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구약이 흥하는 군요.

오늘은 구약이 흥하는 날이군요.


구약에서 보면 뜨악한게 많죠. 저는 지금도 잊기 어려운게, 롯의 딸이 아버지와 자서 자손을 낳았다는 내용인데 거기 보면 '동침'이란 말이 나오


거든요. 그걸 몰라서 어른들한테 물어봤더니 '아 그거 동치미를 담궜다 이거야'라고 얼렁뚱땅 넘어가던게 떠오릅니다. 이걸 글쎄요 사실대로 해


석한다는 건 무리가 있죠. 아마 지금 그런 집안이 있다면? 이건 '긴급출동 SOS'에 나올 법한 이야기겠죠.


사람들은 종교를 접할때 가장 먼저 그 종교에서 쓰는 경전을 만납니다. 이 경전들이란게 저자가 있고 그 저자가 '음 3천년쯤 후에 후손들은 이


글에 대해 미주알 고주알 따질테니까 내가 그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 하면서 써야지'라는 개념을 가진게 아니라 처음엔 그냥 단편적인 이야


기가 떠돌다가 어느 시점을 거치면서 이게 한 권의 책으로 엮이게 됩니다. 이 시기를 보통 바빌로니아 제국이 이스라엘을 점령했던 시기로 생각


하고 있죠. 이때 그 동안 입에서 입으로 혹은 단편적인 문서로 전해지던 것들을 한데 모아 집대성하게 되고 이 집대성 하던 시기 이후에 구약성


서가 탄생하는 겁니다. 이런게 되게 이상하실지 모르죠? 간단하게 말해볼까요? 좌파의 출발점인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어떤가요? 마르크스


는 이 책을 완성하지 못했습니다. 그의 영원한 '왓슨'인 엥겔스가 그의 원고를 종합하고 정리해서 자본론을 펴낸 거죠. 


그러다 보니 창세기에서 보면 벼라별 이야기가 다 실려있습니다. 이 이야기들은 대부분 당시 중동지역의 종교에서 영향을 받은 작품들이 허다


합니다. 전에 어느 분이 ANET문서를 예를 들어 이야기 하셨는데, 맞는 말씀입니다. 한때 기독교에서도 학자들이 이 문서를 기반해서 성서를 연


구하는 그룹이 있었죠. '종교사학파'라고. 성서란 책 자체가 보면 온갖 종류의 문학작품이 뒤섞여 있죠. 심지어는 신약성서에 보면 고대 그리스


비극 분위기 나는 구절도 있습니다. 


가장 쇼킹할 롯과 두 딸들 이야기를 해볼려고 합니다. 저는 이 이야기가 실제 사건이냐?에 대해서 회의적입니다. 이 사건은 일종의 한 민족의


'기원 이야기'로 보면 딱 좋을것 같거든요. 롯의 두 딸의 자녀들이 모압과 암몬 자손의 조상이 되는 이야긴데 그 이야기를 설화로 엮어낸거죠. 우


리 조상이 어디서 왔는가?에 대한 대답입니다.


성경에서 보면 아브라함이 100살이 되서 아들 이삭을 낳았다고 하지만 이 것에 대해서 학자들은 이들이 혈연관계로는 안보고 후계자로 봅니다.


흔히 성경에 나오는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 야곱의 하나님'이란 표현을 쓰는데, 이 표현 자체가 3대가 각기 다른 신을 모셨는데,


이 신이 나중에 하나로 합쳐진 과정에서 나온 기도문이란 이야기도 나오죠. 쇼킹하시다구요? 저는 이건 별로 안 쇼킹한데요. 라엘리안 무브먼트


주장 앞에선 한 없이 작아지는 지라. ^^;;;


구약에서 유일신이라고 하지만 그 신이 만능은 아니었습니다. 보통 구약성서에서 보면 그들이 섬기는 야훼라는 신은 산신이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신을 만나는 곳을 하나씩 짚어보세요. 절대로 평지에서 강가에서 바다에서 안 만납니다. 산 정상에 올라가야 만나죠. 그리고 유목민의


신이었구요. 모세의 영도아래 이집트에서 탈출하던 시절은 지중해 지역의 민족 대이동기로 알려져있습니다. 로마제국을 무너뜨린 민족대이동처


럼 지중해 일대에 민족 대이동이 일어나고 이때 이집트가 혼란하자 노예들이 반란을 일으키고 우루루 몰려나갑니다. 그리고 팔레스타인으로 침


입하려는데 당시 까지만 해도 이게 어렵게 되니까 중간의 광야 지대에서 있으면서 조금씩 조금씩 스며들어가거나 침략해 들어가면서 팔레스타


인을 점령하게 되구요. 이 당시에는 아마 어떤 의도에서건 허다한 잡족들이 하나의 이념으로 민족으로 만들어져갑니다. 


80년대 전두환 집권 이후 삼청교육대 만들어서 비판세력 탄압하는걸 떠올리시는게 쉬울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이런 혼란기에서 유일신 종교


를 들고 나왔지만 별로 재미는 볼수 없었던거 같습니다. 이후에도 계속 우상숭배 이야기가 나오는거보면. 


이런 과정에서 그들은 자신의 주장에 대해 설명하게 되는 거죠. 우리가 법을 어기면 처벌 받듯이 그들역시 그 동안 각종 사건들에 대해 설명합니


다. 당시에는 종교가 과학의 역할도 했기 때문에 모든게 종교로 귀결되고 그가 어떤 이유로 죽었건 그의 행적이 종교적으로 엉망이었으면 그건


신의 응징이 되는 겁니다. 그렇지만 이런 해설도 무력화 되는게 '욥기'이죠. 정직하고 바르게 사는데 왜 이런 고생을 하고 살아야 하느냐? 라는


질문으로 구약성서의 세계관을 한 번에 부숴버립니다.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 왜 고난을 받는가?'라는 주제는 구약성서 후반기에 등장하고 이


후 예수가 등장하면서 결론을 내립니다. '불의하지 않더라도 징벌을 받고 때론 그것으로 모든 이들의 죄가 사면된다' 라는 논리의 귀결이 되죠. 


결론은 이겁니다. 지금 교회에서 목사들이 '**에 **자연재해는 신의 진노'라고 말하는 것은 '나 공부 안했어요' 라거나 '니들 내 말 안들으면 저


렇게 된다'라는 협박밖에 안된다는 겁니다. 경제력 없는 형제나 자녀한테 '너 내가 하라는 대로 안하면 경제적 지원을 끊는다'고 협박하는 부모


와 같은거죠. 무슨 말이냐구요? 한국 개신교계에선 희한한게 목사가 복을 빌어줘야 잘된다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교회 열심히 나오니까 누구네


사업 잘되고 자식 미국유학 갔고 맨날 차를 취미삼아 바꾼다'라는 거죠. 


그런데 이런 논리 자체가 웃긴게 개신교회에선 특히나 대한민국에서 흥하디 흥하는 장로교에선 목사는 '설교하는 장로' 수준이거든요. 그런데


한국에서 목사는 중세 가톨릭신부 보다 더 막강한 권세를 휘두르죠. 그런데 세속사회인 한국에서 자기들 권력을 인정받고 그걸 확대 재생산 하


려니까 이런 수준의 악담이 이리 저리 횡행하는 겁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좀더 영악해지는 것입니다. 꼭 이단이 아니라도 교보 문고 가면 기독교에 관련된 학문적으로 접근한


책이 많습니다. 가톨릭 계열인 분도 출판사나 이쪽에 가면 학문적인 연구서들이 많이 있습니다. 목사 설교 듣고 그 약장사에 속고 노예처럼 살지


  마시고 그런 책을 읽으면서 그걸 비판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 자유주의 신학에 기반한 이론을 펼치시면 믿음이 들어갈 부분은 없지 싶습니다.
    • 개인적으로는 일개 유대사막 잡신이 사랑과 평화를 설파했던 예수의 신과 동일시되는 게 너무 싫습니다. 구약의 신과 신약의 신은 다르다고 봐요. 전자는 악마에 가깝죠.(실제로 악마의 원형은 지방신들이었죠.)

      이 시대는 악마숭배가 흥하는군요.
    • 옛날부터 성경을 고전 문학작품 대하듯 읽어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이 글을 읽으니 그런 생각이 더욱 간절해지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역사학계에서는 여호수아의 정벌을 실제 사건으로 보고 있지 않습니다
      그냥 그 지역의 주민들이 이스라엘과 유대라는 나라를 독립적으로 건국했다고 보고 있죠
      그리고 신앙면에서 애초에 다신교 국가였고 이집트가 태양신으로 고구려, 백제, 신라가 불교를 국교화 하려고 했던 것처럼 야훼를 요시야왕이 국가의 신으로 삼으려고 했다고 하는 설이 유력하고요

      가톨릭에서는 성경을 해석할 권위가 교회에 있기 때문에 사실 문제가 되지 않죠
      성서무오설을 채택한 개신교 종파에서 주로 일어나는 문제인 거죠
    • 아.도.나이/ 자유주의 신학이란 '예수의 빈무덤은 부활이 아니라 다른 무덤을 잘못찾아가서 생긴일'이런걸 자유주의라고 하는 겁니다. 이 이론은 2차세계대전 겪으면서 실존주의와 종교사학파 한테 처절하게 밟힙니다.
    • 다이나믹 로동/ 잘 읽으셨다니 더 제가 고맙습니다. 또 한 건 올려보겠습니다.
    • 오늘 게시판에 성경에 대한 비판이 많지만 반박하는 내용은 거의 보기 힘드네요.
      저는 무교입니다만 제가 보기에 기독교는 여러 폐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와 권력을 누리는 것은 구성원들이 끈끈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죠. 학연, 지연등과 더불어 기독교 신자간에는 "종연(??)"이라는게 분명히 있더군요. 그런 네트워크에서 나오는 현실적인 이익도 상당할것이구요.
    • neo/ 요시아 왕때 북왕국 이스라엘이 멸망하면서 당시 신명기를 연구한 학자들이 내려옵니다. 그리고 그때 성전보수하다 성서 사본도 찾고 해서 신앙을 혁신하죠. 그걸 '요시아의 종교개혁'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으로 당시 심각했던 바알신과 야훼신의 종교 숭배를 일신 하려고 합니다. 불행히도 요시아 왕이 전사하면서 큰 효과는 못봤지만요.
    • 내일은권태/ 우리나라는 예배를 보러 가는게 아니라 영빨 좋은 목사님을 쇼핑하러 가는 성향이 강하죠. (이건 다른 나라 이민가서도 마찬가지로 행동합니다) 우리나라 개신교회도 천주교회 처럼 일정 지역 거주자는 마치 주민센터 가듯 특정 교회로 가도록 제도화 하면 종연 이란게 무의미해질텐데요.. 너무 단시간에 급성장한 폐해라고 봐야죠.
    • quichekazmara/ 하하하 ^^;; 기독교 초기에 마르시온 이란 학자가 '신약의 신과 구약의 신은 다르다'라고 하고 그때 신약성서 중심으로 정경 작업하다 이단으로 정죄됩니다. 예수 이후 기독교는 (흔히 이야기를 예수의 하나님 나라 운동이라고 표현합니다) 당시 산적한 구약성서의 생활 방식 안에서 새로운 질서를 포용했습니다. 이건 언제 제가 시간 날때 한 번 썰을 풀도록 하겠습니다.
    • 닉네임을 바꾸셔서 몰라봤네요. 그럼 Weisserose님은 구약과 신약의 하나님을 다르게 보십니까? 아니면 학문적인 부분만을 접근하고 싶으신건가요?
    • 다이나믹 로동 / 에리히 아우허바흐의 '미메시스'(민음사, 이데아총서)의 1장을 보면 호메로스와 성경을 비교하면서 문학적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 1장은 워낙 유명한 논문이니 보시면 재미있을 겁니다. (무식하게 단순화해서 요약하면 그리스 문명은 세련된 고급문명이지만 먹물-귀족 색깔이 너무 강해서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반면 성경은 투박하고 무식한 문명의 산물이지만 그러다 보니 민중의 삶을 더 구체적으로 볼 줄 알고 무엇보다 논리적 설득 능력은 없지만 윽박지르는 권위주의적 말투에서 오는 힘은 어마어마하다...^^)
    • 아.도.나이/ 위에 quichekazmara님 댓글에 적힌걸 보시면 일단 답변 하나는 될꺼 같구요. 사람들한테 균형잡힌 시각을 알려주려는게 이런 글을 쓰는게 목표입니다. 참 저번에 제가 읽어보시라고 한건 읽어보셨나요?
    • Weisserose // 제가 사는 곳에서 분도출판 책을 찾기 쉽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궁금한건 지금 말씀하시는 내용에 대부분은 학설에 의한 것인데 이것이 본인의 신앙지킴과 함께 공존되느냐 같아요. 저는 좀 놀랍네요. '하나님'이 아닌 이방신들과 예수의 조합으로 보는 견해요.
    • 아.도.나이/ 온라인 서점에서도 팝니다. 건강한 육체가 토실토실 살찐 것만 따지지 않고 그 몸에 면역력을 얼마나 충실하게 갖춰있느냐를 같이 평가합니다. 마찬가지로 건전한 신앙도 학문적인 성찰이 함께 해야 엉뚱한데로 안새죠. 대한민국 개신교에서 이단이라 불리는 종파들이 학문적인 일탈이 아닌 대개가 몰이해로 가득한 신앙의 극단이란 점을 생각해보시면 어떨까요? 그리고 본래 기독교라는 종교 자체는 지중해 세계에서 흥하던 각종 종교 사상들을 '주체적으로 수용'한 결과물입니다. 우리나라 절에가면 칠성각이 있는데 칠성각은 본래 불교고유의 시설이 아니죠. 우리나라 무속신앙과 불교가 결합한거구요. 마찬가지입니다.
    • autechre/ 추천 감사합니다! 선물 받은 것처럼 즐겁네요. 꼭 읽어보겠습니다.
    • Weisserose/어, 좀 더 알기쉽게 설명해주시면 안될까요? 이단으로 정죄되면 그 학자의 주장이 종교적 심판을 받았다는 얘긴가요?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 어후 재밌어요. 다음편 또 기대!
    • 어후 재밌어요. 다음편 또 기대!
    • quichekazmara/ 한 번 이단으로 정죄된 사람들 이야기 엮어 보겠습니다.
      being/ 감사 감사 ^^
    • 정독과, 스크랩 이후에, 혹시 이 글 지우실까봐 따로 또 텍스트로 저장해두었습니다. 와 보물 발견. 이런 기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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