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이야기] 앞마당 버프.

저녁에 이웃아주머니가 그 댁에서 키우는 흰푸들을 데리고 놀러오셨어요. 어머니가 개랑 산책 중에 만난 아주머니신데 알고보니 같은 아파트 윗층에 사시는 이웃에 연세도 같고, 그 댁도 반려견이 있어서 금방 친해지셨어요

사람끼리는 사이가 좋은데 개들은 앙숙입니다 처음엔 푸들이 저희 개를 개무시했습니다 개도 푸들을 개무시로 맞대응. 두마리가 서로 투명개 취급하기로 합의를 본 듯이 말이지요

그런데 개가 윗층아주머니한테 귀염받는 걸 푸들이 시기를 해서 폭언(혹은 사나운 개소리?)를 퍼 부은 적이 있습니다 그 일로 제 개가 앙심을 품고 푸들만 보면 주인품에 안겨서 짖습니다 ㅡ.ㅡ 소심한 놈.

그런데 윗층 푸들도 자기 집에서는 금이야 옥이야 귀하게 자란 몸이라 물고 뜯고 구르는 개싸움은 할 줄 몰라요
얼마나 귀하게 자랐으면 이름부터 이쁜이. 그러나 현실은 비만 푸들 ㅋㅋ 뭐 이쪽은 혼혈종 떵개(그래도 우리 개가 더 이쁘...)

하여튼 두 놈이 만나기만 하면 서로의 엄마 품에 안겨서 끊임없이 짖습니다. 견공계의 키배인냥. ㅡ.ㅡ
하도 으르렁대길래 제 개를 방 안에 가두고 문을 닫았더니. 이쁜이가 쪼르르 문 앞에 달려가서는 약을 올립니다
"ㅋㅋㅋ 버로우탔어"
"아놔. 문만 열리면 너님은 나한테 캐발림."

둘이 문을 두고 앙앙 거리길래 시끄러워서 문을 열어줬더니.. 둘 다 흠찟. 현피 뜰 것처럼 난리를 치던 녀석들이 말이지요. 서로 눈길을 외면하며 각자의 엄마 품으로 쪼로록 달려갑니다. 엄마 품에서 키배 다시 시작.

어머니와 윗층아주머니 대화소리보다 개 두마리가 앙앙대는 소리가 더 시끄러웠어요
둘다 막상막하의 소심쟁이들이지만 그래도 우리 개가 "떵개도 지 집 앞마당에서는 30% 먹고들어간다" 버프를 받아서 이길 줄 알았는데..

결국엔 무승부. 이쁜이는 윗층아주머니 품에 안겨 고고한 눈빛을 날리며 집에 갔고요. 개는 현관 앞에서 분이 안 풀려 한참을 씩씩거렸습니다

지금은 윗층 이쁜이와 키배로 에너지가 소진되어 거실바닥에 널부러져 있는데요. 분은 아직도 안 풀렸나봅니다 누워서도 으르렁거리는 걸 보면..

하아.. 앞마당 버프를 받고도 이쁜이를 제압 못 하다니. 우리 떵개한테 완전 실망이에요
이쁜이 고것이 얼마나 같잖다는 눈빛으로 널 내려다보면서 돌아갔는 줄 아니? ㅠ.ㅠ
    • 믿는 구석이 있으면 목소리가 커져요. ㅎㅎ
      • 네. 몸집은 작은 녀석들이 목소리는 하나는 카랑카랑해요 ㅎ 먹은 게 전부 성대로 가나봅니다
    • 저도 개님을 키워서 주인 품에서 하는 키배가 뭔지 잘 알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입니다.
      생동감있게 글 정말 잘 쓰셨어요.
      • 주인품에서 기세등등하게 앙앙거리는 녀석들 얄미워요! ^^
      • 그러니 개껌을 지불하셔야....(이건 아니고)

        재밌게 읽어주셔서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 앞마당 버프 ㅋㅋ 올리시는 개 이야기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 ^^ 엉성한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정말 개껌이라도 지불하고 싶은걸요.ㅎㅎ
      자주자주 올려주세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9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2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9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8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4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