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커펀치 단평:잭 스나이더가 좀만 더 뻔뻔하게 만들었다면... <약간 스포일러>

악평으로 넘쳐나는 서커펀치지만, 사실 예고편에서 아가씨들이 멋진 옷 입고 카타나와 손도끼, HK416이랑 K-3 기관총, 콜트 1911권총가지고

좀비 독일군 드래곤 일본 사무라이 잡는걸 큰 화면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가치있다고 생각해서 봤습니다.


돈 줄 가치는 있는 영화였어요. 평소 <오덕후 문화>에 심취하여 칼들고 총쏘고 싸우는 아가씨들의 액션물에

많은 감명을 받아왔던 저로서는 원하는 비주얼을 봤고, 그걸로 돈 값을 뽑았습니다. 오프일때 조조로 본 덕이긴 하지만.


그리고 그것 이외의 포기했던 매우 많은 분야의 이야기들은 쏟아지는 악평들로 영화 안보신 분들도 각종 리뷰를 통해서

많이 들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말이죠. 아무리봐도 잭 스나이더가 이 영화가 흥행에 실패할 것을 예상하고 만든 것 같아요.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예쁜 백인 금발/아시안/라틴계 아가씨들이 세일러복이나 푸시캣 돌스같은 옷 입고 총질하는 영화가

흥행이 안될걸 알고도 만든 것 같았어요. 그래도 어떻게든 영화로 만들어 볼려고 무리수를 많이 두었달까.


첫 번째 이유는 세 전투가 그냥 따로 만들고 싶어 하는 티가 역력히 났어요.

주인공"들" 인 아가씨들이 칼차고 총쏘는 전투가 크게


1차대전스러운 참호전과 복엽기, 대형 비행선이 날라다니는 곳에서 증기로 움직이는 좀비 독일군들 써는거


2차대전에 썼던 폭격기에 타서 반지의 제왕의 세계 같은 곳에서 오크와 드래곤이랑 싸우고


월남전때 활약한(물론 정확히 말하자면 틀린 표현이지만) 헬리콥터를 타고 화성삘 나는 지역에서 기차를 지키는 로봇이랑 싸우고


이건데, 아무리봐도 이건 "써커펀치는 3부작으로 만들고 싶었지만 당연히 안될줄 알고"  억지로 3개 에피소드를 넣은 느낌이 강했어요.

상상속의 전투니까 그냥 셋 중 하나만 골라서 적이나 환경 CG로 처리한걸 우려 먹으면 되는데 굳비 낭비적으로 만든건 진짜

"다음작은 없다!" 라는 의식으로 어거지로 만든 것이라고 밖엔.


두 번째 이유는  이 말이 안되는 영화를 말이 되게 만들려고  무척 각본을 애를 쓴 흔적을 느꼈기 때문이예요.

무슨 자다가 개뼉따구 뜯어먹는 소리(....) 냐고 하시겠지만 이 영화 플롯이 무슨 인셉션 마냥 되어 있거든요.


정신병원--(정신과 의사분의 극장식 치료로 상상)--->클럽--->(주인공이 춤추면서 상상)---> 전투의 무대

인데 사실 진짜 말이 안되게 할려면 정신병원에 갇힌다는 설정 자체를 그냥 버리고 하늘에서 뚝 칼찬 아가씨가

판타지 세계에서 싸운다고 해도 큰 차이는 없거든요. 어차피 막나가는걸 작정하면.


그런데 굳이 "상상을 하는 동기부여"를 위해서 반전을 넣지도 않은 이 영화에 3가지 세계를 넣어버린건

각본에서 어떻게든 "아가씨들이 전투를 하는 이유"를 설명시키기 위해서 고민하지 않고는 저런 어렵고도 의미없는

플롯을 쓸 이유가 없다고 보지요.


하지만, 지금의 서커펀치가 3단계 드림(...)으로 만든다고 해서

더 재미있어 졌거나 더 설득력이 있어진건


택도없죠.


잭 스나이더가 실패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것도 "덕후들의 로망을 이루기 위해서 희생한" 것이라고 변명하기에는,


우리는 이미 흥행과 작품성면에서도 찬사를 받았는데도 서커펀치와 비슷한 감성의 오덕설정으로 떡칠 범벅이 되었던 

2부작 작품을 알고 있거든요.


킬빌이 성공했는데 서커펀치가 망한 이유를 단순히 오덕취향이다고 돌리는건 변명이죠.


좀 더 캐릭터성에 신경을 쓰고, 설정같은거 다 때려치운 다음, 꿈이라는거 다 없애고 그냥 때려부수는데 집중했으면

오히려 덕후들이 열광하면서 서커펀치에 대해서 알아서 변호를 하며 나름 성적을 끌지 않았을까 합니다.

서커펀치는 사실 오덕들의 마음을 얻는데도 절반만 성공했어요.



p.s:한국 블로거들의 리뷰와 영어권 포럼들 뒤져보니 베이비돌에 대한 악평이 너무 자자하네요.

사실 솔직히 어울리지도 않는 세일러복을 입히고(아니 다른 복장 페티쉬가 한두가지도 아닌데)

액션도 후달리는게 너무 눈에 보여서..저도 좀 쟤가 왜 주인공인가 의아했지요.

베이비돌이 주인공이 아니었다면

오덕들의 열렬한 충성을 받아 그나마 지금보다는 흥행에 더 성공하겠지만 주인공이 오덕들 사이에서조차

이렇게 까이는거 보면... 이것도 좀 많이 실수하신듯.


p.p.s:사실 잭 스나이더가 제작비 8200만달러를 회수한 다음 스핀오프로 다른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스핀오프 거하게 하길

염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스위트피



하악하악(...)

    • 킬빌은 2부작아닌가요? 스타워즈 같은 다른 3부작 덕후영화를 염두에 두신거라면 헛다리 짚은거고요.;;;;;;;;;

      근데 덕후들도 이 영화 만듬새가 별로라는 말은 하면서 good주는 사람들이 꽤 많긴 하더라고요. 디피에 가봐도.

      그래서 처음에는 안 보려다가 볼까 생각중입니다. 이번주를 마지막으로 내리는 극장이 많아서 빨리 결정해야 할듯.
    • 킬빌은 2부작인데 제가 헛소리를 했습니다. 점심을 먹어야 정신을 차리지..ㅠ
    • 자본주의의 돼지님/DVD나 블루레이로 볼 바에야 극장에서 보는게 훨씬 낫습니다. DVD값보다 싸기도 하고.
      오덕용어로 말씀드리자면 "덕후취향에 강하고" "항마력이 있어야" 좀 보실만 할 겁니다. 중2병 쩝니다.
    • 저랑 제 친구는 베이비돌이 춤추려고 몸에 시동 걸때마다 웃었습니다.
      그래도 한번은 추겠지....했는데 끝까지 안 추고 크레딧 올라갈 때 추더군요.
      정말 욕먹을 거 알고 만들었다고 밖에 할 수 없는 영화였어요. 다음 작품을 기대해보렵니다.
    • 그러고 보니, 베이비돌의 춤사위(?)보고 저도 웃었습니다.ㅋㅋ
      암튼, 앞뒤로 넣은 내레이션이 전혀 납득되지 않는 요상한 영화였다는 느낌만이...
    • 타란티노라는 초특급 능력자 덕후와 비교하면 스나이더 형은 도대체 뭐가 됩니까 ㅠㅠ







      저는 이 영화가 왜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을까 생각해보니 두가지 이유가 있더군요. 첫째는 이미 다른 작품에서 가져온 요소 말고 자기 고유의 것을 넣는 데 실패했다는 거, 두번째는 가면 갈수록 자기가 다루는 소재/세계에 대한 애정과 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거였어요. 나중에는 자기가 뭘 만들고 싶었던 건지도 까먹는 것 같더군요;;;







      킬빌은... 까놓고 말해 아무리 많이 베꼈어도 결국 타란티노만 할 수 있는 영화였다는 게 다른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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