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결말에 순수하게 감동못하는 사람의 케이스 - The King's Speech (스포 아주 조금)+미국극장 불평

한국에서는 아직 개봉전인 것 같으네요. 트루그릿은 개봉시기가 겹치는데 블랙스완도 킹즈 스피치도 개봉시기에 몇개월 차이가 있는 건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지인의 극찬을 듣고 가서 봤는데 의상이나 배경으로 눈요기하는 것도 크고 미묘한 표정변화로 연기하는 거 (헬레나 본햄 카터의 한쪽 입꼬리 살짝 올리기도 지오프리 러쉬 할아버지의 얼굴을 일그러뜨리는 표정연기도) 좋았어요. 다만 마지막 장면에 개전 연설을 성공하고 인간승리하는 장면에선 순수하게 기쁘지는 않더라고요. 특히 라디오 연설을 듣는 빈민층 가정의 모습이 나올 때는 더더욱. 성공적인 연설은 물론 등장인물들에게 너무 중요한 사건이지만 이제 징집되어서 싸워야 하는 사람들이 있단 말이죠.


이런 조금 떨떠름한 느낌을 또 언제 받았나 생각해보니 잉글리쉬 페이션트 볼때 그랬군요. 저는 그 연애관계가 왜 애틋한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 미국 극장은 좌석 지정제가 아니라서 저는 극장에 갈 때마다 10분 정도 일찍 가서 영화보기 좋은 자리를 맡아요. 어제는 그런데 영화 시작 직전에 한팀 (시작 시간은 이미 지나고 예고편 하는 중에) 아예 영화 본편 시작 후에 한팀이 좌우로 앉더군요. 오른쪽 할머니 팀 (둘다 따뜻한 날씨에 모피! =_=;; 게다가 제 몸에 닿아서 싫었어요)은 자리 하나 비워달라고도 요구했고 왼쪽 할머니 팀은 팝콘을 정말 가열차게 드시더군요 아삭아삭아삭아삭. 휴우. 자리가 아예 없는 것도 아니에요. 불편하지만 앞자리 좌석은 텅텅 비었거든요.


++ 제인에어 개봉하면 보러 갈래요. 제인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예쁘지만 뭔가 뾰루퉁한 표정으로 다리를 건너는 제인에어 표정이 클로즈업되는 장면을 예고편에서 보고 꼭 보러 가야지, 생각했어요.

    • 음..좀 이해가 안되는군요. 이제 징집되어서 싸워야할 사람들이 있기에 그 연설은 중요했던게 아닌가요?

      연기는 정말 끝내주더군요.
    • 연설 성공으로 행복해하기엔 너무 이르죠. 군주 입장에서 당장 전쟁에 백성을 보내야한다는 걸 생각하면 더더욱. 그래서 일부러 마지막에 후일담 형식으로 자막을 넣어서 그는 국민 단합의 상징으로.. 이런 설명이 나오나 싶고요. 게다가 연설 성공은 주인공한텐 대단한 성취이긴 합니다만 결국 남이 써준 거 읽는 거잖아요. (이렇게 말하는 제가 좀 비뚤어졌나 싶긴 합니다만)
      + 아 그런데 한국에서 이미 개봉했나봐요?
    • 만약 연설을 망쳤더라면, 그게 곧 징집될 백성들에게 좋은 일일까요?
      +아직 개봉 안했어요.
    • 일본 극장도 그러던데 왜 지정좌석제를 안하는 걸까요? 전 이게 너무 이상하게 느껴져요;
      영화 보는데 좌석 위치가 얼마나 중요한데; 아님 늘상 그렇게까지 관객이 꽉꽉 차지 않는다는 걸까요. 이상해요.
      + 킹스는 한국에선 2주 뒤에 개봉해요.
    • 개봉안했는데 어떻게 보신 건가요?
      다르게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저는, 연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건 등장인물들한테는 많이 기쁜 일이겠지만 그 이후에 우리가 이미 알고있는 역사적 사실 - 길고 힘든 전쟁 - 때문에 와 잘됐다, 하고 마음편하게 극장을 나서지 못했다고요. 연설 성공 그 포인트보다 조지 6세가 약한 인간에서 정치지도자로 성장하는 모습 (영화에도 얼핏 나옵니다만)이 저한테는 더욱 관심이 갔어요. "너의 목소리" 운운하는 장면도 그 목소리를 비유적 의미로 생각할 여지가 있었고요. 그런데 결말 부분에서, 옆에서 문안 싹 다 준비해준 연설 (적어도 영화상 설정은 그렇죠)의 성공+그걸로 영화 끝내기에는 감동이 적었단 이야기입니다. 연설을 망쳐야 했다는 얘기가 아니고요.
    • 진/ 잘은 모르겠는데 지정좌석제 안하면 인건비나 부수 비용 절감이 엄청 크지 않을까요? 아무리 개봉직후라도 서울처럼 상영관이 꽉꽉 차는 경우는 한번도 못봤어요. 그러니까 그냥 티켓 수랑 좌석수랑 맞춰서 판매..이렇게 짐작해봤어요.
    • 다운받아서 봤어요.
      관람의 포인트가 저랑 다르셨나봐요. 저는 오히려, 저 연설이 성공적으로 치뤄져서 그나마 희생이 줄었겠구나 라고 볼 수 있는 입장이었거든요.
      만약 당시 조지6세가 국민 개개인들을 독려하기는 커녕 저따위 왕이라니 우린 안돼,, 뭐 이런 패배감을 주는 존재였다면,,,아찔하죠.
      제게 이 영화는 개인의 장애극복기보다는 좀 더 넓은 의미로 읽혔어요.
    • 외교적 노력이 실패로 돌아가고 그래서 우리는 개전할 수 밖에 없다는 메시지는 결국 직업정치인들이 써준 거라 (이 시점에 체임벌린이 수상으로 취임하고요) 콜린 퍼스씨의 연기가 아주아주 훌륭했음에도 불구하고 감정을 온전하게 이입하지 못하겠더라고요. 이걸 다른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건 충분히 이해하고요. 이 영화 본 지인들도 저처럼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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