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장본 유감 + 얇은 책 추천

아래에 얇은 책 추천을 바라는 글이 있어

문득 책장을 슥 보니 만화책들 말고는 얇은 책이 별로 없네요..

그 중에서 <칠레의 밤>(로베르토 볼라뇨/열린책들), <대성당>(레이먼드 카버/문학동네),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가르시아 마르케스/민음사) 같은, 얇은 양장본들이 눈에 띕니다.


웬만하면 양장본으로 된 책을 안 사려고 하는데, 읽고 싶은 게 양장본으로만 나오니 어쩔 수가 없습니다.

외국에 살며 한국 책을 해외배송이라도 받을라치면 양장 무게때문에 돈도 많이 들고,

정좌해서 책을 읽기보단 잠자리에서 뒹굴거리며 뒤적이는 때가 많기도 하거니와

(몸부림치다 양장모서리에 찍히면 아파요...)

여행이나 출장갈 때도 무게가 중요한 요소인지라 가볍고 부드러운 책을 선호하는 취향이 생겼습니다.

게다가 한창 봇물처럼 쏟아지던 <내 치즈를 누가 옮겼을까?> 같은 처세관련 책들이

분량은 별로 안 되면서 값은 결코 싸지 않았던 게 양장의 탈을 쓰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의심스러운 눈으로 보기 시작했더니 그 선입견이 굳어지고 말았네요.


다니면서 보니까 서양사람들이 들고 다니는 소설책은 꼭 페이퍼백이더라고요.

두꺼운데도 가벼운 책들이 참 부러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녹색평론 출판사에서 나오는 책들을 좋아하는데

유명출판사가 아니라 찍어내는 책이 몇 안 되는 게 단점...;;


양장본을 만드는 데는 다 이유가 있겠죠.

보기에 좀 더 좋다든지, 애장용으로 더 기능적이라든지 말이죠.

하지만 구겨질세라 더럽혀질세라 걱정하며 책을 돌보는 정성이 없는 저로선

작은 판형의 새초롬한 양장본들이 얄밉기만 합니다.

똥종이로 가볍게만 만들어 준다면 값이 같거나 오히려 오백 원 정도 더 비싸도 투정하지 않을텐데 말이죠.


괜히 엉뚱한 소리만 주절주절 늘어놓은 게 죄송해서

얇은(물리적으로가 아니라 시간적으로) 책 두 권 추천하고 갑니다.


<도자기 : 마음을 담은 그릇>(호연/애니북스)

<심야식당 부엌 이야기>(호리이 켄이치로 글/아베 야로 그림/미우)

    • 저도 양장본 싫습니다. 요즘은 지하철에서 책이 집중이 잘 되는데(^^;) 양장본은 가지고 다닐 수가 없어요. 솔직히 전시 효과가 좋다는 것 외에 양장본은 별 효용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탐나는 책이 나오는 재빨리 사 버립니다. 그 책이 인기있으면 좀 나중에 양장본으로 더 두껍고 크게, 그리고 더 비싸게 나오더군요.
    • 도서 시장이 크지 않으니, 출판사들이 도서를 고급스럽고 비싸게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제 주위만 봐도 자기가 읽을 책 꾸준히 사서 보는 사람도 드믈고, 가끔 도서를 구입하더라도 선물용(!)으로 사다보니 이쁜 책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 거 같더라구요.)
      저도 이동 시에 읽는 걸 좋아하는데 책들이 너무 무거워서.. 얼마 전에 이북리더기를 장만했어요.
    • 지금 사무실 제 책상 한쪽에 '대성당'이 있는데 360쪽이나 되는 걸요.^^;
      십수년전에 좋아했던 범우사문고판. 단돈 천원에 얇고 가볍고 손에 쥐기 좋고 표지도 심플하니 세련된 디자인으로 코팅재질이고 종이질도 좋고... 수필, 무소유,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바다의 선물, 왼손잡이 여인 등등 아끼는 것들이 많았죠. 수필은 지금도 여행갈 때 항상 가지고 다니고 있고. 샘터사의 '인연'은 책이 커서 가지고다닐만하지는 않거든요. 얼마전 검색하다 범우사에서 '수필'이 문고판 작은 사이즈로 나와있는 것을 보고 깜짝놀라서 (선물하려고) 여러권 구입했는데 이런, 예전의 그 간지는 간데없고 (사이즈가 작다는 유일한 미덕 빼고는) 종이질은 푸석푸석하게 부피만 잡아먹고 앞뒤로 (읽지도 않을)해설이 너무 많은 양을 두껍게 넣어져있고 표지도 구리고암튼 대실망. 한 권씩 나누어주고있기는 한데, 썩 즐겁지는 않아요.;;
    • flowing/이동 시에 무겁다는 말 공감요. 특히 양장본 진짜 힘들어요. 가방도 뚱뚱해지고.
      소설들은 양장본이 잘 나오는 것 같아요. 루이스 세풀베다 책도 진짜 얇은데 다 양장으로 내니 가격이-_-;;;
      듀게에서 전부터 성토하는 글이 있었는데 출판사들은 이게 이득이라고 보는 듯.
    • 일본어 읽으시면 신서류가 작아서 휴대하기 참 편하죠.
    • 브랫/ 바로 옆에 <1Q84> 3권, <애도하는 사람> 같은 책들이 같이 있다보니 <대성당>은 상대적으로 엄청 왜소해 보이는군요.

      loving_rabbit/ 아직 잉글리 정복도 못했는데 니홍고는 언감생심... 우리나라에도 신서류 붐이 좀 일었으면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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