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말하는 사람..

저는 직설화법이 좋아요. 물론 완곡어법이 필요한 순간도 꽤 많다는 건 알죠. 가령

 

"넌 내가 싫어?"

"어"

 

라고 답하면 안되겠죠-_-.

 

하지만 모든 대화를 쓸데없이 완곡하게 말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보통은

"혹시 어디 아픈거야?"

라고 물으면,

"응 아파" 혹은 "아니, 괜찮은데" 라고 할 뿐이죠.

 

헌데 이 지나친 완곡어법 애호가들은

 " 아.. 어제 밤에 치킨을 먹고 잤어, 아침에 일어났더니 엄마가 왜 이렇게 치킨을 많이 먹었냐고 했지, 나는 그렇게 많이 먹진 않았다고, 괜찮다고 했는데.. 학교에 오니까 애들이 나더러  아프냐고 다들 물어보더라. 혹시 내 안색이 나빠보이는 걸까? 그렇게 보이지 않으면 좋겠는데..."

 

"....-_-."

 

그래서 아프다는 거야, 안 아프다는거야?!

"그래서 아픈거야?"라고 다시 물으면, 신경질적으로

" 내가 치킨을 많이 먹진 않았다고 했잖아. 그러니까 안색이 나빠보이는 건 치킨 때문은 아니야."

 

 

 

 

    • 대화가 필요했나봐요.
    • 완곡어법이 아니라 요점 정리 능력 부족 (또는 정리 의지 없음) 같은데요. 저희 부모님이 그러시더니 이제 제가 그럽니다. 노화 현상의 일부일지도 몰라요.
    • 자신의 상태를 자세히 이야기하고 싶은 게 아닐까요. 그냥. 표현방법의 차이. 다만 간결하지 못해서 듣는 사람은 피곤.
    • 의사소통 능력이 부족하네요. 그래서 아프다는 건지 안 아프다는 건지..
    • 제 주변에도 있으세요. 저같은 경우는 들어주다가 앞 내용을 미리 파악하고 다음 챕터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도록 종용을 하죠.
      그러면 대부분 이해한걸로 간주하고 결론도출이 빨라져요. 다만, 앞 내용을 잘못 캐치하면 난리남;;;
    • 안녕핫세요/ 아프다, 안 아프다 정도이니 요점으로 정리할 꺼리가 있는 문제가 아닌거 같은데..ㅠㅠ 정리할 것이 없는 것을 늘린다는 점에서 요점정리 부족과는 반대의 성질이지 않나요.ㅠ
      고집멸도/ 저도 그렇게 생각한 적도 있는데, 사실 저렇게 말할 때의 피곤한 점은 그냥 기분을 설명할 때보다도, 무언가 지시를 내릴 때(사실은 과제를 내줄때) 저렇게 설명하시는 분들이 있었는데 그게 가장 답답해요. 모두 대혼란.. 과제는 제각각의 방향으로 이루어지고..-_-...그럴 때만이라도 좀 간단명료하게 설명해주면 좋겠다고 몇 번이나 생각했죠..ㅠ
      • 음, 그러니까, 사실은 아프다 안 아프다를 이 분은 아주 복잡하게 생각하시는 거죠. 흐흐. 1~100 사이의 몸 불편함 단계와 그 불편함을 만드는 여러 가지 상황이 있다고 치면, 보통 사람들은 적당히 예스/노로 대답하지만 이런 부류는 '내 불편함은 '아픔' 이라는 단어로 단순 명료하게 설명될 수 있는 게 아니다' 라고 생각하고 그 불편함에 관련된 일련의 것들을 죄다 이야기하는 겁니다. '아프다' 라는 한 단어를 말할 때 저는 보통 그 일련의 사고 과정들을 일상 회화에 맞게 걸러내는 정리 작용이 뒤따른다고 생각해요.
        저런 주절주절은 아주 잔걱정이 많은 사람, 자기 중심적인 사람 등등에서 많이 보였어요.
    • callas/ 그런 상사는 지시사항 다시 정리해서 이렇게 이렇게 하라는 말씀인거죠 하며 확인 필수입니다.
    • 제 주위에도 저런 타입이 한 명 있는데, 저렇게 구구절절히 시간순으로 설명을 해야 자기가 처한 상황을 제대로 납득하게 할 수 있다고 믿는 모양이더군요. 결론부터 내려놓고 부연설명을 하라고 20년 가까이 말해도 안 고쳐져요. 그런가보다 해야죠...
    • 과제얘기하니까 까마득한 옛날 대학신입생시절 교양교수님이 떠오르네요. 과제를 내주는데 대체 뭘하라는 건지 과제인건지 아닌지도 아리송한 상황...이라서 학생들이 다시 이러이러하라는 건가요라고 질문을 하고나서 해주는 대답이 또 장황해서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뭘 하라는 건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던;; 대체 교수는 어떻게 되신 건지 그 교수님 수업을 그 때까지 들은 학생들은 어떻게 생겨먹었던 건지 궁금할 정도였죠.
    • 음.. 그러니깐 어제 치킨 많이 먹지 않고 잤는데 일어나니깐 엄마가 왜이렇게 많이 먹었냐고 잔소리 하고 기분이 꿀꿀한 상태로 학교 갔더니 친구들이 아프냐고 물어봐서 자기 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지 신경 쓰는게 아닐까요? 아... 내가 쓰고도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가네요.
    • 저도 callas님의 완곡어법의 실례에는 고개가 좀 갸우뚱해져요.
      제가 생각하는 완곡 어법이란 이런 겁니다 -> '귀하의 원고는 경제적으로 출판 가치가 없다고 판단합니다' 혹은 '귀하의 원고에 우리 출판사는 관심이 없습니다'라고 하면 될 것을 '귀하의 원고를 출판했을 경우, 귀하와 우리 출판사 모두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을 수 있을지 의심스럽습니다'라고 하는 식이죠. 결국 원고를 거절한다는 내용의 핵심은 똑같은데 그걸 '에둘러' 말한 거죠.
    • 치킨 먹고 싶어요.



      - 직설화법
    • 치킨은 몸에 좋아요.

      - 왜곡화법
    • 치킨 사주세요.

      -구걸화법
    • 완곡어법은 heilner님이 말씀하신 게 완곡어법 맞습니다. euphemism. 돌려 말하는 거긴 한데 그 돌려 말한다는 건 자기 핵심을 못 찾고 돌려 말하거나 뱅뱅 돌면서 자기 결론을 안 내리는 게 아니라, 결론은 내리고 핵심도 있는데 그 원인 같은 걸 상대가 감정이 안 상하게, 이왕이면 좋게 좋게 꾸며 말하는 것이죠. 두 번째 예에 나온 치킨 관련 이야기는 완곡어법이 아니라 그냥 장황한 동문서답에 가까운 것 같네요.
    • 치킨 그런거 먹으면 살찐다.

      -신포도화법
    • heilner/ 으음.. 그래서 지나친 완곡어법이라고 해서, 이게 완곡함인가, 아니면 완곡조차도 넘어선 알 수 없는 답변인가.. 하는 당황스러움을 표현하고 싶었달까요; 그냥 나름대로 유머라고, 마치 씨름 선수가 엄청 큰 대접 같은 곳에 밥을 산처럼 먹어댄걸 보고, 옆에서 비아냥대려고 아, 밥을 한 공기 드셨군요. 하는 것처럼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사람을 옆에 두고, 아 완곡어법이 지나치시군요. 라는 느낌으로 웃음과 비아냥을 섞어보려고 했던 것입니다요;;


      하지만 저 예문의 상황이 순전히 가상의 설정이기에 어설프고, 그리고 "지나친 완곡어법" 이라는 의미 그 자체가 왜곡된 표현으로 다가가도록 해서 은근한 유머가 느껴지도록 한 것이었는데 그렇게 되지 못한것 같네요.;
    • 음.. 완곡화법이라는 표현보다는.. 우원증에 더 가까워보이네요.
    • 퇴근길에 치킨 사가요

      - 자랑질
    • 제가 저렇게 길~게 말하는 타입인데 요새 정신이 번쩍 들면서 안 그러려고 하고 있어요 후후
    • 중국애들의 일상적인 대화법이로군요. 인내심을 실험하는 대화방식이죠 -_-;; 그 덕에 도 하루 하루가 도 닦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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