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간 잠적했던 직원, 오늘은...

지난 이야기.

http://djuna.cine21.com/xe/?mid=board&page=10&document_srl=2013768

 

출근길에 문자가 오더군요. 무서워서 동생 집에 가서 잤다며, 12시 까지 출근을 하겠다고요.

(내심 '어디 보자~'하며) 기다리는데 12시 30분이 돼도 안 옵니다.

'어디쯤이니~' 문자를 보내자 차가 막혀서 아직 경기도 랍니다. 결국 그녀는 1시 50분에 도착합니다.

 

보니, 왼쪽 발과 약지 손가락에 반깁스를 했습니다. 사고 충격으로 허리도 아프고 몸에 근육통이 있다고 합니다.

(저를 비롯한 몇몇 사람은 '사고'의 진위에 의심을 가졌던 게 미안해졌습니다.)

죄송하다고 하고는 업무를 시작하더군요.

 

급한 연락이 왔는데 내가 응대를 못한 업무가 있어(고객 센터 응대 인데, 진행 단계를 몰라 제대로 응대를 못했습니다)

그 것 부터 처리하라 하니, "그거 급한거 아닌데. 4건 밖에 안돼요." 합니다.

훅! 올라 오는 거 살짝 누르고  "급하니까  급하다고 하겠지. 그 것부터 진행해!" 라고 한마디 했습니다.

 

회의가 있어 5시 쯤 자리에 돌아오니, 메신저로 '일주일만 재택근무를 하면 안돼나요?'라고 묻더군요.

허리가 많이 아파 앉아 있기가 힘들답니다. 뭐...... 뭐 그럴수도 있죠!! (뭐 그럴겁니다. 그렇다고 칩니다.)

근데 그게 메신저로, 이런 식으로 던질 말인가 싶어 또 훅! 올라 오는 걸 한 번 더 눌렀습니다.

'팀장님이 자리에 안 계시니 오시면 상의하자. 곧 오실거다' 라고 얘기하고 팀장님을 기다렸습니다.

20분 쯤 후에 또 메신저로 묻네요. '오늘 일찍 가보면 안될까요? 동생이 근처에서 기다려요' 라고.........

 

훅~!!!! 터졌습니다.

회의실로 따라오라 하고 둘이 마주 앉았습니다.

 

자꾸 메신저로 이러면 안되냐, 저러면 안되냐 묻는데, 회사에서는 결정을 그렇게 아무나, 내키는대로 할 수 있는게 아니다.

팀장님께 보고하고, 상의해야 한다. 나도 결정 권한은 없다. 했더니

"아... 몰랐어요. 죄송합니다." 랍니다. 허허허허;;;; (너 여기서 일한 지 1년 다 되지 않았니? --;;;;)

 

재택근무를 하지 말라는게 아니라, 어떤 식으로 할 건지라도 얘기를 해야 하는게 맞다. 메신저로 한마디 하면 그러라고 바로 ok할 줄 알았냐.

안 좋은 사고가 생긴 건 안타깝지만, 이틀 간 연락이 안된건 이해가 안된다. 하니 정신이 없었답니다.

니 자리 번호도 모르냐, 물론 정신은 없었겠지만 이틀 다 돼도록 전화 한 번 할 생각을 못한건, 니가 사회생활 마인드가 안돼 있다는거다.

이 회사라서가 아니다. 햄버거 가게에서 알바하다 이틀 빠져도 다른 사람들은 찾고, 연락하고, 빵꾸 메꾸느라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할거다.

그런 생각을 못했냐.

 "제 생각이 짧았어요. 죄송합니다." 그럽니다.

 

생색 같이 들릴지 몰라도, 모 대리는 팔 깁스하고 한 손으로 일 했고,

내 사수 한 분은 오른 팔 다쳐서 세 달 동안 왼손으로 일하다 왼손 타자의 달인이 되셨다.(--;;;;)

나도 오토바이 날치기 당하고 나뒹굴어도 다음날 출근은 했다. 지난 여름엔 발에 깁스하고 출퇴근 했다. 그렇게들 산다. (뭐 이런 케이스가 바람직하다는 말은 아닙니다.)

 

뭐뭐 블라블라~ 한참 얘기를 하는데 울더군요. 

근데 제가 참... 울면 당황하고 약해지는 사람들이 있는데. 전 안그래요. --;;; (움... 이래서 무섭다고 하는거니?)

 

그럼 어쩔거냐. 재택을 하면, 전화 응대는 어찌 할 거며 메일은 어찌 할 거냐. 등등을 물어 절충안을 찾고,

일단 다음주 까지는 재택근무를 시키키로 했습니다.

 

사고 유무와는 별개로, 지난 3일 간 그 친구가 보여준 태도는 꽤 실망스럽네요.

어느 분 말씀 처럼, 제가 그동안 너무 인정 많게 대해온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윗 분들은 나이도 좀 지긋한 중년남들 이신지라, 여자애가 아프다는데~ 하면서 그러라 하시네요.

(ok하실 줄은 알았습니다. 그 친구가 재택근무를 요청하는 태도가 절차도 예의도 없는 지라 야단을 친거지요...)

 

제가 사람들과 일하는 방식이나 태도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길었던 3일의 여정... 끝~ +_+

    • 그쵸. 솔직히 직장 다니다보면 응급실 갈 정도로 아파도 막상 먼저 생각나는 게 아구, 회사는 어떻게 하나... 이거고, 그런 생각 하게 되는 나 자신의 처지가 서럽고 슬프기 마련인데 회사에 전화할 생각을 못 했다니, 그 부분은 백 번 봐도 아닌 것 같아요. 누구는 회사를 엄청 사랑하고 좋아해서 그러는 게 아니잖아요? ;;
    • 참 희안...윗분들도 희안..
    • 백마탄환자 / 그러게 말입니다. 사회 생활은 여기가 처음인 친구라 그런가... 싶다가도, 1년 이면 알 만 한데;;;
      사람 / 뭐 반쯤은 '그럴 줄 알았다'는 분위기 이기도 합니다.
    • 참... 절대 같이 일하기 싫은 타입이네요.
    • 1년 가까이 일을 해왔다는 게 신기하네요. 업무 강도가 지극히 평이한 수준인가봐요.

      사람님/ 희안->희한
    • 밑에서 일좀 배우고픈 분이시군요...^^;;
    • 푸른새벽 / 아르바이트로 시작해서 계약직 고용은 올해 된지라, 업무의 대부분은 단순 운영업무죠. 제 딴에는 신경 쓴다고 정규직만 참석하는 보고나 워크샵에도 함께 데리고 가고 했는데, 그런게 동기부여가 되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SykesWylde / 반어법인가요. 흑흑. 좀 독해져야 하나 생각 중입니다.
    • 일을 겁나 잘하는 직원인가 봅니다. 아니면 겁나 이쁘던가..^^
    • 욕을 먹더라도 어느 한계선까지는 봐주겠거니-의 선을 아는 직원같아요. 저 회사 다닐때도 책상 서랍에 결근서가 쌓여있던 직원이 있었어요. 같이 일하면 마음 고생 좀 하죠.
    • 그냥 쭉 재택하라고 하면 안되나요. 사고 진위 여부에 의심이 풀리지 않는 1인 입니다. 러고도 잘 다니면, 일 열심히 하고 제대로 하는 다른 직원들 사이에 오히려 불만이 생겨날 거에요. 저러고도 잘 사는데 나는 뭐하러 죽자고 이러나, 하면서요. 무조건 칼같이 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이런저런 거 봐주고, 몸이 아픈 동안 집에서 근무하게 배려해주는 건 열심히 하는 사람들에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안 그래도 설렁설렁, 요리조리 빠져 나가는데 뭐 예쁘다고 편의를 또 따로 봐주나요.
    • 이거 참, 남일 같지가 않네요. 그 대책없는 직원의 모습이 저의 과거 모습 같아서. 다친 것도 맞고 아픈 것도 맞지만, 자기 사정을 최우선으로 두는 사고방식 때문에 저럴거에요. 말씀하신대로 사회생활의 자세가 안된거죠. 제가 느끼기로는 그래도 좀 이뻐하시니까 그만큼 참으신 것 같은데, 그 직원 얼른 정신 안 차리면 계속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좀 전해주세요(응?)
    • 크림 / 아악! 그 직원분 진짜 얄밉네요!!
      a.glance / 뭐 의외의 방향으로 사태는 종국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키드 / 저도 그래서... 예전에 사고 많이 쳤거든요. ㅎㅎ 얘기 많이하고 동기가 부여되도록 해주면 나아질 줄 알았는데... 좀 허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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