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떠드는 중국인이랑 얘기하다가 사과받은 이야기.

1.
대학생 때, 저희 학굔 외국인 비율이 되게 높았어요. 전 유학경험은 없지만, 대학재학시절과 뉴욕으로 교환학생 갔을 때의 기억을 떠올려 보면,

 

도서관에서 큰 소리로 되게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중국인들이 자주 눈에 띄네? 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어쩌면, 귀에 꽂히는 언어라서, 그런 인상을 받았는지도 모르겠어요.

 

혼자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중국사람들은 도서관에서 조용히 해야 된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게 아닌가? 싶기도 했어요.(정말로 이런 의문이 들더라구요.)

 

그런데, 우연히 걔들하고 같이 철학개론 강의를 들으면서, 자유롭게 이야기할 시간이 주어졌어요.

 

애들이 인상이 좋길래, 용기내어서 그 때 그 도서관 이야기를 했더니. 자기들은 "도서관이라서 주의한다고 주의한거였는데. 그렇게 시끄러웠니? 미안."  멋적게 웃으며 사과하더라구요.

 

한국 사람들이랑 다르게, 땅이 넓으니까(엥?) 좁은 독서실이나, 빽빽한 열람실을 많이 못 겪어 봐서.

 

'신승훈 아저씨 마냥 가성과 진성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속삭이는 듯한 그 특유의 대화법'을 체득하지 못한것은 아닐까?

 

라며 나름대로 결론 내려 본 적이 있네요.

 

 

 

2.

'다른 문화권에 속한 사람들의 서로간의 이해'라는 측면에서 조금 관련이 있을 법한 중국 얘기가 또 생각이 나네요.

어떤 중국 학부형이자 현직 교수이신 분이 백인아줌마들의 자녀교육법에 대해 딴지를 건 글이에요. 독특한 관점이라 흥미롭게 읽어서 저장해뒀는데. (이 칼럼은 현지에서 좀 논란이 되나봐요.)

 

요약하자면, 백인 부모들은 자식의 자기존중감이 상처입지는 않을까봐 너무 전전긍긍하면서, 애들이 학업에서 뛰어난 성적을 발휘하도록 하는 노력을 별로 기울이지 않는다.

그와 동시에 우리(넓게는 아시아 지역, 특히 한국 포함)의 전통적인 양육방식을 야만적이고 몰상식하고 아동학대적이라고 비난한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 뒤의 근거는 본문에 자세히)

 

http://online.wsj.com/article/SB10001424052748704111504576059713528698754.html#articleTabs%3Darticle

 

저는 한국 사람이면서도 서구 문화를 동경하는 면이 많이 있어요. 알게 모르게 스며들어 있겠죠. 많은 다른 사람들 처럼요.

 

특히나  대상관계이론등의 정신분석학, 그리고 자기존중감을 중시하는 집분위기의 영향을 많이 받은 상태죠.

 

그래서 '아 나도 내 자식들을 미국이나 유럽의 부모들 처럼 가르쳐야지' 라고 생각해왔답니다.

 

그런데 다시 이 글 보면서. 그래도 아시아 부모들의 조금 극성 맞다 싶을 정도의 행동들이 사랑과 애정의 또 다른 표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변증법적으로 자녀교육에 대한 시각이 수정되었다는 사실(;;)

 

그녀의 글에 완전히 전적으론 동의할 순 없지만. 두 양 극단의 장점을 잘 취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평화로운 결론. : )

 

 

 

3.

등업 고시 통과하고 첫 글이에요.

그냥 은근 슬쩍 리플이나 달면서 유령회원 처럼 지내려고 했는데, 어디서 이런 용기가 났는지.

사회에선 이렇게 수줍은 인간이 아닌데. 듀게에선 왜이리 숨고 싶고, 그냥 '은근히' 있고 싶고 그런지 모르겠어요.

반가워요. 듀게님들. 친하게 지내요. 우리, 외로운 현대인들.

    • 2번은 중앙일보 기사로 나와 읽어보긴 했는데 좀 심하긴 하더군요(......)
    • 2번 링크 가서 주욱 읽어봤는데... 도저히 끝까지 다 못 읽겠네요.
      저건 너무 아닌 것 같아요. 결국 애가 싫다는 걸 다른 집 애들과 비교시켜가면서 하게끔 만들라는 거잖아요. 좀 못나도 행복한 애로 키우면 안 되나요?
    • 중국에서도 도서관에서는 조용히 해요. 최소한 제가 가보았던 곳에서는 그랬습니다. 그 친구들은 미국 도서관까지 가서 왜 그런 걸까요?
    • 에이미추아 교수 얘기군요. 네 정말 논란이 됐어요. 게다가 이 분은 자기가 미국사회에서 꽤 성공했으니까 목소리에 힘도 실리고.

      중국어 조금 배웠지만 발성과 성조때문에 훨씬 크게 들려요. 그리고 도서관 하니까 생각나는 건 한 중국인 아가씨가 방울달린 팔찌를 늘 하고 다녀서 얘가 돌아다닐때마다 딸랑딸랑 소리가 났어요. 그게 밤엔 너무 신경쓰여서 그아가씨랑 아는 친구를 시켜 물었더니 무슨 부적같은 거라고 *_* 그 아가씨랑은 인사만 하는 사이라서 더더욱 시끄럽다는 말을 못했다는 슬픈 얘기.
    • 2번은 왜 저렇게까지 하는지 이해가 잘 안되요. 둘 다 이민자부모라면 모를까 아빠는 미국인이고 미국식 교육 잘 받아서 예일대교수까지
      됬는데 아빠식으로 키우면 되잖아요. 중앙일보 기사도 읽어봤는데 좀 웃기더군요. 한국부모나 자기나 그게 그건데 자기는 좀 더 안다는 듯이
      말하는것이
    • 치바쨔응/ 네 좀 심하게 격하시더라구요.

      오공/ 네^^

      머루다래, dksdutngh / 저도 보면서 조금 어이 없고, 이건 진짜 아닌데? 하면서도 걍 꾹 참고 읽었어요. 왠지 여기서 딱 포기해버리면, 그냥 편견을 가진 채 그대로일 것 같아서(?)그랬더니, 결론은, 이 아줌마 방법은 좀 격해도(좀 심하게 격하긴 하죠, 나중에 딸이 좀 더 자라서 혹여 정신분석받거나 하게 되면 엄마를 많이 원망할 것 같아요.) 그래도 뭐랄까. 결국은 '애정'이구나 라는걸 느꼈달까요. 이거 혹시 '너무 긴 영!어!글을 독!해!했는데, 이렇게 아무 영양가 없는 글일리가 없어' 라는 식의 인지부조화 였을까요(;;) 그래도 여전히(;;) 공부 잘하고 자존감도 높은 아이로 키우고 싶다는 무슨 극성스런 대치동맘(?)스런 욕망이 들끓는 밤이에요.(농)

      loving_rabbit/ 네, 근데 이 교수님 이름 발음이 진짜 참 예쁘게 들리지 않나요? 영화 배우 같이 들려요 꼭ㅎㅎ
      그 친구 부적에 왠지 샤먼?적인 요소가 있어서, 함부로 뭐라고 하기도 힘들겠군요. 왜인지 혈액교환 거부하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의 여의사 이야기가 생각이 났습니다.(인간적으로 너무 많이 나갔다.ㅠ)

      悶/ 수업을 같이 들었던 건 한국에서였어요. 저도 사실 네 번 정도? 겪은건데, 저한텐 상대적으로 빈도가 유달리 높게 느껴졌답니다. 괜한 편견이 생길뻔할정도로.

    • 아마 책에 나오는 얘길 인터뷰에서 한 것 같은데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미국 부모들은 자식이 비만이라도 대놓고 살빼라는 얘기를 안하는데 중국 부모들은 "살좀 빼라 이 뚱뚱아" 하고 대놓고 말한다고. 그런데 어렸을 때 살 못뺀 아이들은 성인병치료를 받아야 하고. 어느쪽이든 극단적으로 가면 나쁘겠지만 둘다 자식을 사랑하는 나름의 방식은 아닐까 생각 해봤어요.
    • 와 글 기네요. 다 읽어봤어요. 어느정도 일리는 있지만(직언이 효과적이라는것) 엄청 극단적이고 가혹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보통 저렇게까지 강요받아서 한 일은 어느순간 팍 질리게 되거나 하지 않나요?
      제가 그 딸이라면 심한 질책&강요에 잘 해내야만 칭찬해주는 엄마는 미울것같은데.
    • loving_rabbit/ 방법보다는 결국 진정한 애정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 저도 동의해요.^^ 그런데 요즘 부모님들 되게 똑똑한 것 같은게, 일전에 쇼핑하러 가서 그 푸드코트에서 밥먹는데, 아빠는 햄버거 먹고 있고, 애기는 그 애기용 의자에 앉혀서 '햇반'을 먹이고 있는 거에요. 그래서. 아. 모성은 대단하다 싶었습니다. 요즘 부모들이 되게 다 똑똑한 것 같아요.

    • NW/ 네 저도, 피아노 이야기 보면서 좀 울컥 하더라구요. 왠지. 내가 겪은 억울한 일 처럼 억울했어요. 불쌍한 둘 째 딸..ㅠㅠ

    • 김전일, 꽃띠여자 / 환영감사해요. 친하게 지내요^^

    • 신영주/ 뭔가 찡하네요. 어쩜 아이아빠는 단순히 햄버거가 땡겨서 시켜먹은 것일 수도 있지만 그 와중에도 아이의 건강을 생각한다는게..
    • 케이/ 그쵸그쵸? 그런데 이번에도 제가 뜻을 정확히 잘 못전했네요. 햇반돌려서(전자레인지가 있나봐요 푸드코트에) 밥먹이고 있던 쪽은 그 아기 어머니였어요. 아버지는 그저 맛있게 햄버거 드시고 있었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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