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지하철 바낭] 빨강을 입은 여자 + 무라카미 하루키씨의 트윗.

1. 늦잠자고 늦게 일어나서 동네 빈티지샵 어슬렁거리다가 (마크제이콥스 실크 원피스 ㅋ득템ㅋ;; 했어욜) 회사에 왔습니다.


지하철 맞은 편에 한 60-70대정도로 추정되는 여성이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저도 잡지를 보다가 맞은편을 힐끗 봤는데 이 분은 머플러, 코트 안 니트, 네일폴리쉬하고 립스틱을 선명한 빨강으로 맞추셨더군요. 그런데 무엇보다도 예쁜 빨강은 (어디 집회라도 다녀오신 건지) 코트에 붙은 정치적 구호가 쓰인 빨강 스티커였습니다. "We are all Wisconsin" 하고 "I stand with Planned Parenthood"가 써있더군요. 빨강이 너무 잘어울려서, 사람이 별로 없었으면 빨강색 너무 잘어울려요, 하고 말할뻔 했습니다.


2. 오랜만에 트위터 들어갔다가 무라카미씨의 업데이트 (2주일도 지났습니다만)를 봤습니다. (주의: 미루나무님 이반님이 이 계정이 무라카미씨 본인 계정이 아닐수도 있다고 지적해주셨어요)


俺は俺の弱さが好きなんだよ。苦しさやつらさも好きだ。夏の光や風の匂いや蝉の声や、そんなものが好きなんだ。どうしようもなく好きなんだ。君と飲むビールや…… via Twitter for Mac

나는 나의 약한 점이 좋아. 힘들고 괴로운 것도 좋아. 여름의 태양과 바람의 냄새, 매미소리 같은 게 좋아. 뭐라고 말할 수 없이 좋아. 너랑 마시는 맥주도...


중학교 3학년때 하루키 팬이던 학교앞 서점 아줌마에 이끌려 (그 서점에 하루키 책이 엄청 많았어요) 팬이 되었어요. 그의 문장을 읽다보면 유난히 여름 얘기가 많이 나옵니다. 그리고 햇빛냄새가 나는 빳빳한 폴로셔츠를 입은 청년의 이미지.

    • 그냥 괜찮아 보이는 사람들이 좋은거죠 하지만 투명했던게 갑자기 색을 입고 있는지 않겠죠.
      저런 말투 괜찮아요 약해지는 것도 좋다고 하니
    • 빨간 스티커의 문구가 뭘 의미하나요? 하루키 할배는 그 나이에도 소년같네요.
    • 진짜 하루키는 계속 소년 같기로 한 약속을 지키는군요
      머리를 이발소에서 깎겠다 운동화를 신겠다 변명하지 않겠다...라고 세부항목도 있었던 수필을 읽고 좋아했었는데.
    • 가영/ 그렇습니다. 괜찮은 사람이 좋은 건 진리'-'
      새벽/ 현재 위스콘신주에서 진행중인 시위를 지지한다는 거랑, 플랜드 페어런트후드는 여러 활동 중에 낙태의 권리 인정 (pro choice)를 주된 활동으로 하는데 그들을 지지한다는 얘기죠. 하루키씨는 문장때문인지 30대 초반같아요, 제 마음속에서.
    • 세틀러/ 얼굴도 동안이시죠. 큐트!
    • 여름의 태양과 바람의 냄새, 매미소리 같은 게 좋아.

      ---------->

      이건 소년의 느낌도 있지만, 한편으론 뜀박질을 좋아하는 이 사람의 느낌이 나기도 해요.
      (얼마전에 이 사람이 쓴 마라톤 관련 수필을 봤거든요.ㅎ)
    • 자본가/ 달리기도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이미지인 것 같아요. 수필에도 나오고 소설의 주인공도 달리고요. 저는 여름도 조깅도 별로 즐기지는 않는데 그의 문장을 읽다보면 여름이 와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고 싶어! 하는 기분이 된단 말이죠.
    • 저 하루키 진짜 하루키 트윗이었어요? 전부터 그게 진짜 궁금했어요. 글이 완전 오글오글.-_-;;;
      차라리 자기 소설이 낫네 했거든요.
    • 미루나무/ 전에 트위터에 유명인 본인인증 뭐 그런 게 있었던 것 같은데 그게 안보이기는 해요. 그런데 팔로워가 10만이 넘는 걸 보니 본인일 가능성이 높지 않나 싶어요. 앗 저는 그렇게 안오글거리는데;
    • 예전에 일본쪽 기사에 나온 것 같은데, (적어도 기사 작성 당시까진) 본인인지 아닌지 진실은 모른답니다.
      http://news.livedoor.com/article/detail/4262534/
    • 이반/ 앗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_* 이걸 본인이라고 굳게 믿었던 저도 참;;
    • 저 글은 [양을 둘러싼 모험]에 나오는 '쥐'군이 한 말 그대로인데요ㅋ
    • 다크/ 아아 그런가요. 쥐는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에도 나오고 양을 둘러싼 모험에도 나왔군요. 소설들이 막 섞여서 기억이 가물거려요. 양사나이는 양을 둘러싼..에만 나왔던 것 같고요.
    • 근데 작가들은 트윗터도 저렇게 작가스럽게 하는군요. 트윗터에선 그냥 일반인 무라카미를 기대하는건 욕심일까요. 물론 일상의 그도 그냥 이런사람일수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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