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바낭] 어제 합정역에 두고 온 구두들이 마음속에서 떠나지 않아요...이런 게 사랑?

제나이 꽃슴살이던 05년, 엄니가 너도 요자라며 동댐 수제화매장에서 진달래 꽃분홍색 5cm 샌들을 사주셨지요.

그걸 처음 신고 학교에 걸어가다가, 10분만에 '....그냥 버리고 맨발로 걸을까' 진심으로 고민했드랬어요.

SATC의 캐리가 마놀로 블라닉을 신고 포장도로를 푸다다다닭 질주하는 걸 보면서 '저건 대국민사기야!!!' 부르짖기도 하고요.

아마 여자들이 회상하는 힐과의 첫경험은 다 이런식으로 비슷하지 싶습니다만'_'..어쨌건 지금은 9~10cm가 가장 예쁘고

안정적이라고 생각하는 평범한 힐순이가 되었어요. 몇십 켤레씩 잔뜩 쟁여놓고 아침마다 구두 고르는 사치를 부려본 적도

있지만 독립하고 나니 그저 편하고 아무 데나 어울리는 몇몇 신발만 많이 신게 돼서, 구두 고르는 기준도 바뀌고 사는 횟수도

현저히 줄었죠. 어무니가 군자금 지원해주실 때는 아울렛 같은 데서 하루에 대여섯 켤레씩 쟁이고 그랬었는데...뾰로롱 촉촉.

 

어제 갑자기 국물떡볶이가 넘 먹고싶어져서 미미네에 갔어요. 합정역에서 3번출구를 향해 걸어 나가는데, 한때 제가 사랑했던

망브랜드 쌈지의 구두/가방 대처분 매장이 눈에 띄더군요. 쌈지 묘하게 실험적인 디자인에 낸시랭 영입해서 내장로봇;;티셔츠같은거

만들고 그래서 엄니가 한창 백화점 데리고 다녀주실 때 애용했는디. 작년인가 망했더라구요.

아무튼 다른 건 다 아웃포커싱 처리, 안구를 파고들 기세로 제 눈을 찌른 문구는

'[이월상품] 구두 39,000 1+1'!!!!!!!!!!!!!!!

마법의 주문, 그거슨 1+1....

구두 두켤레에 39,000원이라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카드빚쟁이 생활좀 청산해보려고

월급받기 전까지는 절대 신용카드 안쓰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어 고르고 고릅니다. 내셔널브랜드 구두가 다 그렇지만 그리 특출나게 예쁘거나 창의적인 디자인이 있는 건 아니고;;

그때그때 유행하는 스타일 카피에 가죽이 최고급인 것도 아니죠. 사실 그걸 15~20만원대 정가를 주고 사는 쪽이 안타까운ㅇㅇ

어차피 이제는 어떤 디자인이 내 발에 편하고 자주 신게 되는지 빤히 알기 때문에 오래 고르진 않았어요.

새틴 소재에 빈티지한 꽃무늬가 프린팅된 웨지힐이랑 앞가보시 빵빵하게 들어있는 흰색 스트랩샌들을 올여름 데일리슈즈로 낙점!

다만 문제는 이거였죠.

'............네켤레 사고싶다, 사면 안되나? 안될까? 돼? 되...나?'

 그렇다고 니가 여름 샌들이 없냐...면 그건 아닌데...여름신발은 겨울신발보다 마모도가 커서....많을 수록 좋...지 않나...막 이런 생각이 뭉글뭉글.

딱히 취향은 아니지만 패브릭 소재의 네이비 뮬이랑 여기 있는 1+1 신발중에 원가 제일 비쌀 것 같은 검은색 스터드샌들이 여엉...눈에 밟히고-_;;

(이글루스 유명블로거 K모님의 개가 똥을 끊지라는 말은 딱 이때 쓰는 거;;)

근데 이따 사람들 만나는데 구두 네켤레 주렁주렁 들고 있기도 뭐하고, 역시 카드는 더 안 쓰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눈물을 머금고 두 켤레만.

 

미미네 국물떡볶이는 참...맛있더이다. 김말이도 먹고싶었는데 그거 먹으려면 낮 3시 전에 와야한다고;;; 새우튀김은 3개에 5천원짜리

먹었는데 새, 새우깡 맛이 났어요;;;;;

일행분이 제 구두를 보더니 사고싶다 하시어 다시 갔는데, 그분은 사이즈가 245~250이라 예쁜 게 별로 없더군요. 음 역시 진리의 235~240.

돈없다고 징징대서 긍가;;(구두사들고;;?) 그녀가 미미네에서 맛난이를 쏴 주셔서 저는 굽신굽신 체력껏 쇼핑메이트가 되어드렸습니다.

마지막으로 한양문고까지 찍고 돌아왔더니 오늘 이시간까지 피곤이 풀리지 않아요. 이 체력으로 감히 산티아고를 꿈꿔? 니가(feat.손담비)?ㅠㅠ 

네톤으로 아는 남자애한테 어제 합정역에 두고 온 두 아이가 영 눈에 밟힌다고 했더니 이따 데리러 가라고 뽐뿌질을 하네효.

남자의 놋북 핸펀이 여자에겐 구두 아니냐며. 으윽....참...참아볼테다...

 

 

+) 어제 홍대거리를 거닐어 보니 요즘 컬러스타킹 참 많이 팔던데, 어째 거리에는 그걸 신은 녀성들이 별로 없을까요.

컬러스타킹이 나름 레어템일때는 수집하는 재미가 있었는디...역시 사놓고 남자친구들이 질색을 해서 못 입는걸까.

 

    • 245~250은 살수라도 있죠. 225는 기성화는 거의 포기해야 되요. 사실 전 225도 살짝 커서...--
    • 글이 너무 웃겨요 ㅎ
      저도 지난 주에 아이쇼핑나갔다가 너무 예쁘고 사고싶은 게 많아서 그만 충동구매를 하고 말았어요;
      오늘은 가서 구경만 하고 와야지~ 하고 가는데 올때는 늘 뭔가 한꾸러미씩 양 손에 들려있는 니힛ㅠ;
    • 팬더댄스/ 아아 제 친구중에도 220 사이즈인 애가 있는데 늘 수제화를 신더군요(일단 220으로 서 있는 것도 신기..자그마해라///) 어머니 표준사이즈로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로랑/ 너무 피곤해서 글이 안 나오길래 얼마나 힘들게 썼는데요 흑흑 그리고 어제 홍대에서 보고 온 귀걸이도 눈에 밟혀요(뭐래)
    • 컬러스타킹은 일단 다리가 돼줘야 신으니까요. 미니스커트만 입는 것보다 열 배 정도의 망설임이 따르겠죠. ㅎㅎ 저도 레어템일 때는 수소문해서 사다 신었는데 이젠 잘 안 사게 되네요. (하지만 난 다리가 안 되잖아?) 아직 신지도 않은 빨간 내복색 스타킹이 양말 서랍 열 때마다 저를 쳐다봐요.



      쌈지 행사 저도 부모님 동네 홈플러스에서 봤는데 요상하게 아주머니들이 쌈지를 많이들 착장하셔서 별로 구매욕이 생기지 않더군요. 저도 아주머니라 뭔가 차별화하고 싶어요. ㅎㅎ

      +웅 근데 저도 235~40 정도 신는데 이 사이즈가 표준이라 행사 가면 거의 늘 빠져 있지 않나요? 전 그렇던데요. 실상은 일반인 표준사이즈라는 66도 거의 그렇고요.
    • 정말 발사이즈는 표준사이즈가 좋은 것 같아요!! 저도 맘에 드는 거 안사면 두고두고 생각나서 일주일 이주일 뒤에라도 결국 사러가게 되더군요.
    • 저도 디스플레이 사이즈의 230!

      구두 살 때 좋지요.
    • 안녕핫세요 / 전 어렸을 때 하도 요상하게 입어버릇했더니 '헉 너 그 꼴이 뭐야'라는 반응은 있어도 '헐 너 그다리에 그 스타킹은 좀..'은 못 들어봤어요. 압도적 착장으로 신체결함을 묻;;;; ㅎㅎ저도 새빨간색 스타킹 있어요! 겨울에 올블랙 착장 뽀인트로다가.
      +) 흠 제가 운이 좋은 건지는 모르겠는데 235~240은 수량을 넉넉하게 준비해 놓는 듯하더라구요. 그래서 행사상품 같은 것도 사이즈 빠져서 못 산 적은 없었어요'.'..

      으하하하/ ...그럼 저 이따 갈까요? 합정?

      MarjaneSatrapi / 아 어제 지인이 사고싶어했던 구두도 230이었는데. 230이 최후까지 많이 남는 듯해요. 전 지인중에 구두공장 장남이 있는데 그 공장 샘플사이즈가 240이라 쏠쏠하게 읃어신었드랬죠 호호호
    • 샌들의 계절이 다가오니 두렵습니다. 물집에 피투성이에... 무엇때문에 그런 것들을 참으며 신어야 하는가... ㅠ
    • ㄴ대일밴드 상비의 계절이지라. 미리미리 준비합서ㅜ//ㅜ
    • 미미네 떡볶이는 합정역3번 출구로 나가면 금방 찾을 수 있는 곳이에용?
      어젠가 게시판에 어떤분이 맛있는 떡볶이집을 알려주셨는데 정말 맛있어보였어요. 언제 찾아가야지 하고 있었는데 폴님이 또 떡뽂이 이야기를 하시고. ㅎ 명지대학교 앞에도 맛있는 떡볶이 가게가 있다고 하는데 맛나다고 소문난 떡볶이집들을 잘 기억해 뒀다가 근처 지날 일 있으면 사먹고 오면 좋겠어요.
    • ㄴ3번출구에서 쭈욱~곧장가서 아주짧은 횡단보도 건너면 보여요. 일단 횡단보도 서면 대각선 방향으로 사람들이 줄서있응게;;
      으아...무슨 떡볶이가, 해장용이에요. 국물이ㅠㅠㅠㅠㅠㅠㅠ 또먹고시프다...
    • 저도 듀게 벼룩으로 구두 두켤레 사고 막 기다리고 있어요. 오전에 입금했는데도 미친듯이 기다려집니당!! 지난번 슈콤마보니 행사에서도 예쁜 샌들을 건져서 벌써 늦봄~여름이 기다려 져요!!
    • ㄴ으왕 수콤마보니 좋아하는데 부러버용ㅠ//ㅠ 아아 어제 힐 신고 넘 돌아다녔더니 정작 오늘은 넘 피곤해서 운동화네요 심지어 내일은 비ㅎㅎ
    • 거기 동네 주민인데 별 생각없이 거기 지나갔는데 상품이 좋은가보네요. 마실 나가서 봐야겠네..
    • ㄴ여친님 사다주시면 이쁨받으실득 호호호:>
    • 제가 쇼핑 한 것 같네요. 재미나게 읽었슴니.
    • 알려주셔서 감사~ 다이어리에 적어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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