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내한공연 사상 최고라고 생각한 이글스의 역사적인 내한공연에 다녀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가본 내한공연 사상 최고였습니다.

이건 전무후무한, 공연사에 길이 남을 공연이었다고 생각해요.

무려 3시간 동안 진행되었죠.

토토, 에릭 클랩튼, 핑크 플로이드, 휘트니 휴스턴, 마이클 잭슨 등의 공연을 가봤는데

이글스만큼 감흥이 큰 공연이 없었어요.

그래서인지 밤을 꼴딱 새버렸네요.

30만원짜리 일등 좌석에서 보신 분도 전혀 돈이 아깝지 않으셨을 것 같아요.

혼이 담긴 공연이었다고 해야 할까요.

뭐 도무지 말로 표현하기가 힘드네요.

최고의 무대 매너에다가

노래면 노래, 연주면 연주, 앙상블 화음이면 앙상블 화음까지 완벽했어요.

돈 헨리, 글렌 프라이, 티모시 B 슈미트, 조 월시 그들은 진정한 아티스트였어요.

결성된지 40년만에 만난 이글스는 정말 위대했습니다.

팝 역사상 최고의 밴드중의 하나임에 틀림없습니다.

 

이글스의 곡중 'Hotel California'는 가사를 전부 외워서(심지어 간주와 후반부 연주 부분까지 비슷하게 몽땅 따라부르면서)

노래방에서도 자주 불러요.

이 노래가 5분이 넘으니까 주변 눈치 보면서 간주는 스킵해버리곤 하죠.

많은 분들이 그러시겠지만 토토의 'Rosanna' 등과 함께 제 인생의 팝 음악이자

팝 음악 사상 최고의 명곡으로 손꼽히는 'Hotel California'를

라이브로 들은 소감을 말씀드릴께요.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자면

'Hotel California'를 내가 들었었는지도 잘 알 수 없는 상태에 빠졌었어요.

공연을 'Seven Bridges Road'로 시작해서

'Long Road Out of Eden' 앨범의 수록곡을 두 곡 정도 부른 시점이었어요.

갑자기 라틴 풍 멜로디의 트럼펫 연주가 시작되었는데

'어, 이거 혹시?'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글스가 재결성해서 만든 'Hell Freezes Over' 앨범에서

'Hotel California'가 처음에 라틴풍 멜로디로 시작하잖아요.

그 생각이 나면서 '벌써 부른단 말이야'하면서 좀 당황했어요.

저는 'Hotel Califonia'가 공연의 중반이나 막판에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그렇게 마음을 먹고 있어서 그랬는지 아직 들을 준비가 안된 상태였어요.  

비유를 하자면 애인이 집에 오기로 해서 천천히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들이닥쳐서 당황스럽고 순간적으로 멍해졌다고나 할까요. 

그러는 사이 기타 연주와 함께 'Hotel California'가 시작됐어요.

주변에서 환호성을 지르고 난리가 났는데

저는 가만히 있었어요.

원래는 저도 공연장에서 환호성을 지르고 같이 따라부르기도 하는데

이 역사적인 순간을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렇게 노래를 듣고 있는데 갑자기 속으로

'내가 지금 정말 호텔 캘리포니아를 라이브로 듣고 있는거야?', '진짜로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게 맞는거야?'

하는 생각이 들면서 계속 실감이 나지가 않았어요.

그러고 있는데 'But you can never leave'하더니 노래가 끝나고

그 유명한 후반부 기타 연주가 시작되더라구요.

'이 긴 노래가 벌써 끝났단 말이야?'하면서 믿기지가 않았어요.

그래서 정신차리고 기타 연주에 귀를 기울였어요.

그리고 곧 노래가 끝났죠.

그제서야 저는 환호성을 질렀어요.

그런데 'Hotel California'가 끝나고 다른 노래가 시작되었는데도

내가 'Hotel California'를 들었었다는게 실감이 안 났고

지금까지도 정말 들은게 맞는지 잘 모르겠어요.

분명히 돈 헨리의 보컬과 연주에 계속 귀를 기울이고 있었는데,

한 순간도 놓치지 않겠다고 듣고 있었는데,

그 순간을 떠올려봐도 정말 들었던게 맞는지 기억이 안 나요.

마치 신기루 같은게 눈 앞에 나타났다가 빠르게 사라져버린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가장 느끼고 기억하고 싶었던 순간이 기억도 안 나고 실감으로 다가오지도 않아요. ㅠㅠ

공연 다니면서 이런 적이 한번도 없어서 좀 당황스러워서

이렇게 길게 쓰고 있네요.  

혹시 다른 분들도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글렌 프라이, 티모시 B 슈미트 등 멤버들의 연주 실력이 다 출중했는데

조 월시는 거의 기타의 '신'인 것 같더라구요.

조 월시가 정식으로 소개될 때 보여준 티슈를 마구 집어 뽑는

익살스러운 퍼포먼스가 기억에 남네요.

돈 헨리야 원래 가장 좋아하니까 말할 것도 없구요.

이글스의 앨범을 다 들어본게 아니라 처음 듣는 곡도 있었는데

'In the City'가 진짜 좋았어요.

'Long Road Out of Eden' 앨범 수록곡 등 못 들어본 곡들도 다 좋더군요.  

 

마지막 곡이 'Desperado'였으면 했었는데

앵콜곡 마지막으로 드디어 그 서정적인 선율이 울려퍼졌어요.

어두운 무대에 돈 헨리에게만 조명이 비치며 'Desperado~'

아, 그때의 감동이란... 

 

한가지 아쉬운건 'Sad Cafe'를 들을 수 없었던거에요.

그 노래도 정말 좋아하거든요.

 

40년의 관록이라는거 정말 대단하더군요.

공연은 시종일관 여유가 넘치고 유머도 있고

그러면서 한치의 오차도 없고

네 명이 같이 호흡하는 안정된 음악을 하더라구요.

진정 거장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무대였어요.

 

블로그를 뒤져보니까 33만원 티켓으로 공연을 보고

왕복 교통비, 택시비까지 돈이 엄청 들었다는 분이 계셨는데

그 분 말씀이 100만원이 들었어도 아깝지 않은 공연이었다고 하네요.

듀게분들중 이글스 내한공연 갔다 오신 분 계시면 댓글도 달아주시고 글도 올려주셨으면 좋겠네요.

이글스의 역사적인 공연의 소감을 공유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공연 곡 리스트를 링크할께요.

http://blog.naver.com/harukii01/150103156754

2010년 Setlist였다고 하는데 순서까지 똑같네요.

한 두 곡 빠진 것 같긴 하지만요.

 

이제 흥분을 가라앉히고 자야겠어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agles, Forever~!

 

 

    • 굉장한 염장글이군요...커플글이 아닌데도 신고를 누를뻔했네요...부럽습니다. 이글스를 좋아하고 안하고를 떠나서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다는것 자체가...
    • 아.........글만 읽어도 소름이 끼치는 건 뭐죠 ㅠㅠ
      내가 왜 안 갔을까..
    • 아~ 저는 두번째 앵콜곡을 할 때 나와서 Desperado는 놓쳐버렸네요. 왜 33만원짜리 티켓을 안 끊었을까 후회되는 공연이었어요. 특히 돈 헨리는 드럼을 쳐 가면서 어떻게 그런 보컬이 나오는지 소름이 끼치던걸요.
    • 보고 싶었지만 너무너무 비싼 티켓과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못 가게 되었네요. 표를 안 끊은 것이 다행인것이 어제 퇴근 도중에 회사에 사고가 터져서 다시 한밤중에 회사를 복귀해야 했으니 천운이었다고 해야할지 불운이었다고 해야 할지. 담번에 슈퍼콘서트로 좀 저렴한 가격으로 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 아아 배아파요 데굴데굴
    • 염장글로 올리려던 것은 아닌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나봐요. 죄송합니다.
    • amenic/ 조금만 참고 마지막 곡을 들으시지 그러셨어요. 그야말로 '화룡점정'이었거든요. 아무튼 같은 장소에 있었다니 반갑네요. 돈 헨리의 보컬은 여전해서 놀랐어요. 돈 헨리 정말 위대한 뮤지션이에요. ^^
    • 질문맨/ 저도 비싼 자리는 엄두도 못 내고 제일 싼게 다 팔려서 그 다음 석에서 봤어요. 멀어서 아쉽지만 공연을 즐기는데는 특별히 무리가 없었던 것 같네요. 슈퍼콘서트로 다시 온다면.. 와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네요. 다시 이글스를 한국에서 볼 수 있다는 상상만 해도.. ^^
    • 작년 12월에 시드니에서 공연을 봤습니다.
      저에게도 Hotel California는 제 인생의 노래이기에...
      돈 펠더와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이 사람들은 늘그막에도 분쟁이 끊이질 않아요.
      아무리 조 월시가 기타를 잘 친다고 해도 돈 펠더가 없는 건 좀 부족해 보여요.

      저도 연주 중간에 꿈꾸는 듯한 환각에 빠져들었어요. 저 사람들이 진짜로 라이브로 연주하고 노래하고 있는 게 맞나?
      무대의 조명이 환상처럼 느껴지기도 했고요.
      다른 가수들의 공연처럼 오프닝 밴드를 보내서 두 시간씩 채우는 짓도 하지 않았죠. 오직 이글스만의 세 시간 꽉 찬 연주
      막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다음날 인사평가와 함께 올 해의 연봉이 결정되는 면담이 잡혀 있었는데요
      그 날 매니저로 부터 무려 A4지 열 장에 달하는 제 인사평가서를 받았습니다.
      디펜스를 위해서라면 저는 그걸 읽고 분석하고 내일 할 말을 준비해야만 했었어요.
      퇴근 후 공연장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몇 번이나 스스로에게 물어봤습니다.
      인사고과와 이글스의 공연 중 내 인생에서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건 물어볼 필요도 없는 질문이었습니다. 이글스의 공연이 훨씬 더 중요하죠.

      예, 준비는 뭐 공연 마치고 밤 늦게 할 수도 있었겠죠. 서류는 프린트해서 가방안에 들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글스의 라이브 공연을 세 시간 동안 보고 난 후 내일 인사평가 면담에서 할 말을 준비하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별로 그러고 싶지도 않았고요. 그런 것에서 대해서 생각 자체를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올 해 이 모양으로 살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기필코 필승을 기원하며.
    • 양자고양이/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양자고양이님의 글을 읽고 있으니까 '음악이란 무엇일까?'란 생각도 들고 찡하네요. 잘 읽었어요. 앞으로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셨으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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