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행길] 25. 달라이라마의 얼굴, 끔찍한 사건을 접했을 때 그의 반응

일본 지진 뉴스를 계속 접하다가,용서》에서 읽은 달라이라마의 얼굴 표정과 감정의 정직함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고통스러운 일을 들었을 때 그의 반응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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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용서》의 저자 '빅터 챈'] 전통적인 중국 가정에서 자랐다. 감정을 밖으로 표현하는 것은 금지 사항이었다. ... 살아오면서 지금까지 대부분은 무표정한 얼굴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나는 유독 자의식이 강했고, 보호막은 갈수록 두꺼워졌다....중립적인 얼굴을 갖는 것은 내 삶의 대부분에서 잘 들어맞았다. 하지만 최근에 와서 나는 그것 때문에 내가 많은 대가를 치르고 있음을 발견했다. 시간이 갈수록 감정을 경험하는 능력이 줄어들었다. 그것은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극에 달했다. 장례식에서 나는 의식적으로 슬픈 감정을 끌어내야만 했다....

 

하지만 달라이 라마는 얼굴에 영혼이 드러나 있었다. 심리학 교수이자 얼굴 표정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인 폴 에크먼 [진짜 대가임-ㅅ-]을 비롯해 많은 이들이 그 사실을 알아차렸다. 에크먼은 인간 얼굴 감정가이다. 그는 지난 40년간 인간 얼굴에 대해 깊이 연구해 왔다. 이 연구에서 에크먼은 얼굴 근육을 분류하고, 그 근육들이 어떻게 움직여 7천여 가지의 표정을 만들어내는지 조사했다. 그는 얼굴 근육의 어떤 부위의 움직임이 인간의 중요한 감정들과 관계가 있는가를 밝혀 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뛰어난 인간 거짓말 탐지기가 되었다. 9.11 뉴욕 세계 무역 센터 테러가 발생한 뒤, CIA와 FBI 합동의 테러 대책 본부는 용의자를 심문할 때 거짓말을 탐지하는 방법을 일러 주는 자문역으로 에크먼을 고용할 정도였다....

 

(...생략...)

 

2000년 3월, 폴 에크먼은 다람살라에서 열린 제8차 마음과 인생 학술 회의에서 처음으로 달라이 라마를 만났다. 전세계 불교도들과 서양 과학자들이 그 자리에 참석했고, 회의 주제는 파괴적인 감정이었다. 5일 동안 진지한 토론과 모임을 거치면서 그 심리학자는 티베트 지도자를 관찰할 충분한 기회를 갖게 되었다. 에크먼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까지 수많은 얼굴들을 연구해 왔지만, 달라이 라마 같은 얼굴은 본 적이 없었다. 그의 얼굴 근육은 생기가 넘치고 유연했다. 20대의 사람에게서나 볼 수 있는 얼굴 근육이었다.

 

이 놀라운 불일치의 이유가 무엇일까? 에크먼은 그 해답을 알 것만 같았다. 달라이 라마는 에크먼이 지금까지 알았던 어느 누구보다 얼굴 근육을 더 활발히 움직이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감정이나 느낌을 매우 정확히 표현했다. 신호를 애매하게 뒤섞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행복할 때, 그는 백 퍼선트 행복했다. 그 기분을 희석시키는 어떤 다른 감정도 끼어들지 않았다.

 

에크먼이 달라이 라마의 얼굴에 깊은 인상을 받은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어린아이들의 경우를 제외하면 이 티베트 지도자의 얼굴은 수십 년간의 연구 기간 동안 에크먼이 만난 가장 가식적이지 않은 얼굴이었다. 그리고 어린아이들처럼 달라이 라마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데 전혀 숨김이나 거리낌이 없었다. 그는 자신의 감정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다. 자기 감정에 대해 남을 의식하거나 창피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

 

회의 도중 캘리포니아에서 온 참관인 한 명이 달라이 라마에게 다람살라에서 한 아이가 광견병에 걸린 개에 물려 죽었다고 전했다. 참석자 모두 이 티베트 인의 얼굴에 서린 깊은 슬픔을 똑똑히 보았다. 에크먼에게 이것은 놀라운 경험이었다. 달라이 라마가 마치 자기 자식을 잃은 듯 몹시 상심해 하고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에크먼은 그런 슬픈 표정이 얼마 가지 않는다는 데 놀랐다. 불과 몇 분 만에 슬픔의 메아리는 모두 사라졌다. 비슷한 얘기로, 달라이 라마는 재미있는 일이 있을 때 전혀 거리낌없이 웃음을 터뜨리고는, 몇 초 만에 더할 나위 없이 진지하게 집중하곤 했다. 그는 자신의 감정뿐 아니라 어떤 것에도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았다.

 

달라이라마, 빅터 챈,《용서》(오래된미래. 2004)  pp.4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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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행복한 사람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사람들이  인간 생의 목표는 무엇인 것 같냐고 물으면 '행복해지는 것..!'이라고 말하는 티베트의 지도는 저렇답니다.

 

음...일본 지진을 보면서 무슨 감정을 느껴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일본 지진피해 관련한 TV 화면을 보는 순간에는 '어..저거 진짜 어떻하냐...' 근심어린 표정으로 심각하게 감정이입을 하며 진심으로 안타깝고 걱정이 되는데, 미디어가 없을 때는 일본 대지진은 저에겐 약간 호들갑스러운 대화 소재 정도로 전락합니다. 화면이나 사진을 직접 보지 않은 상황에서는 감정이입이 생생하게 잘 안 됩니다. 혹은 '안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고보면 인터넷에서 난리가 났던 노무현 전 대통령 자살 당시에도 그랬습니다. 다들 절절하게 느끼는 그 안타까움과 슬픔과 고통이, 저에게는 그만큼 깊이 생기지 않아요. .(그래봤자 그분 죽고 난 다음 날인가 정신과 가서 약 먹기 시작했으니 아예 영향을 안 받은 건 아니지만..;;). 쿨한 사람도 있다고 하지만, 전 쿨한 것과는 좀 거리가 먼...공감의 능력이 '제가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기준치'만큼 높지 못한 것 같습니다. 다양한 감정과 느낌을 매우 정확히 표현하는 '얼굴'을 가진 달라이라마 같은 성인(-_-)과, 평소 얼굴 표정이 '무표정'에 가까운 저와의 차이일까요.. 아니면 인간성 자체가..-_-?

 

음... 하여튼 달라이라마는 저렇답니다. 폴 에크먼이 이야기 한 거면 정말 정확한걸 테죠. 그러고 보면 달라이라마는 슬픈 감정을 정확히 순수하게 깊게 느낀 후, 몇 분 지나면 다 벗어버리는 반면, 저는 슬픔을 순도 100%로 느끼지도 못하면서, 그 사건의 타격은 일 년 이년 끌고 가는 차이가 있네요. 음, 그렇군요. 저도 빅터 챈과 같이 제대로 된 감정을 못 느끼는 거였어요. 학창시절, 사는게 너무 고통스러워서 감정을 느끼지 않는, 하다 못해 감정에 아주 둔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고, 무던히 노력했거든요. 어느 정도 성공까지 했어요. (그래서 그때 못 푼 감정이 우울증을 더 심화 시킨 듯...) 그래서 전 제 감정을 제대로 못 느끼는 사람이 된거죠. 슬픈 일도 고통스러운 일도 명백하게 말로 풀어내지 않고, 제대로 감정 표현도 잘 못하는 편이에요. 실제로 크게 느끼지 못하니까. 그런데도, 혹은 바로 그렇기에, 그 사건에 대한 타격은 오래 간직해요. 감정을 느끼고 수용하고 표현한 후 놓아주지 못하기 때문일지도요. 달라이라마 같은 사람이 정말 수행이 제대로 된 사람인거죠.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알고, 그 감정을 정확하고 확실히 표현하죠. 남 눈치 보지 않고.. 그리고 자신의 감정에도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고 특정 사건의 영향도 크게 받지 않아요. 저도 이렇게 되고 싶습니다. 우선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정확히 바라보고, 그게 어떤 것이든 모두 수용하고.. 또 얼굴 표정도 그것에 맞게 다양하게 하여 제대로 표현하고..

 

 

오늘의 우행길 - 몸 가꾸기

 

1. 명상 - 하고 잘래요

 

2. 운동 - 못했어요. 앗, 스트레칭 했다?

 

3. 행복한 사람처럼 행동하기

좀 많이 웃으려 노력? 입쪽을 의식했어요. 제 입꼬리도 보통 한국인들처럼 아래로 축 처졌거든요. 올리려고 노력노력..

 

4. 잘 먹기 - 오늘의 식단

피자 2조각 (뙁!)

오랜지 2개, 바나나 2개, 현미튀밥 1공기

밥 2/3공기 + 김치찌개 + 김

두유 1잔, 풀먹은 소 우유 1잔, 까페라떼 (에스프레소 18g + 우유 1잔) , 루이보스차

마켓오 블루베리초컬릿 2쪽 (뙁!!! 그래도 초코케잌 먹고 싶은거, 첨가물 적은 리얼 초컬릿으로 대신한거라능. 카카오함량만 70~80% 되었어도 정말 사랑해줬을텐데..)

오메가3 3캡슐, 멀티비타민 2캡슐, 히알루론산 1캡슐, 엽산 1알 (어휴..많다 -_-)

 

5. 잘 자기 - 오늘은 3시 이전에 제대로 잘 듯~ 다음주 제 목표는 3시 이전에 자는거에요;;(너무 버거운 목표일지도..;)

 

    • 영화 쿤둔이 생각나네요~~
    • 글 보면서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옜날에 지인분이랑 얘기하다가 니가 정말 변하고싶으면 그런사람처럼 행동하라기에
      그냥 이 사람 장난하냐 싶어서 무시했었는데 그게 어느정도 맞는 말이었네요....(그리고 그분에게 사과하고픈데..이젠 그럴수도
      없다는게 참..)저도 being님 글 보면서 용기를 얻는답니다. 힘내세요. 항상 행복하시길:)
    • being님의 우행길은 매번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 주네요 잘 읽고 있습니다
    • 웃음이 없는 스타일이라 요새 그냥 무작정 활짝 웃는 짓을 해보곤 합니다. 물론 아무도 없을 때, 또는 아이에게. 대신 바로 무표정으로 싸악...돌아가야하죠.
    • 魔動王 / 못 봤는데 꼭 찾아봐야겠어요!
      요거트 / 저는 제가 자발적으로 감정을 눌렀는뎅.. 책 재미있어요 ^^ 다만 다른 부분은 감정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는 않아요.
      타보 / 저는 제 상담선생님이 '다른 사람 따라하는게 쵝오임' 알려주셨는데. (사람 변화하는 방법이 거의 없는데;; 몇 안되게 효과 있는 방법이라고..)
      그냥저냥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_)
      oblique / 꺄악 역시 듀게는 영험!!!!! 책 진짜진짜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번역해주셔서 감사해용~
      mirotic / 감사합니다^^;;
      키드 / 웃음이 있는 스타일로 변신하세용 ㅎㅎ 우선 키드님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부터. 우연히 들른 옷집 아줌마에게라던가 등등.. (잘 아는 사람들에게는 맨 나중에 변신 ㅋㅋ)
    • 오늘도 좋은 책 알려 주시네요. 언제나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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