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밤에 들려드리는 무서운 실화

저보다 두살 많은 제 오빠는 어릴 적부터 유난히 신기한 걸 잘 보거나 듣곤 했어요. 자기가 겪은 그런 일들을 제게 종종 들려주곤 했었죠.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얘기에요.


저와 오빠가 국딩이던 시절 저희 가족은 서초동의 삼익아파트에 살았었어요. (지금은 없어진지 오래됐죠.) 그런데 아파트 중에서도 각층의 복도가 건물 끝에서 끝까지 길게 일직선으로 이어져있는 형태가 있잖습니까? 그 복도의 한쪽 벽을 따라 각 가구의 현관문들이 죽 들어서있고 말이에요. 저희 아파트가 그런 형태였어요.

제 오빠의 방은 아파트 복도와 벽을 사이에 두고 바로 붙어있어서 그 앞을 지나가는 사람의 머리 실루엣이 그 벽에 달린 반투명 유리창문으로 흐릿하게 보이곤 했었죠.
한번은 오빠가 잠을 자다가 새벽에 깼었대요. 아직 사방이 어두워서 좀더 잘까하고 누웠는데, 저쪽 복도 끝에서 누가 걸어오는 발소리가 들리더랍니다. 아파트 복도에 사람이 지나가는데 소리나는 건 당연하지만, 묘하게 그 소리는 다른 때보다 더 크게 울리는 느낌이었대요.

그 발소리의 주인공이 오빠 방의 창문에 점점 가까워져 오길래, 어두운 방에 누운 채로 별 생각없이 맞은편 벽 윗쪽에 나있는 그 창문을 올려다보고 있었대요.

그런데;; 그 발소리가 마침내 그 창문 앞까지 다가오고 그 사람의 실루엣도 창문 앞에 보이는 순간, 그 사람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랍니다. 가던 자세 그대로요. 그리고는 한참 동안을꼼짝도 안하더래요. 그래서 그 사람의 옆모습 실루엣을 자세히 볼수 있었어요.
그런데 그게 꼭 높이 솟은 갓을 쓴 사람의 옆모습이었대요. 조선시대 선비들처럼요. 그런 모습을 하고서 창문 앞에 한참 움직이지 않고 서있었다는 거에요. 오빠는 무서워 미칠 것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호기심도 생겨서, 조용히 일어나서 창문을 향해 손을 뻗은 채로 고민했답니다. 열어볼까 말까 열어볼까 말까.....(저였으면 그냥 까무러쳤을 겁니다ㅠㅠ)
한참을 그런 자세로 엉거주춤하게 서서 갈등때리고 있는데, 미동도 안 하던 그 그림자의 주인공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대요. 자기가 가던 방향 그대로 다시 걸어가더니 점점 멀어져가버렸답니다.

뭐지? 간건가? 하고 아직 긴장이 안 풀려서 그대로 서있는데 갑자기 뭔가 팍!하는 강한 느낌이 들더니, 어느 새 훤한 아침이더랍니다. 자기는 아까처럼 서있는 자세였고요. 좀 있다가 평소처럼 엄마가 깨우러 오셨고 그게 끝이었대요.
    • 크헐. 다음날부터 오빠는 어떻게 주무셨답니까;;;;;
      • 저도 그게 의문입니다ㅠㅠ
    • 좀 무섭네요. 저승사자 같기도 하고. 이상한 가위에 눌린 것 뿐이었을지도 모르고요.
      • 오빠가 창문을 열기 전에 그 저승사자가 떠나서 다행이었죠 ㅠㅠ
    • 갓 쓴 사람 그러니까 생각나는 게... 제가 초등학교 - 당시는 국민학교 - 4-5 학년 쯤 되었을 때 이야깁니다. 일본 적산 가옥에서 살던 때였는데, 동생들과 한 방에서 같이 잤었고 그 방 구조가 윗목에 문이 있고 문 옆에 전등 스위치가 달린 구조였었죠. 저와 동생들은 아랫목에서 자고요. 그래서 밤중에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어서 불을 키려면 어둠 속에서 윗목까지 가야 했었는데 당시 저는 겁이 꽤나 많아서 그런 경우엔 언제나 눈을 꼭 감고 윗목까지 기어가서 벽을 짚고 일어나 불을 키곤 했었죠. 그런데 어느날 밤, 소변이 마려워 잠에서 깬 다음 언제나처럼 눈을 꼭 감고 윗목까지 기어갔었습니다. 일단 손으로 벽을 터치한 다음 "이제 불을 켜야지" 하고 눈을 딱 떴는테 눈 앞에 사람의 두 발목이 떡 있는 겁니다. 하얀 실루엣으로요. 반사적으로 목을 젖혀 위를 바라보았더니, 갓을 쓰고 도포를 입은 남자의 하얀 실루엣이 저를 내려다 보고 있는 겁니다. (물론 하얀 그림자같은 형체라 눈과 눈이 마주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목과 얼굴의 각도로 내려다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죠). 한 10초 쯤 되었나, 그 정도 시간동안 눈싸움(?)을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신기한 것이 그렇게 겁이 많은 저였는데 그 당시엔 전혀 무섭다는 감정이 전혀 들지 않았단 거죠. 그러다 다시 눈을 감았는데 그때부터 갑자기 무서운 기분이 엄청 들더니 몸이 덜덜 떨리면서 전혀 움직일 수가 없었죠. 그렇게 눈을 꼭 감고 바닥에 엎드려 한참을 꼼짝 못하다가 겨우 용기를 내 눈을 감은 채로 벽을 더듬어서 스위치를 찾은 다음 불을 켰죠. 그리고나서도 1-2분 동안 눈을 뜰 용기가 안 나더군요. 겨우 살짝 실눈을 떠 보니 훤한 방안엔 저와 아랫목에서 세상 모르고 자고 있는 동생들밖에는 없더군요. 화장실이고 뭐고 바로 이불 속으로 직행해 이불을 푹 둘러쓰고 덜덜 떨다가 퍼뜩 정신을 차려보니 아침이었습니다. 그 후 며칠 동안은 불을 끄고 잠을 잘 수가 없어서 부모님의 꾸중도 무릅쓰고 불을 켜고 자곤 했었죠. 몇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기억이 아주 생생합니다. (참고로 "그 갓 쓴 분"이나 기타 비슷한 분들은 한 번도 다시 만난 적이 없습니다. 가위던 아님 그 외의 것이던 간에 다행스럽다고 해야겠지요...)
    • 저도 옛날에 그런 복도식 아파트의 복도쪽으로 창이 난 방을 쓴적이 있는데요.
      그때는 미처 생각못했는데... 오히려 창문 쪽에 실제 사람 얼굴크기만한 사진(이왕이면 헬레이저 사진으로)을 뽑아서 눈쪽이 복도쪽으로 향하게 붙여놓으면,
      술취하고 밤늦게 귀가하는 사람들중에 보고 기겁하는 사람있을수도...
      왜 나이먹을수록 이런 악취미 장난을 더욱더 치고 싶어지는지...
    • 저는 무서운 것을 본 적은 없지만 이상한 소리를 들은 적은 있어요. 한 번은 비어있는 화장실에서 여자 웃음소리. 한 번은 중학생 때 친구네 시골 집에 놀러갔을 때였어요. 그 날 밤에 잠을 자는데 '우우우~'하는 전설의 고향 같은데서 나오는 귀신 소리같은 게 나서 잠을 깼습니다. 그런데 소리가 하나가 아니라 열댓명은 되는 듯한 여러 소리가 섞여있더군요. 여럿이 떼를 지어서 배회하는 듯한 느낌? 먼데서부터 소리가 나서 점점 가까워 오다가 다시 멀어져갔어요. 너무 무서워서 귀막고 이불 덮고 꼼짝도 못했습니다.; 그렇게 잠깐씩 귀에서 손을 떼서 소리가 계속 나는지 확인했는데 어느새 그 소리는 들리지 않고 외양간에서 소 우는 소리만 들리더군요. 그 날 낮에 친구가 자기네 동네에 귀신 있다는 이야기를 해줘서 환청을 들었나 생각해봤는데 제가 분명히 귀를 막았을 때는 안들리고 귀를 열었을 땐 그 소리가 났거든요. 설마 동네분들이 떼를 지어 이상한 소리 내면서 다니진 않으셨을텐데.. ^^;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 현각스님(그 양반 맞습니다)이 지리산 연곡사에서 수행할 때 삼칠일동안 염불만 외면 비명소리 흐느끼는 소리가 미친듯이 들리더랍니다. 염불 끝나면 조용해지구요. 처음에는 뭐가 웅얼거리는 거 같았는데 한 일주일쯤 지나니 확실히 비명에 곡소리였다더군요. 그러다가 딱 스무하루 지나니까 조용해지더랍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자기가 그 때 기도하면서 본의는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빨치산 혼령들 극락왕생시켜준 거 아닌가 싶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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