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 차별, 무죄추정의 원칙, 온라인의 피상성, 진영 논리

만우절 분위기도 못 맞추고, 많이들 지겨우시겠지만.. 마지막으로 글 남깁니다.

 

대화상대가 되어 주신 24601님께 감사 드리고

아래의 내용을 님과 (개인적으로) 끝까지 싸워보겠다는 의지가 아니라

이슈에 대해 제가 갖고 있었으나 충분히 밝히지 못했던 생각을 정리하는 것으로 수용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24601. 뒤늦게 답글 답니다. 말씀하신 마지막 문장, K의 글에 대한 판단에서 '이견'이 있을 수 있다는 것 자체는 인정합니다. 그렇지만 그 이견이 '존중'할 만한 것인지에 대해 판단하기 위해선 제가 위 댓글들에서 지적했던 여러가지 전제 조건들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판단과 고민 없이 해당 글만 놓고 '존중' 운운하는 것은 해당 쟁점의 중요성을 놓고 봤을 때 너무 섣부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4601/ (인용)

 

.. 취지에 충분히 동의하지만 보기에 따라서 정반대 입장인 것 같기도 하네요.

 

1. 무죄추정의 원칙, 입증 책임, 1종 오류, 2종 오류

 

제가 처음부터 일관되게 유지한 입장은 <텍스트 K>가 명백한 인종차별인지 판단하기 위해선

24601님이 위 댓글들에서 지적했던 여러 가지 전제조건들” + 다른 분들이 얘기한 조건들을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죠. 살펴볼 필요 없이 <텍스트 K>가 인종차별이라고 단정지었죠.

말하자면, ‘무죄추정의 원칙이 아니라, ‘유죄추정의 원칙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해당 쟁점의 중요성에 따라 무죄추정이 유죄추정으로 바뀌지 않고,

해당 쟁점의 중요성에 따라 입증책임이 전환되는 것이 아닙니다.

김길태 같은 흉악범에 대해서도 입증책임은 검찰에 있습니다.

형사사건은 무죄추정이 원칙이고, 입증책임이 기소자에게 있습니다.

사회적 소수자를 대상으로 하는 혐오 범죄(증오 범죄)도 마찬가지에요.

 

왜 그러냐?

사실 유죄인 사람에게 무죄를 주는 오류와

사실 무죄인 사람에게 유죄를 주는 오류 중

후자를 훨씬 더 심각한 오류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서 그런 것입니다.

나쁜 놈이 탈없이 멀쩡하게 걸어 나가는 한이 있더라도,

심지어 그 가능성을 믿고, 그 틈을 의도적으로 악용해서 나쁜 짓을 하는 놈이 생기더라도,

그 위험(대가)을 감수하고라도 무죄한 사람을 단죄하는 일은 최대한 없어야겠다는 원칙입니다.

더 일반화해서 말하자면 억울하게 단죄받는 것을 최대한 줄여야겠다는 원칙입니다.

유죄는 유죄이되 과실에 비해 과도한 처벌을 받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도 있으니까요.

 

이것이 얼마나 얼마나 중요한 원칙인데, 사람들이 이 원칙을 가볍게 보는 것 같아 놀랐습니다.

텍스트를 인종 차별 텍스트라고 규정하는 것은 텍스트 저자를 인종 차별 주의자로 단죄하는 것이죠.

사실 놀라운 일은 아니죠.

인터넷 게시판에서 매우 매우 중요한 원칙이 대세에 의해 쉽게 무시되는 현상은 다반사인 정도를 넘어

매우 매우 중요한 원칙이 끝까지 지켜지는 경우가 거의 없는 정도이니.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훌륭한 명분에 지젝까지 인용되며 그런 일이 발생했다는 것이 놀랍다면 놀랍겠지만

그 역시도 사실은 흔한 장면이 아니었나..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24601. 그러니까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들은 지문관리가 안 되기 때문인지 무책임하게 행동하고 폭력적이야"라는 발화가 없었기 때문에 텍스트K는 인종차별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신거죠? “그런데 이토록 자세히 문장을 분해하고 변형하며 논리적 근거를 찾으시는 분이 하는 주장으로는 부족해보입니다. 24601/ (인용)

 

요컨대

<텍스트 K> 를 인종차별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논리적 근거를 제시해야 할 책임이 저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들은 지문관리가 안 되기 때문인지 무책임하게 행동하고 폭력적이야"라는 발화 없이 

“외국인은 내국인처럼 신상 정보가 등록되어 있지 않아서 범죄전단에 사진도 없다. 그러니까 외국인도 내국인처럼 관리하자라고 말하는 

텍스트가 (명백히) 인종차별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할 책임이 24601님에게 있는 것이죠.

 

<텍스트 K>이들이불법체류자신분이기에 경찰에 의한 검거가 어려운지 등에 대해 따져 묻지않았다는 것이 

인종차별의 명백한 근거라고 주장하시는 것이라면, 저는 동의하지 않지만, 존중할 수밖에 없겠다고 말씀 드린 것이고요.

 

(<텍스트 K> 를 인종차별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논리적 근거를 제시하는 것은 제가 텍스트를 분해 변형한 목적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이것은 저의 논증 기준에서는 불가능한 작업입니다. <텍스트 K> 가 명백히 인종차별적이라는 입증도 불가능한 것은 마찬가지고요

  이것이 가능하려면 먼저 인종차별의 기준이 명백하게 정의되어 있어야만 합니다

  텍스트를 대조 분석한 목적은 인종차별의 다양한 기준 중 제 포지션을 구체화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존중할 가치가 없다는 얘기는 사실상 이견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되겠죠.)

 

무죄추정의 원칙을 타협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죄추정의 원칙이 철저하게 보장되지 않으면 가장 불비례적으로 타격을 입는 것은 사회적 소수자입니다.

사회적 소수자일수록 억울하게 피고의 자리에 서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현실로 인정한다면요.

(무죄추정과 유죄추정이 법적인 맥락에서만 작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원칙 간의 충돌은 편견과 차별만큼이나 법원과 일상에서 보편적인 쟁점입니다.)

 

따라서 무죄추정의 원칙은 원칙대로 수호(준수)하면서

그 원칙이 사회적 소수자에게 차별적으로 적용되지 않도록 싸우는 것이 옳은 방향이지

사회적 소수자와 관련된 사안은 유죄추정의 원칙을 적용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더딜지라도 그렇게 가는 게 맞겠죠”.

명백한 정의를 요구하고 있다는 확신에 찬 나머지 이 점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2. 온라인의 피상성 (?)

 

2-1.

인터넷 게시판이라서 타인을 (현실에서보다) 쉽게 단죄해야 한다, 해도 된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것도 놀랍죠.

별 생각 없이 쉽게 쓴 글이니 쉽게 단죄해도 된다는 말은

단죄도 사실 별 생각 없는, 기계적 단죄라는 것을 모여줄 뿐이죠.

겉으로는 대단한 명분을 얘기하는지 몰라도요.

 

온라인이라서 쉽게 단죄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온라인 편견 공격의 당위와 예방 효과에 대해서 강력한 믿음을 갖고 있는 현상도 재미있네요.

 

 

2-2.

인터넷 게시판의 편견, 편견 공격이 현실의 편견, 편견 공격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는 것을 믿는다면

인터넷 게시판의 무죄추정, 유죄추정이 현실의 무죄추정, 유죄추정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는 것도 믿는 것이 합리적이겠죠.

 

2-3.

/24601. 듀게는 경찰서도, 검찰도, 재판정도 아닙니다. 잘못된 의견에 대한 항의 자체가 '처벌'을 요구하는 것인가요? 24601/ (인용)

 

네 맞습니다. 동의합니다.

제가 24601님께 묻고 싶은 것은, 그렇다면, 경찰서, 검찰, 재판정의 맥락에서 처벌을 고려하는 상황이라면

 <텍스트 K> 가 명백한 인종차별인지에 대해 다른 판단을 하시겠냐는 질문입니다.

 

만약 YES 라면,

저와 24601님 간의 의견 차이는 어떤 의미에서

인종차별의 기준에 대한 차이가 아니라

온라인 글쓰기/글읽기 기준에 대한 차이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경우

저는 온라인 글쓰기에 의한 차별과 오프라인에 의한 차별에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는 것이고

24601님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다른 잣대를 적용하는 것이 되겠죠.

상황에 따라 적절한 기준이 달라질 수 있으니 어느 쪽이 좋은지는 논증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NO 라면,

24601님은 많은 분들과 함께 이미 온라인에서의 처벌을 단행하셨고, 나아가

현실에서도 처벌을 요구하시겠죠. 다른 많은 분들도요.

 

그런데 NO라면 듀게가 경찰서도, 검찰도, 재판정도 아니라는 얘기를 하실 필요도 없었겠죠.

그래서 궁금합니다.

24601님이 그런 얘기를 하신 것으로 보아 인종차별의 기준에 대해 저와 의견이 같다고 볼 수도 있으니까요.


+)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편견(차별)에 대해 

경찰서검찰재판정, 처벌의 맥락에서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머지 않아 오리라고 생각합니다.

더 정확히는, 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의 질문들이 단순히 관념적인 논리 싸움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3. 진영 논리

 

전체적으로 진영 논리가 너무 강하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좀 무섭군요.

 

내가 옳은 (더 정확하게는 옳다고 믿는) 결론을 말하고 있기 때문에 조중동식 왜곡을 해도 OK.

일단, 나와 같은 결론을 말하고 있다면 OK.

나와 다른 결론을 말하고 있으면 무시하거나, 최대한 반대.

 

말하자면, ‘의사소통 합리성은 찾아 보기 어렵고, ‘신념의 재확인까지가 한계인 것 같아요.

 

원래 한국 사회의 담론과 논쟁이 선명성을 전유한 독선적 진보(?)’와 꼴통 간의 평행선 긋기이니

듀게라고 뭐 그리 다르겠습니까만

조중동식 왜곡을 행하고도 당당하게 자신을 합리화하고 그에 대해 아무도 지적하지 않는 것은 놀랍네요.

차별(편견) 타파라는 정의를 독점했다고 믿기에,

, 상대방은 차별(편견) 타파에 관심이 적다고 믿기에 그럴 수 있는 것이겠죠.

그래서 더 문제인 것이고요.


+) 

법학개론도 수강한 적이 없기 때문에, 미국법은 물론 한국법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채로 쓴 글입니다.

문제가 있는 내용은 지적해 주시고, 논의를 더 심화시켜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1. 전체적으로, 거의 논문을 쓰시다 시피하는 학술적으로보이는 포맷의 글을 쓰시는 분이 듀게에 계신게 전 굉장히 반갑습니다만, 까놓고 말해 별 인기는 없을 듯 합니다(...)

      2.온라인의 피상성 말해 무엇합니까. 전 사실 어떤사안에 있어서만큼은 온라인에서의 갈등은 현실보다 굉장히 과장되어있다고 느끼는게 몇몇 있습니다. 가장 큰 예가 뭐 군대나 남녀문제 같은건 현실에서 얘기할땐 훨씬 더 마일드 하죠. 넷상에서의 의견이나 갈등이 현실세계에서 영향을 끼치느냐 - 그렇지 않느냐는 논의로 얘기할때, 어떤 세력이든지 똑같이 자기 편할때만 인터넷의 힘을 부풀리고 어떨때는 과소평가하고 그렇더군요;

      3.진영논리 - 어쩔 수 없습니다. 듀게도 진영논리 다 있지요. 다만 극단적으로 치우친 진영논리가 아니라 진영논리vs거기에 제동을 거는 논리의 카오스(..)를 수없이 거치는 노선을 반복한달까...
    • 쓰신 글들을 다 읽어보진 못했습니다만, 진지한 열정이 돋보이시네요. 그런데, 진짜 궁금해서 여쭈는건데, 그나마 인터넷 커뮤니티중에서, 평행선 긋기 안하고 생산적인 논쟁이 이뤄지는 커뮤니티아닌가요? 제가 느끼기에는, 이 게시판엔, 김리벌님을 포함, 진영이란 틀이나 환상에서 벗어나서 독자적으로 사유하고 결론도 잠정적으로 내려보고 하는 사람들이 되게 많은 것 같아서요. 혹시 듀게보다 덜 평행선 긋기 하며, 생산적인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는 커뮤니티가 있으면 알고 싶어요.(궁금!!)
    • 조중동식 왜곡을 행하고도 당당하게 자신을 합리화하고 그에 대해 아무도 지적하지 않는 것은 놀랍네요.차별(편견) 타파라는 정의를 독점했다고 믿기에,즉, 상대방은 차별(편견) 타파에 관심이 적다고 믿기에 그럴 수 있는 것이겠죠.그래서 더 문제인 것이고요.(2)
    • 지난번에도 댓글을 한번 달았습니다만, 왜 범죄와 편견을 일단 동일시하는 전제에서 글을 쓰시는지 이해가 잘 안가네요.
      범죄에 대한 처벌이라고 쓰신 글은 사실 편견을 담은, 혹은 편견을 담았다고 여겨지는 글에 대한 인터넷 상의 반박을 처벌에 비유하셨었죠. 이번엔 편견을 역시 범죄 취급하셔서 무죄추정의 원칙 얘기를 하셨네요. 무죄추정은 글에도 쓰셨지만 형사절차법에서 입증책임에 대한 함의를 갖는 원칙입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피의자의 자발적이지 않은 자백은 설령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범죄 입증에 이용할 수 없다는 원칙도 마찬가지고요. 인종주의적 편견이 나쁘다는 건 동의합니다만 굳이 범죄로 보고 형사법상 원칙까지 가져오셔야 하신 이유가 있나요? 이런 비유/analogy를 쓰시기엔 무죄추정은 굉장히 좁은 의미로 쓰이는 기술적 개념이거든요. 예컨대 형사랑 닮은 민사사건 - 잘못된 일에 대해 벌금을 부과하는 상황 - 에선 무죄추정 원칙을 적용하지 않죠.
      1번을 굉장히 길게 쓰셨습니다만, 논의에 앞서 왜 무죄추정원칙이 이런 케이스에 적용되는지를 설명하셨어야 할 것 같으네요. 혐오범죄 얘기를 하셨지만 혐오범죄는 일반 범죄가 인종, 젠더, 성적 정체성 등에 대한 차별에 근거해서 발생한 범죄를 지칭하는 거고, 인터넷 상의 편견을 간단하게 범죄로 보는 시각은 조금 무섭습니다. 결국 맥락은, 함부로 편견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글을 "단죄"하지 말자는 얘긴데 그런 얘기를 하시면서 편견에 담긴 글을 "범죄" 취급하시는 게 아이러니에요.
    • 2, 3번에 대해서는 저도 김리벌님과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는 스스로부터 경계하려고 하고 어떤 때는 이곳에 대해 약간 냉소적인 시각을 갖게 될 때도 있습니다.

      문제는 1번인데요, 그중 그 텍스트K에 대한 해석에 대해서 김리벌님이 일관적으로 견지하시는 입장이 솔직히 전 의아합니다. 어떤 때는 님께서 일부러 불리한 위치를 점하시고 게임을 하려고 하시나라고 까지 생각될 때가 있을 정도로요..

      저는 그 해당되시는 분께서 이미 필요이상의 비난을 들으셨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며 때문에 더 이상 그 글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는 않겠습니다.

      물론 판단에 있어서 신중하자는 님의 생각은 존중합니다만 텍스트를 분해해서 분석할 만큼 텍스트K가 논란의 여지가 있었느냐는 좀 다르게 생각합니다. 이미 어떤 분들께는 모든 검증 단계를 건너뛰고 바로 낚시질이 아니냐는 결론에 도달할 만큼 직접적으로 편견이 드러났었다고 생각합니다. 경솔한 부분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 분들이 그런 반응을 보였던 데에는 역시 그만큼의 이유가 있다는 거죠. 만약 조금이라도 애매하거나 교묘했다면 바로 트롤링이라는 소리가 나오며 그 정도의 폭발적인 반응이 나오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잉 듭니다. 최소한 여기가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혹시나 해서 한 말씀만 더 드리자면...우리가 인터넷 상에서 보는 대부분의 글들이 명확한 논지를 가지고 체계적으로 생산되는 것은 아니겠죠. 대부분이 대충 생각을 두서없이 늘어놓게 되어서 의미도 모호하고 무의식적으로 글쓴이의 사고가 글에서 드러나기도 합니다. 때문에 인터넷 상의 글들에 접근하거나 해석할 때 오히려 더욱 행간을 읽으려는 노력이 수반된다고 생각합니다. 맥락에서 쓰여지는 단어, 문단의 순서, 이외에도 여러 가지 표현방법을 통해서 본래 하고자 하는 주장이나 글쓴이의 사고방식을 추론하는 거죠. 어떤 경우는 텍스트의 구조에서 나오는 논지보다는 표현방식에 핵심이 담기기도 합니다.

      이 해석의 과정에서 리더의 가치관이나 편견이 개입되어 왜곡된 해석이 나올 수도 있지만 텍스트K에 대한 일반적인 반응으로만 봐도 그 모호함의 정도는 아주 약한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댓글을 쓰는 순간에도 괜히 내가 게임에 말려드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농담입니다만 그 정도로 리벌님의 존경스러울 정도의 해박한 지식과 현실감 사이의 괴리가 크게 느껴지네요.
    • 그림니르/
      1,2,3 모두 절감하고 있습니다.
      구경만 하던 거랑 직접 해보는 것은 역시 큰 차이가 있네요.
      그래서 그냥 다시 눈팅으로 돌아갈 생각입니다. 아무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신영주/
      저는 온라인 활동을 많이 하지도 않고
      오프라인 친구들과 만든 커뮤니티가 아닌 곳에 가입해서 글 쓰고 한 적은 처음이라 잘 모릅니다.

      저도 듀게가 그런 면에서 나은 점이 있다고 생각되어 어려운 고시를 치르고 가입하였지만..
      조중동식 왜곡을 행하고도 당당하게 자신을 합리화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을 보고
      제가 있을 곳은 아니구나 싶네요.
      많은 다른 장점과 좋은 분들이 있지만, 제가 워낙 조선일보를 싫어해서요.
    • loving_rabbit/

      누군가 분명히 “무죄추정은 굉장히 좁은 의미로 쓰이는 기술적 개념”이라는 점을 지적하실 줄 알았는데,
      loving_rabbit 님이 말씀해 주셨네요.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사실 혐오 범죄(hate crime)가 crime이라서 criminal law에 해당할 것 같다고 생각은 했지만
      혹시 tort law 에 해당할 지도 모르니 검색을 좀 해봤는데도 잘 모르겠더군요.
      단서가 없어도 조심해야 할 판에, 단서가 붙은 위키피디아 항목은 참고문헌으로 쓸 수 없으니까요.
      (그건 그렇고“형사랑 닮은 민사사건”이 tort law 인가요?)

      범죄와 편견을 동일시 하거나 인터넷 상의 편견을 간단하게 범죄로 보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비유/analogy 라는 것에 대해 다른 글에서 이미 밝힌 바 있습니다.

      이 비유를 처음 도입했던 맥락이
      단순한 반박이나 항의를 넘어서서
      예방 목적이라는 미명하에 적극적이고 강력한 공격을 정당화하는 글에 대한 반론이었음을 말씀 드립니다.
      제가 느끼기엔 (비유적인) ‘처벌’의 논리가 작동하기 시작했고, 많은 분들이 동조했습니다.

      (애초에 <텍스트 K> 와 그에 대한 댓글만 봤을 때는 전혀 개입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24601님은
      “그와 같은 명확한 주장은 마지막 순간에 등장합니다. 실체적 폭력으로 행동을 요구하면서 드러나죠.”라고 하시며
      텍스트에 아직 등장하지 않은 것을 근거로 텍스트를 평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본인의 평가를 바꿀 수 있으려면
      텍스트 저자 입장에서 증명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를 증명해야 한다고 하셨죠.
      저는 이것이 균형에 안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불균형이 때로는 폭력을 정당화하는 매우 위험한 논리가 되기도 하죠.
      그런데 이에 대해서는 아무도(?) 지적을 안 하더군요.

      법적인 판단이든, 커뮤니티의 자치회 판단이든, 온라인 상에서의 논쟁이든
      일관된 원칙을 환기하면서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저는 그 일관된 원칙으로
      무죄 추정의 원칙, 선의의 해석의 원칙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선의의 해석의 원칙으로도 충분히 편견, 오류를 견제할 수 있다고 보고요.

      이런 맥락과 일반론 외에도 이 비유/analogy 의 적실성(relevance)에 대해 덧붙일 얘기들이 있지만,
      지금 제가 당장 다른 볼 일이 있기도 하고,
      논의를 보다 진전시킬 수 있을 것 같아서 질문을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loving_rabbit 님은 어떤 여학생에 대해 먼저 “학교에서 처벌 조치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요.”라고 하셨습니다.
      이에 대해 저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렇다면 loving_rabbit 님이 그 학교의 징계위원회 위원인데,
      학교 게시판에 <텍스트 K> 가 올라왔고, 이에 대해 일부 학생, 교직원의 요청에 의해
      <텍스트 K>의 저자가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상황이라면 loving_rabbit 님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녀)를 징계하시겠습니까? 그리고 징계 하신다면
      그 수위는 그 코캐시언 여학생에 대한 징계와 비교하여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답변 주시면 확인하고 늦어도 내일까지 저도 꼭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 정성들여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쓰고보니까 조금 뾰족해진 것 같은데 그럴 의도는 아니었고요.
      선의의 해석이라는 부분은 공감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말이 통하는 분이면 일단 이야기를 시작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질문도 흥미롭네요. 답을 피해가는 측면이 있습니다만 일단 교칙을 봐야 할 것 같아요. 제가 이런 말을 하는 건 유학중에 Asian American Jurisprudence라는 이름의 세미나 수업에서 콜로라도 교지에서 아시아 학생들에 대한 나름의 풍자 기사가 올라왔는데 (제가 보기엔 풍자보다는 그냥 조롱) 그걸 케이스스터디로 어떻게 처리할까 하는 과제를 한 적이 있어서에요. 그때 콜로라도 주립대 교칙을 꼼꼼히 봤는데 이런 차별 건에 대해서 굉장히 엄격하게 되어있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이님 글은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제가 열심히 안 읽어본 탓도 있고, 매체의 특성 (유튜브에 올린 영상 하고 조선족분들이 아마도 많이 읽지 않을 이 게시판에 글을 올린 것), 맥락 (케이님은 제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좀 험한 일을 당하신 것 같더군요 그렇다고 그게 모든 의견을 정당화하지는 않겠습니다만) 등등을 고려해야 할 것 같아요. 여기 시간 아침입니다만 재미있는 이야기라서 계속하고 싶네요. 시간 날 때 다시 들어와보겠습니다.
    • Lisbeth/

      제가 지금 다른 볼 일이 있어서 빠르게 읽고 간략한 답변만 드리겠습니다.
      혹시 수정하거나 보강할 부분이 있으면 나중에 다시 쓰더라도요..

      놀이를 위한 포지셔닝이 아니라 이것은 실제로 제 입장입니다.
      제가 매우 불리한 위치에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거듭 다른 분들의 기준을 존중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진심으로요.

      대충 말해서..
      모르는 것, 세련되지 못한 것, 나쁜 것에 대한 판단이 다 다르고
      상대방이 나쁘다는 얘기를 하려면 다른 평가보다 더 많이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tort law와 형법이 다른 것처럼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편견(차별)에 대해
      경찰서, 검찰, 재판정, 자치회의 처벌/징계의 맥락에서 고려해야 하는 상황을 가정한 면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의 질문들이 단순히 관념적인 논리 싸움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반복)
      저는 제가 그 맥락, 그 상황에서 결정권 있다면 저는 실제로 위에서 기술한 입장을 취할 것입니다.

      아울러, 너무 많은 분들이 텍스트 K 이상으로 허술하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가치관만을 강변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놀랐다는 말 정말입니다.

      제가 <텍스트 K>에 대해 취하는 입장과 자기 상대화의 철저함이 필연적인 관계가 있는 건 아니겠지만,
      전혀 무관한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일관성 있는 일종의 소수의견이 아니었다면, 글을 쓰지 않았을 것입니다.
      듀게에는 “정치적으로 올바른” 다수의견이 이미 넘치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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