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쓰나미, 복구, 대응. 제목미정.

뭔가 한 마디 쓰고는 싶은 생각은 있는데 생각 정리가 안 되네요.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두서없이 왔다갔다합니다. 그래서 글도 맥락없고 두서도 없습니다. 양해를.

각 문단별로 내용들이 ㅗㅏㄴ전 따로 놀고 있습니다그려.


해일의 뒷처리는, 희생자에 대한 애도도 애도지만 남은 사람들에게도 참 거시기한 날들의 시작입니다.

어느 재해가 안 그렇겠습니까마는, 복구에 이를 때까지 기약도 없이

특히나 뭔가 노가다판이라면 내가 힘을 쓰면 쓸수록 똑딱똑딱 건물이 올라가는 거라도 보이는데

수마의 흔적은 그런 것도 없이 마치 센과 치히로의 한 장면처럼 끝도 없이 뭔가 쏟아져나오기만 합니다.

그게 옆동네 비디오가게에서 흘러넘친 에로비디오면 다행인데, 팅팅 불어 눈코입 분간도 안 되는 

익사체라면 처음에는 놀라서 혼비백산으로 달아나고 나중에는 덤덤하게 묵념부터 하게 되더군요.


태안 참사 때도 그랬지만 현장에 남은 사람들에게 정신적 피로증은 사회적 관심이 가셨을 때 찾아옵니다.

비상상황의 버프라고 해야 하나, 초기에는 여기저기서 도움의 손길도 오고 방송국 헬기 카메라에 적십자에

군 대민지원에 뭔가 딱히 직접적 도움은 없을지라도 참, 든든하긴 하거든요. 여럿이 함께 이겨나간다는 게.

대체적으로 뭔가 큰 게 정상으로 돌아오고 나면 (예컨대 전기수도가스 등의 라이프라인) 사회적인 연대는

제자리로 돌아갑니다. 아직 복구해야 할 건 많이 남아있죠. 그 때부터 남은 사람들 사이에서 감정 격해지고

싸움도 많이 납니다. 표현이 잘 안 되고 중언부언하는데 그 때부터 남은 사람들의 정신적인 피폐는 시작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냥 개인적인 경험이 근거일 뿐 일반화할 수 있는 얘긴진 모르겠습니다마는, 여튼간

그 기억이 개인적으로 꽤 악몽인데 (그 때 쑥대밭이 된 관공서에 있는 공습경보 스위치 보니까 확 내려치고

싶어지더군요.... 빨간 버튼 보면 눌러보고 싶은 심리가 아닌, 뭐랄까 속에서 뭐가 갈곳없는 짜증이 확 끓는)


일본 만화잡지 출판사에 취직한 선배가 동아리 까페에 지진났다! 라고 올릴 때만 해도 아 그렇겠거니 했건만

웬걸 TV 틀어보니 아 이게 장난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그 형 말고 또 다른 한국인 편집자가

페이스북에 생존신고와 자세한 속보를 전하는 것을 보고 한편으로는 지인 소식에 안도하면서도, 다른 지인들

소식에 걱정부터 앞섭니다. 며칠 전에 연락 재개되었다는 일본인 교수님은 아직까지 소식 못 들ㅇ 상태입니다.

이 난리통인 와중에 야스쿠니 신사 지붕이 무너져 난징이 축제분위기란 소리가 들리는데 별로 현실감이 없습니다.

그 전에 운남성에서도 지진났대지 않았나? 싶고. 대관절 사람 목숨에 경중이란 게 있나? 참 뭐랄까. 사실 이 모든

희비극 속에 제일 웃긴 사실은 그 테레비도쿄가 정규방송을 끊고 재난방송 시작했다는 사실 같기도 하고. 어느 곳

화산이 폭발하면 그 동네 화산온천 소개를 하는 대책없는 개그센스를 지닌 방송에서 진짜로 재난피해 방송을 하는

거 보니 야, 이거 정말 장난이 아니다. 싶은 생각도 들고. 


여기저기 게시판 살펴보니 우주전쟁을 말하는 사람도 있고, 다른 재난영화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제 경우는

일본침몰(영화가 아니라 고마쓰 사쿄의 원작소설) 제4,5챕터에서 그려낸 도쿄대지진 상황이 우선 떠오르더군요.

그만큼 작가가 현실감있게 잘 썼다는 건데, 일본으로부터 들어오는 인편의 소식들이 거기서 묘사한 모습과 

굉장히 흡사하게 그려집니다. 여기 듀게에서도 별로 다르지 않은, 다행한 소식들이 들려오는 와중에 한편으론

잊고 있던 기억이 스멀스멀 올라와 오버랩이 됩니다. 소설 속에서 사람들은 요요기공원에 삼삼오오 모여 있고

전차가 멈춰 집으로 걸어 돌아가며 큰 소요사태는 없지만 거대한 불안감에 사로잡힌 무기력이 느껴집니다.

소설 속 묘사인 줄 알았더니 일본 친구나, 지인이거나 혹은 모르는 사람들의 SNS 속에서 그 느낌이 전달됩니다.

'6시간 걸어 집으로 왔다. 집안은 난장판이다. 여진 때문에 청소도 못하겠다 낸장...' 가볍게 쓴 문장 속에서

마냥 웃을 수 없는 암담함이 느껴집니다. 물론 희생자에 대한 애도도 있어야 하겠는데, 저는 저 남은 사람들

이제부터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어 좀 답답합니다. 특히나 이번 쓰나미 같은 건 옛날 겪었던 그 경험이 시각적 

기억으로 동반되니까 TV 꺼버린다고 해서 눈 앞에서 사라지지도 않고 계속 리플레이 중인데 머리가 무겁습니다. 

아직까지 인지부조화 중인가 봅니다. 이번 일은 왜 이리 일상으로 복귀가 잘 안 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좀 빠져나와야 할 텐데. 

    • 야스쿠니 지붕이 무너졌군요.
      자세한 피해 뉴스는 무서워서 못보겠어요 정말.
    • 참... 야스쿠니 신사 소식에 웃지도 울지도 못하겠고. 한편으로 화산 폭발하면 동네 화산 온천 소개... 그 방송국 정말 답 안나옵니다.
    • 야스쿠니 신사는 오보인 것 같다고 하더군요.
    • 거대한 불안감에 사로잡힌 무기력이라는 말이 뭔가 맞네요. 이럴수록 빨리 제자리를 찾아야 피해복구도 빨라지겠죠.
    • Weissrose//
      음.. 비난이라기보단 뭔가 참 대단한 마이페이스란 방송국입니다. 대충 이런 곳입니다.
      http://www.parkoz.com/zboard/view.php?id=images2&no=46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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