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글] 귀가시간으로 인한 부모님과의 마찰,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전 서른이고 여성입니다.

대학도 집에서 가까워서 줄곧 부모님과 함께 살아왔어요.

부모님은 간섭하시는 분들은 아니지만

제가 밖에 있거나 하면 좀 걱정을 많이 하시는 편이세요.

(사서 하는 걱정,이라고 전 부르고 싶네요-_-)

 

제가 일이 10~12시 경에 마쳐요.

그래서 10시에 마치는 날에는 가능하면 친구를 만나려고 합니다.

혼자 하는 일이라 친구라도 정기적으로 만나지 않으면

사람과의 교류가 너무 없거든요.

일을 좀 쉴때는 일주일에 5일도 약속이 있었지만

지금은 일주일에 2~3번 정도 입니다.

 

귀가시간 때문에 여러번 마찰이 있었기 때문에

몇주전에 어머니와 귀가시간 쇼부;;를 봤어요.

어머니는 12시안에는 귀가하시기를 바라는데

10시에 사람을 만나면 솔직히 12시에 귀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1시안에는 꼭 귀가하겠다고 말씀드리고

대신 한달에 1,2번 정도는 그보다 더 늦을 수도 있는데

그럴때는 미리 연락을 드리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제가 1시안에 귀가를 하더라도

너무나 불편한 기색을 보이시고

혹시 미리 전화를 드리면

꼭 밤늦게 사람을 만나야 하느냐고 매번 물어보십니다.

(어머니 아버지 밤늦게 만날 수 없다면 저는 사람을 거의 만날 수가 없습니다)

(솔직히 평일 낮시간이나 일요일 저녁 시간은 만날 수 있지만 그때 약속 잡기란 쉽지 않죠)

전 불편한 걸 넘어서 아주 갑갑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저는 밖에 나가는 걸 좋아하고 야행성이고 간섭 받는 걸 알레르기처럼 싫어합니다.

귀가시간에 대해서 쇼뷰를 본 것도 전 나름 노력을 한 부분인데

부모님께서 너무 걱정이 많으십니다.

밤이 늦어서 걱정 하시고

제가 차를 가지고 가니까 치안 면에서는 걱정 마시라고 해도

차를 가져가면 차를 가져가서 걱정이 된다고 하시네요.

너를 의심하거나 그런게 아니라 단지 걱정이 돼서 그런 거다

항상 이런 논조로 얘기를 하십니다.

의심같은 걸 얘기하는게 아니지요 저도.

단지 이미 귀가시간에 대해서 얘기를 했는데도 왜 그 부분을 인정을 안 해주시냐는 겁니다.

그러면 애시당초 안된다고 얘기를 하시지 하니까 또 걱정돼서 그런거다 하시고.

저는 답답함에 얘기할 의지를 잃고 맙니다.

 

답답함에 너무 주절주절 미주알고주알 썼네요.

갑갑함에 잠도 안와 새벽에 부득이 컴을 켜고 글을 남깁니다.

궁금하네요.

제가 예민하고 철없는 것입니까?

도대체 어떻게 부모님과의 의견을 좁힐 수 있을까요?

솔직한 답변 부탁드립니다.

 

    • 전 그래서 헥헥대면 12시안에 집에 오다가 접촉사고도 났었어요. 터닝포인트는..."제가 컨트롤 할수 있는 상황이 아니네....요.."하면서 끊고 3-4시를 서너번 반복하고 "사실,,정말정말 제가 더 힘들어요.,!!",하고 버럭하다보니 좀 절충이 된듯해요, 이젠 그냥 어른대접(이라고 쓰고 포기하신듯 ,,)이라고 해석한다,쿨럭.
    • 답답하신 거 이해돼요. '내 나이에 아직도 이렇게 간섭을 받아야 하나' 답답하실 것 같아요. 예민하고 철 없으시단 생각 전혀 안 들어요.

      하지만 평소 '사서 하는 걱정' 분야의 귀재로서 변명(?)을 약간 하자면, 세상이 워낙 험하니까 식구가 늦게까지 집에 안들어오면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너무 걱정이 돼서 편하게 잠도 잘 수가 없답니다. 저는 본인이 '걱정병'이라고 얘기할 정도로 심한 케이스이긴 한데, 가끔은 눈물이 나고 가슴이 턱턱 막힐 정도로 불안하고 걱정이 돼요. 그냥 걱정하지 말고 편하게 자고 싶은 마음이 저라고 없겠냐만은 그게 신체적으로 안되는 걸요. '걱정하지 말아야지'라고 작정한다고 그게 안되는 것도 아니고 걱정하는 사람도 마음이 정말 괴롭답니다.ㅜㅜ

      저는 그래서 제가 집을 나왔습니다. 꼭 그것만이 이유는 아니었지만 아예 외국으로 왔고, 가족에 대한 지나친 애착을 줄여보려고 노력했어요. 지금은 그래서 많이 좋아진 상태..
    • 부모님들은 거의 대부분 자식이 나이듦에 따라 '저절로' 자식의(특히 딸자식의) 늦은 귀가 시간에 관대해지지는 않아요. 나이 좀 든 미혼여성분들이 귀가시간에 어느정도 자유로운 것은 다 나름대로 부모님과의 신경전으로 얻은 것일걸요. 그걸 좀 늦게 시작하셨군요.
      귀가시간이 늦다는 걸 부모님이 익숙하게 느끼시게 하셔야 하는데, 보통 들어가야 할 시간보다 더 늦게(아예 새벽3,4시) 계속계속 늦다보면 익숙해지실 수도 있어요. 이런 문제는 정석대로 대화해서는 잘 안 풀리더라구요.
    • 저는 다행히 쇼부가 먹혀들었었죠. 항상 저도 일이 열시에 끝나는데, 제가 사람들과 교류도 없이 가장 꽃다운 나이를 집에서 썪길 바라시느냐. 밖에서 사람을 만나야 결혼도하고 그럴거 아니냐. 부모님이 모르셔서 그렇지 시내 유흥가들은 밤 열두시에도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자꾸 이러시면 나가 살겠다. 이렇게 협박 아닌 협박을 했고, 그 후엔 늦겠다는 전화만하면 놔두시더라구요. 부디 좋은 해결 보시길.
    • 위 사례로 봐서 독립을 하고자 한들 허락이 떨어질지 모르겠지만 여튼 독립도 하나의 해결책입니다.
    • 저랑 비슷하시네요. 귀가시간이 12시였는데 사람만나는거 좋아하는 저한테는 좀 빠듯한 시간이었죠. 친구들은 귀가시간 넘겨서 들어가는일이 여러번 반복되면 좀 무뎌지신다고 충고(?)를 했었는데 저는 대화로 설득을해서 공식적으로 허락을 받고 싶었어요. 그냥 무작정 늦게 들어가는 건 제가 너무 마음이 불편해서... 결론은 결혼전까지 끝내 허락을 못받았어요..ㅡ.ㅡ 그리고 결혼후에는 남편과 아이가 부모님과 같은 역할을 맡고 있지요...ㅜㅜ

      의견좁히기에 실패한 사람으로서 조언을 드린다면 귀가시간문제는 부모님을 논리적, 이성적으로 설득하기는 매우 어렵다는거에요.
      부모님입장에서는 이건 감정적이고 본능적인 문제인것 같아요. 차라리 윗님처럼 반협박 비슷하게 하시거나 아님 귀가시간 지키기가 어렵다는걸 통보하시고 그담부터는 필요할때는 그냥 늦게 들어가시는거죠. 그게 반복되다보면 부모님이 지치시는 시점이 올거예요.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으니까요... 잘 해결보시길 바라요.
    • 대놓고 늦게 들어가는 방법은 윗분들 말씀대로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효과는 있을' 방법이긴 합니다만, 실패했을 경우 또는 그 과정에서 매우 힘드실겁니다. (제 지인들의 케이스를 보면..)
      전 글쓴 님보다 나이도 많고 게다가 남자인데도 부모님이 12시 넘기는걸 좋아하지 않으십니다. 게다가 바이크라도 타고 나간 날이면 부모님이 걱정에 잠을 못 이루신다능...
      그래서 전 틈틈히 어머니께 문자로 연락을 드립니다.
      '**에 *** 먹으러 왔어요~' 라던가.. '*** 에서 쉬고 있는데 경치가 좋습니다~' 라던가.. '*** 네 집에 도착했는데, 여기서 저녁까지 먹고 들어가니까 먼저 드세요' 라던가.. '***랑 심야영화 봐서 늦어요. 2시쯤 들어가요' 라던가.. '**에서 곧 출발해요. 얼마쯤 걸릴거에요' 라던가.. 노는날 한정으로 주기적으로 연락해서 얘가 지금 잘 있구나 하게 하는거지요. (이래봐야 하루에 한두건 입니다.)
      그리고, 아침에 나갈때 미리 일정을 통보하는 편입니다. 오늘은 누구 만나서 뭐하고 놀거니까 늦을거다. 누구는 술 안마시니까 많이 안늦을거다.. 다음주에는 누구들이랑 1박으로 어디 놀러가기로 했다.. 식으로요. 허락을 구하는게 아니라 통보니까 제가 하고 싶은거 못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부모님이 귀가시간을 통제하시는게 자식을 못 믿어서라기 보단 험한일 당할까봐 걱정, 사고날까봐 걱정인 경우면 이런식의 방법도 먹히긴 합니다.
      이런게 '내가 부모한테 일일히 보고하고 다녀야 돼?' 라는 생각이 드시는 분이라면 추천은 못합니다.
      제 경우에는 부모님한테 제 걱정 덜하게 하면서, 제 행동의 자유를 지키는 1석2조의 방법이긴 합니다.
    • 가라님 방법 저도 추천!! 미리 선점해서 알려드리는게 편합니다. 불안이란건 어차피 이성적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더군요.
      저도 이 문제로 속썩이는 딸네미였는데^^;;;결혼하고 나니 남편이 회식갔다가 예고없이 늦은 날 깨달았어요. 불안이란게 말처럼 쉽게 잠재워지는게 아니구나 하고. (정작 그 사람은 술마시다 그만 잠들어서 남들 다 술마시는 한귀퉁이에서 새우잠 자는걸 제 전화를 받은 동료가 깨워서 집에 돌려보내더군요.ㅡㅡ;;;미리 메시지라도 줬으면 저도 편하게 잘 기다렸을거에요.ㅜㅜ;;)
    • 가라님, 정말정말 예뻐보이십니다. 귀가늦는 자녀와 배우자들이 모두 저렇게만 해준다면, 기다리는 입장에서도 한결 편안할텐데요.
    • 오오- 저도 그래요.(아니 그랬어요.)대학생 초기 때는 술마시고 그러면 엄마 아빠 두 분이 진짜로 대문 앞에 나와 계시고 그러면 술이 다 깨고 그랬거든요. 그랬는데 저도 가라님처럼 문자로 나 어디 왔어- 지금 누구 만나-(시시콜콜하게) 누구랑 어디 와서 뭐 먹고 있는데 맛있네 요런 멘트 깨알같이 보내면 걱정 안하세요. 밤 12시 넘으면 제가 먼저 전화하고요. 그렇게 몇년 하니까 이젠 제가 밖에서 놀아도 부모님이 그냥 주무시더라고요.
    • 가라님.. 애인한테도 그렇게 하시는지 궁금. 놀라워요.
    • 재클린 / 여친한테는 당연히 더 자주 하지 않을까요? 있을땐요..(...)
    • "간섭 받는 걸 알레르기처럼 싫어하는" 분이 서른 때까지 부모님이랑 같이 사는 것이 신기합니다. 부모님과 동거한다는 걸 비하하는 게 아니라 간섭 받는 걸 알레르기처럼 싫어하는데 어떻게 그렇게 오래 함께 살 수 있었을까가 신기하다는 거죠. 이제 대학도 안 다니시는데 하루빨리 독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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