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질-마음이 슬퍼요

 작년에 잠깐동안 만난 친구가 있었어요.


 직접도 아니고, 사진을 보자마자 반한건 처음이었죠. 객관적으로 과히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주관적으로 너무나 예뻤어요.

 하지만 만날 일도 별로 없고, 시간적 공간적 접점도 거의 없을 친구였기에 그냥 그렇게 넘어가리라 생각했는데, 우연히 네이트온에서 말을 걸고는 급속도로 친해졌어요.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나랑 잘 맞는 사람이 있지? 이런 생각을 매 순간, 매 초마다 하면서 친해졌죠.

 결국 얼굴 단 한번보고 사귀게 되었는데... 금방 헤어졌어요. 한달도 안되어서.


 제가 어느 정도 실수를 하기는 했지만, 그리 큰 실수는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어쨌거나 그 친구는 이틀동안 연락을 끊었고, 더 이상 관계를 지속할 수 없다는 전화를 걸어왔죠. 이걸 자기 문제라면서. 결국 붙잡지 못했어요.

 하지만 전 지금까지 그저 고맙고 감사했어요. 그 전까지 정말 깊은 우울과 절망의 늪에 빠져 있었는데, 거기서 구해준 친구였거든요. 삶이 달콤할 수도 있다는 것을, 행복을 적극적으로 찾을 때 행복할 수 있다는 걸 알려준 친구라고. 그리고 10개월 정도가 지난 지금도 미련이 있어요 사실. 


 하지만 그 유명한 말 그대로. She was just not that into me.- 그녀는 저에게 반하지 않았었어요.


 우연히, 아니 의도적이겠죠.. 알게 된 그 친구의 말. 전 '빨리 알아채고 잃어버려서 정말 다행인' 그런 사람일 뿐이더라고요.

 헤어지던 밤, 그렇게 말했었어요. 날 좋아하지만, 더 좋아하게 되기 전에 이 관계를 끝내야만 할 것 같다고. 그게 그런 뜻이었나봐요.


 무척이나 짧은 기간이었지만, 사귀던 동안 오히려 저보다 그 친구가 절 더 좋아하는 느낌이었어요. 사실 무척이나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아이였는데, 저에게 종속되는 그 느낌이 싫었던 걸까요.


 그렇게 이쁘지나 말던가, 아니면 취향이 나랑 다르기를 하던가, 아니면 아예 처음부터 나를 거절하던가. 왜 이렇게 흘러가는거죠 모든 일들이...


 아침에 그 말을 알게 된 이유로 지금까지 가슴이 쿵쾅거리고 소화가 잘 안되네요.. 할 일이 쌓여 있는데 언제하고 자죠...


 

 










    • 할 일이 쌓여 있는데 언제하고 자죠...=> 이제부터 시작하시면 됩니다...(라고 말하는 저도 일 안하고 듀게질-ㅅ-;;)
    • 연애 시작하고 한 달만에 헤어지신거면 정말 서로 너무너무 좋아 죽을 지경인 단계에서... 잘 싸우지도 않고 싸워도 그냥 티격태격인 정도의 큰 갈등 겪지 않고 서로에게 정떨어질만한 일도 없었던 단계에서 헤어지신거네요. 그렇게 좋은 기억만 있으니 더 잊지 못하시는 것 같아요ㅠ
      차라리 그렇게 좋은 기억만으로 추억할만한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는 것에 덜 슬퍼하셨으면 좋겠어요. 저에게는 그렇게 그리워하고 못잊을 지나간 인연이 없어서 한편으론 부럽기도 해요. 슬프시다는데 죄송해요
    • '좋아하지만, 더 좋아하기 전에 끝내야만 하는' 저도 요즘 많이 공감하는 바에요.
      이 방법이 현명할지는 몰라도, 겁나는 것이 많아진 저의 현실이 무척이나 슬퍼요. 아마 그분도 그러시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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