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음식 잘 드세요? 지난 주말에 한방 삼계탕 먹으러 간 자리에서 혼자 추어탕을 바닥까지 박박 긁어 원샷하면서 느낀 건 제가 은근 보신음식 마니아라는 거예요. 아 전날 장어구이를 먹으면서 꼬리에 집착하기도 했고요.
어린 시절 대다수가 그렇듯 엄마의 육개장 드립에 속아 보신탕을 처음 접했고요. 가든식당을 하시는 고모 덕분에 수육의 세계를 알게 되었죠. 그 다음에 보신탕 친구 염소탕을 소개받았구요. 토끼탕은 딱 한번 먹어봤는데 닭도리탕 맛이났어요. 프랑스에서는 토끼머리가 남성들 정력보강제라죠. 아.. 뉴욕에 사는 토끼님 송구해요.. 갑자기 뉴욕남자 빠리여자가 생각났어요.^^;
꼭 이런 음식을 먹어야 보신이 되는 건 아닐거예요. 일반적으로 혐오감을 주지 않으면서도 맛있고 영양가 있는 음식이 많을텐데 도시에 와서는 잊어버린 보신 음식들을 가끔 시골에가면 꼭 먹게돼요.
추어탕은 일년도 넘게만에 먹었는데 뜨겁고 구수하고 진한 국물에 밥을 말아 깍두기 얹어 훌훌 먹고나면 땀이 좍 흐르면서 배가 든든하고 원기가 보강되는 느낌마저 든다면 제가 보신음식 마니아인 것 맞는거죠?
집식구는 보신음식이라면 삼계탕 정도가 마지노선이라 때로는 기호가 맞는 친구가 있어서 같이 먹으러다니면 좋겠네요.^^
대부분 모르고 먹는 경우가 많은데 정작 먹어보면 맛있게 먹는다는 사람은 많은 것 같습니다. 저도 가리는 거 없이 웬만하면 잘 먹고 시골 가면 추어탕이나 이런것도 가끔 먹긴 해요. 대신 개를 오래 키워서 보신탕은 절대로 안 먹는데 군 시절에 외박나가서 먹을 뻔한 위험한 순간이 있었죠..
2, 3년 전까지는 돈까스처럼 주기적으로 챙겨먹는 음식이었는데 요즘은 거의 안 먹게 됐어요. 좋아했던 건 추어탕, 설렁탕, 삼계탕:D 나머지는 썩 입에 맞지는 않더라고요. 양고기 스테이크 이런 것도;; 앗, 오리고기는 최근에 로스 말고 삼겹살처럼 생고기를 구워먹는 곳에서 먹어봤는데 맛있었어요.
장어에 비타민a가 많다고들 하는데 사실 장어는 지방이 과다한 식품이고, 비타민 a는 당근 등의 채소로 섭취하는 것이 몸에 훨씬 유익합니다. 보신음식이라는 게 특별할 게 하나도 없어요. 영양소가 딱히 풍부하지 않을뿐더러, 일반적으로 섭취할 수 없는 영양소 또한 전혀 없으며, 오히려 몸에 좋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 추어탕보다 고등어가 영양가가 많죠. 뼈가 허하면 먹는다는 곰탕의 인성분은 칼슘섭취를 방해하고요. 옻에 포함된 우루시올은 심각한 알러지를 일으키는 성분으로 유일한 효능은 항산화뿐인데, 견과류를 먹는게 낫습니다. 소위 말하는 보신음식보다 평소에 시금치 브로콜리 오이 등을 챙겨먹는게 몸에 훨씬 좋습니다. 개고기는 뭐, 먹거리가 귀한 시절의 드믄 단백질 공급원이었기 때문에 보신음식이라 전해진거죠. 제가 개수육을 먹는 이유는 오로지 맛때문입니다..... 인간과 교류하도록 진화한 동물에게 열악한 삶과 죽음을 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지만, 제 식도락은 감수성을 이기도록 설계되어 있는 모양이에요, 참고 안먹은지 열달 가량 됐는데 가끔 미친듯이 먹고싶어요.
먹거리, 특히 단백질의 섭취가 어려웠던 옛날에는 정말 보양의 효과가 있었을 테고, 현대에 와서는 보양식이 의학적으로나 영양학적으로 다른 음식에 비해서 특별히 나은 점은 없을지 몰라도, 보양식 챙겨먹고 플라시보 효과로 건강해지고 힘이 솟는 기분이 들면 그게 바로 보양이지요.
애완견과 식용견이 다르다는 건 인종차별이랑 비슷한 발상 같네요. 순종개와 잡종개 차이 밖에 더 있나요. 뭐 보신탕 집에선 애완견도 길 잃은 애들은 잡아다 팔아먹지만 사실 애완견이나 식용견이나 먹는 건 똑같죠. 인간이 걍 갖다 붙인 거지. 먹으면 그게 식용견이고 사랑 주며 키우면 그게 애완견이죠. 무슨 테스트해서 구분시키는 것도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