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 119구조대 같은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면 사고의 직접적인 당사자보다는,

어떻게 보면 직접적인 관계는 없음에도 사명감이든 운명이든 소명이든 뭐든 외적인 이유로

그 비극의 한 가운데 서게 된 사람들의 심정에 때때로 더 관심이 가곤 해요.

 

온통 원전 이야기로 가득찬 - 지나가듯 잠깐 나온 고 장자연씨 편지와 진상대마왕 카다피 관련 리포팅과 함께 - 오늘 8시, 9시 뉴스를 보는데,

신문 전체가 국제면으로 도배된 오늘 아침 조간을 보며 느꼈던 불만 때문인지 뭔가 꺼림칙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구조대원들의 터널같은 절망과 실낱같은 희망이 섞인 슬픔이 가득한 표정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한 구조대원은 쓰러진 집 잔해를 배경으로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뒷부분 워딩은 정확하지는 않음)

 

"사람은 그렇게 쉽게 죽지 않습니다. 구조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뉴스 인터뷰에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절박한 만화 영웅이 할 법한 멘트에 제가 예전에 좋아했던 '감동적인' 일본 만화 '출동 119구조대'가 생각이 나면서,

그만큼 지금 일본의 상황이 만화처럼 비현실적으로 큰 비극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이런 제 느낌은 우리 언론이 부추기는 측면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요...

 

가족사진 앨범이 쓰나미에 휩쓸려 가지 않도록 하려다 숨진 할아버지나

죽음을 각오하고 원전 주변에서 구조-냉각 작업을 하고 있는 자위대원 등의 사연을 전해들으며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하고,

`일본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이 노래를 부르는 한 초등학생들의 모습이 못내 희극적으로 보이기도 하면서,

그리고 오랜만에 뵌 이옥선 할머니의 늘어난 주름과 그 주름을 비추는 평소보다 몇배나 늘어난 플래시 불빛을 보며 씁쓸하기도 했던,

이상 오늘 저녁 tv뉴스 시청기였습니다...

 

    • 들리는 소식들이 잘 실감이 나지 않아요. 잠시는, 세상이 망할 징조인가 이런 생각으로 건너뛰어버리기도 하고 저는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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