톨레가 추천한 '내면의 몸을 인식하기' (자세한 방법은 여기 클릭)'가, 저런 식의 '몸과 피부에 자극을 주는 일'을 하고 있을 때는 저에게 가장 잘 맞는 명상법이라는 것을 발견했어요. 이제 목욕을 해도, 화장해도, 기분이 좀 덜 나쁠 것 같아요. 혹은 '내면의 몸을 인식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기분이 나쁘다는 사실 자체를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음, 어쩌면 전 기분이 나쁜 게 아니었는지도 몰라요. 그냥 목욕하고 화장 하고 할 때면 자세가 정상 때와는 다르게 비뚤어지고, 그래서 '근육들이 긴장'되었을 뿐인데, 제가 자동으로 '근육이 긴장되고 힘이 든다 = 기분 나쁘다' 식으로 반응한 것일 수도 있죠.

 

 

4.

 

글을 쓰면서 정말 많은 것을 얻고 있어요. 특히 댓글들로 응원해주시는 거요. (인간이 소심하고 멋이 없어서 뭐라 답글 달기 민망해서 답답글을 못 달고 있지만, 애정어리고 따스한 답글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 응원 받다 보면 짜증 나고 힘든 일이 생길 때, 혹은 또 무언가를 '미루고' 있을 때 마음챙김이고 뭐고 확 잊어버리고 다시 잠자는 의식의 상태로 들어가버리려 하다가도, '헛..이러면 안 되지!' 싶어 다시 정신 차리게 되거든요.

 

오늘도 그랬어요. 정말 감사드려요. 이런 글을 쓸 수 있도록 듀게가 존재하는 것도 행운이고, 다사다난했던 듀게를 지금까지 운영해주신 듀나님도 감사드리고 (헤..^^)  읽어주시는 분들도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계속 비틀거리겠지만 (인내심 없고 끈기가 없으며 기복이 심한 게 제 특징이었어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행복과 평안한 삶에 좋다는 것'들을 몸에 익히는 연습 꾸준히 해 나가면서 일기도 계속 끄적거리려고요.우선 300일부터 채우는 게 목표!

 

 

    • 힘내세요 명상도 좋지만 체력 길러 운동하시는거 추천..^^
    • 어제부터 마음챙김 책 읽고 있어요. 아마 제 안에서 거부하는 게 있나봐요, 조금 읽고 덮다가 다시 읽고 그런 과정의 반복이네요. 그런데 호흡 부분은 확실히 제가 걱정하는 과호흡과 연관이 많이 되서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저랑 연관이 많이 되는 느낌이라 호감이 팍 생기더라고요. (오늘부터 읽어야 할 부분이 바디스캔인데 보디스캔 제목을 보면서 계속 '나는 보디히트란 영화만 생각난다'고 투덜투덜 ^^;; )

      전 불면증은 여전한데 대신 자는 도중에 계속 깨는 건 요새 좀 덜해진 것 같아 그걸로 위안하고 있어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 제가 시도하려는 일을 저보다 먼저, 더 열심히 하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면에서 저에게도 행운인 것 같아요. 책으로 출판되어서 나온 얘기랑, 이렇게 실시간으로 자기 얘기를 올려주는 것을 읽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이거든요. 훨씬 생생하고 친근감이 생긴달까요.

      전 순간순간 제 마음에 떠오르는 것을 의식하고 있는데, 제 마음의 얘기는 거의 평가+판단+비판+비난의 말이더군요. OTL..그런 성향이 있는 줄은 알았지만 그걸 더 명확히 알겠어요. 그렇다고 긍정적으로 생각을 바꾸려는 노력은 안하고 그냥 그렇다는 걸 인지하려고 하고 있답니다. 명확히 인지 못할 때보다 더 답답한 면도 있는데 ('이런 내가 나도 싫고, 답답해.'하는 생각이 밀려 올려와서...) 일단은 인지하는 것부터 시작하고 있어요. 이렇게 제 마음에 떠오르는 것을 인지하고, 오늘도 운동하려고 해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2^^
    • art / art님 댓글 덕에 다음 '방법'은 '운동하기'와 '몸챙기기'로 정했...

      문조/ 명상이 안 맞는 사람이 분명히 있어요. 전 굉장히 잘 맞았던 케이스였지만요. 하지만 호흡 연습은 제가 생각해도 확실히 도움이 될 것 같으네요. 근데 보디히트 ㅋㅋㅋ

      sophie / 저도 평가+비판+비난 말을 많이 하며 살았어요...가 아니라, 전 원래 사람들이라면 다 그런 말의 폭풍의 속에 사는게 당연한건줄 알았어요 ㅠㅠ;;; 지금도 그런 생각들에 휩쓸려있는지 모른 채로 살고 있는 중이에요. 명상으로 그냥 바라봤는데 이런 생각들이 확 바뀌면 제일 좋고, 안 그러면 하나 하나 찾아서 바꿔나가야지 싶어요. 좋은 주말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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