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오늘 나는 가수다 보면서 죄책감이 들더군요.



이 마지막 경연 녹화한 게, 바로 지난주 방송으로 사단이 난 바로 다음날 월요일이었다죠.

김건모는 다들 아시다시피 손을 부들부들 떨 정도였는데,
인터뷰 읽어보면 나름 잘 극복하고 오히려 전화위복으로 삼은 것 같아 다행이었습니다.

가장 걱정되던 사람은 이소라였는데, 의외로 가장 차분하고 의연한 모습이더군요.
'정말 와우하느라고 인터넷 반응을 못들은 거야?'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사회 보면서 한 몇몇 발언이나 "7등하면 울어도 괜찮잖아요"같은 발언을 보면 그건 아닌 거 같고,
그렇다면 인터넷을 중심으로 쏟아지는 비난을 알고 있다는 말인데
그 와중에 오히려 방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더라구요.
백지영이 패닉에 빠졌을 때 김건모와 함께 달려와서 다독여준 것도 이소라.
굉장히 예민하고 무너지기 쉬운 사람일 거란 선입견이 있었는데 오늘 모습 보기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 녹화 이후 또 칩거에 들어가버린 건 아닐지 걱정…)

가장 안타까웠던 사람은 김제동.
아 세상에, 카메라가 아예 비춰주지도 않길래 왜그러나 했더니만,
완전히 죽을상이 되어서 얼굴이 콱 굳어버렸더군요.
인터넷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 피드백이 가장 빨랐던 걸까요,
아니면 그만큼 여린 사람이기 때문일까요.



백지영이 리허설에서 패닉에 빠지는 모습이라거나,
박정현이나 윤도현이 연달아 라틴 댄스(!)를 선보이는 모습이라거나,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지난주 유일하게 여유만만했던 김건모의 손을 다 벌벌 떠는 모습들…
"스타 이런 모습 처음이야"를 보는 재미와 더불어
프로들이 최고의 무대를 선보이려고 애쓰는 모습,
그리고 그 결과로 보여주는 멋진 무대들 보는 재미가 참 좋긴 합니다만,
그 과정이 지나치게 치열하고 지나치게 날카로와서 
보는 내내 오금이 저리고 불편하기까지 하더군요.

오늘 방송을 같이 보시던 어머니는 "얘, 내가 이제 나이가 들긴 들었나보다. 
이렇게 긴장되는 거 보면 너무 힘들어"라고 하시던데,
사실 같이 보고 있던 저도 마찬가지로 2시간 반 동안 에너지가 빠져나간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보는 내내 죄책감이 들더라구요.
연예인, 예술인들을 소비하는 게 대중이라지만,
왠지 보는 우리들이 저 사람들을 착취하고 괴롭혀가며
"더!더!더! 근사한 걸 보여달란 말이야!"라고 외치고 있다는 느낌?



방송 끝나고 곧장 음원 구입해서 계속 듣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재정비해서 방송이 재개되기를 바라지만,
지금처럼 사람 진을 빼놓지는 말고 딱 적당한 정도의 긴장감만 유지해줬으면 좋겠네요.
근데 애초에 서바이벌이라는 포맷 자체가 극단으로 갈 수 밖에 없으려나요?
하지만 그 포맷을 포기할 수도 없을테고...
재정비하는 제작진들도 머리골치들 아플 거 같습니다.






    • 저는 나는 가수다를 아예 보지도 않았고, 오늘만 끝에 살짝 봤는데..
      이게 그 무지막지한 반응들 뒤에 찍은 거였군요.
      이소라씨는 생각보다 침착해서 다행이에요.
      워낙 예민하시다고 하셔서 많이 상처받으실까 걱정했거든요..물론 받으셨겠지만.
      흠...김제동 씨, 그러고보니 정말 화면이 안 잡더라구요;

      저는 이제 세달 후(?)에 나온다고 했나요. 거기서는 서바이벌 포맷을 포기할 것 같아요. 어쨌든 적어도 지금과 같은 텐션 유지하기가 힘들지 않을까. 소위 나가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전 이소라씨가 모든걸 다 체념한듯한 차분함을 보여서 불안했어요.
      '그래 마무리는 제대로 하고 떠나야지...' 같은 느낌이랄까ㅠ
    • 네 공연들이 다 좋았고 즐겼지만 보는 내내 안타깝고 괴롭고 힘들더군요.
      나와 같은 목소리들이 수십만이고 그 쌓이고 쌓인 하중이 어떨지 한번씩들만 생각해 봤으면 일이 이 지경까진 안 왔을텐데...
      뭐 밑에 올라온 글 보니 그게 사실이라면 김재철이 무슨 트집이든 잡아서 언제든 일어날 일이었을 것도 같습니다만.

      곧 콘서트도 한다던데 괜찮을까 걱정했더니 이소라 생각보다 강한 모습 보여줘서 안심...하려다 다시 생각해 보니 이건 쌀집아저씨 경질 전에 찍은 거죠.어휴...
    • 비밀의 청춘/ 애초에 무리가 많은 포맷이었으니 덜그덕 덜그덕 거리며 구설수 속에 굴러갈 줄 알았지만,
      이렇게 초반 4회만에 악수에 대형사고만 골라서 터질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 같습니다.
      서바이벌을 포기했다간 지금과 같은 화제를 부르지 못하겠죠.
      제작진도 그걸 아니 섯불리 포기하진 못할 거 같은데... 과연 어찌될까요.

      바보/ 저도 그런 느낌이 들긴 했지만, 무너지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물러나는 것보다는
      깔끔하게 정리하고 떠나는 느낌이라 다행이랄까요.
      그게 아니라 프로그램 재정비후 다시 출연해준다면 정말 정말 좋을 것이구요.
      공중파에서 보는 이소라씨가 참 반가웠는데... 흑흑.
    • @해루/ 안그래도 친한 지인이 곧 있을 콘서트 간다길래
      꼭 공연 후기를 문자로 보내달라 신신당부를 해놓고 있습니다. ㅠ_ㅠ
    • 중간에 어떤 멘트가 오늘 방송이 마지막인 듯한 늬양스가 들렸던 것 같아요. 출연진들 다 불쌍...
      시청자들은 계속 더한 자극을 원하기 때문에, 나중엔 탈락자 발표도 무덤덤하게 시청하겠죠. 사실 그게 더 무서워요.
    • beluga / 전 조금은 드라이하고 덜 시끄럽고 무덤덤한게 차라리 나을거라 생각해요. 특히 가수들에게요.
    • 이번주가 김영희PD가 원래 그려왔던 프로그램의 모습일겁니다.
      가수들이 경쟁을 통한 긴장감으로 최상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그 과정과 결과를 팬들과 가수들이 함게 순수하게 즐기는 것.
      7등을 해도 웃으면서 받아들이고 등두드리며 떠나보내면서, 그리고 새로운 공연을 기대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것.
      가수가 최고의 무대를 준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그런 노력이 얼마나 아름다운 무대를 만들수 있는지 지켜보고 감탄하는 것.
      이제야 걱정을 덜고 자리를 잡는데, 김영희PD가 경질되고 새로운 출발을 위해 뭔가 손을 보면 또다시 자리잡기까지 흔들릴 게 걱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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