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공항 - 백문이 불여일견이니 지도에 그어봅시다.



이번에도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지도에다 슥슥 그어봤습니다 참 쉽죠?(...)

1. 여러모로 밀양은 참 말도 안 되는 위치에 있다.

1-1. 절개지에 관하여

- 연하늘색으로 칠해놓은 곳이 밀양 항로 접근시 절개지입니다. 직접 깎아보니 이건 뭐 충격과 공포 

- 단, 부엉이바위를 실제로 깎아야 하느냐는 의견이 있습니다만, 저기가 평지에 토산이 아닌 암반이 우뚝 솟아있는 형국이라 확실히 날리긴 날려야 할 듯합니다. 요철의 경사도에서 확연이 차이나기 땜에... 무슨 얘기냐면, 회항반경에 돌무더기 하나가 불쑥 솟아있단 얘기죠. (홍콩의 옛날 카이탁공항 생각하면 빠릅니다.)
- 김해공항의 회항반경에 비교해 보면 확연해집니다. 2002년 신어산 추락사고는 회항반경에서 불과 1마일 어긋났는데 저렇게 됐죠. (개인적으로도 중3때 반장이었던 친구를 그 사고로 잃어서 상당히 씁쓸한 기억이기도 합니다. 공부를 천재급으로 잘 하던 새끼라 뭐가 되어도 될 거라 생각했는데 너무 빨리 갔습니다.) 사고 후에는 김해공항 이륙 후 항로가 예전보다 꽤 크게 휘어집니다. 뭐 이륙 중에 비트는 거야 일상다반사라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안전상 전례가 있기 때문이겠지요. 

- 그런데 수산들로 진입하려면 거의 100% 신어산이나 월봉산 산자락을 끼고 내려와야 합니다. 생각보다 꽤 큰 산들이지요. 산을 깎아낸다고 해도 전자기기 항법장치 유도장치 등에 의한 정상고도 진입에 따른 거고, 만약 모종의 사정 ㅡ 예컨대 조종사의 실수로 실제 고도보다 낮게 진입한다면? 그 뒤는 상상에 맡깁니다. 
(*실제로 아키타 공항에 대한항공 한 대가 멀쩡히 유도장치 보면서도, 조종사의 착각으로 활주로가 아닌 택시웨이(유도로)에 랜딩해버린 사례가 있습니다. 물론 기장은 이후 면직처분당했지만... 아키타가 깡촌이니 살았지 만약 김포 같은 곳이었으면 이륙대기중이던 비행기랑 부딪쳐서 대형참사 났을 겁니다. 신어산 추락사고도 저시정 상황에서의 기장의 착각과 무리한 운항 때문이었죠.)


1-2. 과연 연계교통편이 짜다라 괜찮은가?

- 수산들 위치에서 접근 가능한 것은 대구-부산 민자고속도로(아이웨이) 하나 뿐입니다. 의외로 울산이나 포항, 창원에서 오기가 쉬운편은 아닙니다. 결정적으로 KTX에서 멀죠. (그리고 그 사이에는 얼마 전 뉴스에도 나온 "죽음의 도로" 가...)
- 화물 환적거리도 좀 됩니다. 경부본선상에 역을 하나 더 짓거나, 아니면 인입선을 새로 놓아야 하죠. 물리적으로는 양산물류센터에서 가깝지만, 신항까지 인입선이 들어가는 가덕도와 비교하면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공항은 백지화되어도 신항건설은 백지화되는 건 아니니까요.)
- 뭐 가덕도도 이순신대교 뚫리기 전엔 지금 입지에서 도찐개찐입니다만, 수산들이란 위치도 벡터량에 비해 실제 걸리는 시간은 영 효율이 떨어진단 얘깁니다.


2. 가덕도는 대안이 될 수 있는가?

-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기도 경제성은 좀 골때립니다. 일단 바다를 메워야 한다, 이게 크죠. (산 깎는 것보다는 도토리 키재기만큼 적게 돈이 듭니다.) 
- 하지만 자연적 입지는 괜찮은 편입니다. 인천공항도 그렇지만 일단 항공기 진입장벽이 제로에 가깝죠. 게다가 김해공항 접근항로상에 위치하기 때문에 따로 항공구역을 설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관제는 따로 하는지 같이 하는지 모르겠군요..) = 24시간 운영이 가능합니다.
- 연계교통은 기본 인프라를 깔고 들어가기 때문에 의외로 밀양과 별 차이가 안 나는 것 같습니다. 여차하면 전동열차나 KTX를 선구에 넣고 굴려도 되고, 마산-사상 여객철도가 33분만에 양쪽을 끊어줄 예정입니다. 이건 고속화를 염두에 두고 있단 얘기니 진례에서 환승하는 셔틀을 굴려도 되겠죠. 도로교통은 이순신대교가 별도 계획으로 정비되어 있고, 거가대교는 이미 개통되어 있고.

- 한 가지 걸리는 게 있다면 부산항 묘박지가 매우 가까운 곳에 있다는 건데... (신항 개항 전인 지금도 보면 저 해상에 배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이건 뭐 도쿄항에 딱 붙어있는 하네다 같은 곳도 멀쩡하게 굴리는 거 보면 별 고려사항 아닌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보안 면에선 좀 찜찜하기도 하죠. LNG탱커같은 게 갖다박으면 바로 동일본대지진 때 이치하라시 꼴 나니까..)




초기 입지선정안. 현재 가덕도안은 2)입니다. 이게 왜 지금 와서 밀양에게 뒤집어졌는지 저는 잘 이해가 안 감. (4의 경우는 가덕도를 절개하는 안이라 반려된 듯.)




3. 김해공항

- 일단 공군 에어베이스를 끼고 있습니다. 특히 괌에서 얼쩡거리는 놈들 중에 의외로 김해 A/B에서 중검수 받고 돌아가는 게 있습니다. 김해는 동북아 전략안보상(...거창하다...)으로도 손대기 애매한 지역인지라 앞으로도 군용 베이스로 계속 굴려먹을 가능성이 크죠. 지정학적으로도 딱 교두보 위치기 때문에 민간기능을 이전하더라도 군용기능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4. 종합

- 김해공항 확장은 불가능할 것 같은데, 문제는 2025년에 포화가 예상된단 것이었죠. 이 점이 양양, 예천, 무안, 청주공항과 다른 점입니다. 대전이나 청주까지는 ICN을 사용하고, KTX가 ICN까지 진입하게 되면 이제 대구권도 인천공항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상황에서 실제 국제공항 수요의 배후지가 되는 것은 부산, 경남, 울산이겠죠. (=KTX-ICN 연계의 편익을 상쇄할 거리.)
- 그런데 밀양에 짓자니까 다른 것 다 놔두고 일단 자연환경이 시망입니다.
- 그리고 가덕도에 짓자니까 이것도 만만찮게 돈이 들어갈 것 같습니다.
- 그래도 백지화는 좀 아니죠. 아예 고민 자체를 안 하고 닦아먹겠단 얘기니까요.


5. 카더라
- 원래 계획에는 가덕도밖에 없었는데 어느 순간 밀양이 슬그머니 끼어들어왔더군요. (이건 확실함.)
- 근데 왜 저리 철도건 공항이건 봉하마을에 가까이 붙어 있는 건지... -_- (이건 그냥 제 생각입니다.)
    • 오. 정말 이렇게 보니 눈에 쏙쏙 들어오는군요. 여기저기 퍼나르고싶어요. ^^
    • 산골짜기에 공항을 짓는다는건 아무리 생각해도 미친것 같습니다.
    • 밀양은 대구를 기점으로 경남과 경북을 아우르는. TK와 PK 모두에게 사랑받는 아이돌 같은 지역이라서 말이죠. ( ")
      공항 확장 필요성은 예전부터 대두되었고 후보지로는 가덕도 외에는 없다고 봅니다.
      염려하시는 묘박지 문제는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보구요.

      여튼 밀양이라니. 정말 다른 곳도 아닌 밀양이라니. -_-;;;;
      가덕도가 솔로 플레이 하는데 밀양이 슬쩍 끼어든 건 TK. PK 모두에게 사랑받는 아이돌로 장사를 잘 해서 여차여차 대권까지 한걸음에 후다닥 하려던 김태호 전 지사의 노력 덕분이랄까요.
    • 좋은 글이네요. :) 기자이신가 생각이 들정도로 꼼꼼한 비교인 것 같아요
    • 현 정부는 이미 사용중 인 활주로도 틀어서 건물 쌓아올리는 신기술(?)이 있기 때문에 무엇을 하든, 불가능 따위는 없을 겁니다.
      그리고 산 깎아 공항 지으나 바다 메워 공항 지으나 아스트랄 한 건 매 마찬가지인 듯싶네요.
    • 밀양이 어떻게 끼어들었냐고요? 밀양은 만만치 않은 고장입니다. 새마을호를 거쳐가게 만든 저력을 보셔요.
      밀양역에 새마을호가 서면 타고 내리는 사람은 정말 몇 안됩니다. 나머지 모든 승객들의 시간과 비용을 넙죽넙죽 받아 먹는 저력이라니..
    • 밀양은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작품이라는 소리가 있더군요.
    • 밀양에 24시간 돌아가는 공항을 짓겠다는 발상 자체가.. 대체 어떤 X 머리에서 나온 건지 참 궁금했어요.
      결국은 가덕도로 가리라 봅니다. 몇년 내에 다시 대두될 수 밖에 없는 얘기에요.
    • 교통덕후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시는군요;;; 멋진 프리젠테이션입니다. 참모총장급 프리젠테이션이었어요!!
      전 밀양의 경우 봉하마을보다는 주남철새도래지가 눈에 심하게 밟히네요 -_-
    • 밀양에 공항이라니-_ - 늘 황당했어요;;
    • 신공황 얘기 나올때마다 이게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몰라서 좀 두리번거리고 있었는데, 잘 읽었습니다. 정말 잘 설명해 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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