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의 결혼을 앞두고

남동생이 한복맞추는 날이었어요.

결혼할 날짜는 다가오면서 제가 제자신에 대해 실망하는 일이 많습니다.

 

제 여동생이 의젓하게 이런 저런 의견을 내고 예물골라주며 힘들고 소소한 일에 지치는 어머니를 격려하며 그 와중에 홀로 집을 지키고 있을 아버지 간식까지 챙기는 데 비해, 남동생 아이폰으로 한참 오락을 하다가 '혼수로 나 이런거 사주면 안될까!!!' 이러지를 않나.  새로 이사할 신혼집에 방하나를 내놓아라 같이 살고 싶다.. 등등

완전 밉상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가끔 남동생에 대한 글을 올린적도 있는데 속이 깊고 지적이에요. 익살스럽기도  하고 무엇보다 착해서 생각보다 의지했던 모양입니다.

신부에 대해선 별 불만이 없는데 외려 첫인상이 예쁘다는 생각까지 했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내 동생이 아깝다는 생각과 함께 막장드라마의 시누이같은 소리가 툭툭 나오는 겁니다. 처음에는 섭섭해서 그러는 구나.. 하셨던 아버지, 어머니가 질색을 하시네요. 요즘 깨닫습니다. 뇌의 명령을 받지 않아도 입술끝에서 나오는 소리가 있구나..

 

여동생이 귀여운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여동생이 치수를 재는데 같이 있었데요.  요새 부쩍 통통해진 남동생의 치수를 듣는 순간 '아이고 살좀 빼라. 곧 사진도 찍을 텐데.. '하면서 홀깃 신부쪽을 보는데 깔깔 웃으면서 그렇게 좋아하더래요. 저도 좋아하는 사람이 살이 올랐다면 굉장히 좋아했을 것 같습니다.(으응??)

 

제 집에 도착하자마자 남동생에게 아까 했던 쓸데없는 소리는 그냥 해본 소리라고  해줬습니다. 동생은 농담인지 알고 있었다고 아무렇지 않게 말하네요.

속깊은  것 같으니라구..

 

이번 결혼 끝내면 어머니하고 여동생한테 뭔가 해줘야겠어요.

    • 남동생의 결혼에 덤덤하고 의연할 수 있는 여자 형제는 별로 없을 것 같아요. 특히 결혼안한 누나 입장으로선요.
      제가 전에 만나던 친구의 누나는 심지어 제가 그 집에 인사만 드리러 갔는데도 그 날로 선봐서 3개월 안에 결혼식까지 마치시더라고요.
      그 누나가 제 인사를 제대로 받아줬던 적이 없습니다. 좋은 말 들은 적도 당연 없죠.
      제 다른 친구도 미스인 누나를 둔 남동생과 결혼했는데 결혼하고 한참되서까지 별로 좋은 소리 못 들었다고 하고요.
      여러가지 한국적 가족 구조와 주변의 시선과 부담 등등 여동생과는 다를 수 밖에 없는 입장 충분히 이해돼요.
      소개팅 잘 되시길 빌께요 :) 잘 안되시더라도 마음 잘 다스리셔서 의연하게 동생 결혼식 잘 마치시고요.
    • 백스페이스/ 여동생도 미혼입니다. 하하
    • 살구/ 하하. 여동생도 남동생의 누나인가요? -> 요게 핵심인 것 같네요 ^^
    • 저는 봉투 해주느라 통장이 아파했고, 대신 동생 방이 비어서 제 컴퓨터방으로 쓸 수 있게 되어 기뻤다 정도 외엔 그닥 감상이 없었지만,
      뭐 백인백색이니까요.
    • 막장 시누이는 입술에서 나오는 말을 실천하는 누님들이겠죠.
      저도 요새 실감중입니다. 뇌가 시키지 않아도 입에서 술술 나오는 막장소리가 있다는 거.그 참 왜 그럴까요.ㅎㅎ(제동생 결혼문제는 아니고요;;)
    • 백스페이스/ 남동생이 막내입니다.

      빠삐용/ 남동생방은 어머니가 쓰기로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그야말로 '자기만의 방'을 갖게 되어 기뻐하십니다. 신혼여행경비를 대줄까, 가전제품을 해줄까 했더니 꼭 필요한 일이 생기면 말을 하겠다고 하네요. 기특도 하여라.

      쇠부엉이/ 정말 왜 그럴까요? 두달뒤면 부모님집에 가도 식구한명이 안보일거고, 당연한 소리지만 문자나 전화가 뜸한게 서운하고. 부모님말데로 상황이 바뀌는 것에 적응하느라 그러는 거라고 생각해야겠지요. 올케감은 귀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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