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 문학 어떤가요?




실은 한창 소설을 읽을 때도 한국 문학은 거의 읽지 않았어요. 근현대사 소설이라면 태백산맥, 한강, 토지 정도를 읽어봤을 뿐이고, 

90년대 후반에 나온 김영하와 한강의 초기 단편집과, IMF 가 지난 몇 년 뒤에 나오기 시작한 박민규와 김애란의 작품을 제외하곤 

딱히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신경숙, 공지영, 은희경의 작품들은 예나 지금이나 읽지 않고, 몇 년 사이 불기 시작한 김훈 광풍에도 비껴 있었죠. 편견일 수도 

있는데, 한 작품 정도 읽고나선 아, 내 취향이 아니구나 생각하였습니다. 김훈의 경우 딱 집어 말하자면, 2004년도에 이상문학상을 

받은 <화장> 을 읽어보았는데, 수상 기준에 공감할 수 없었어요. 그게 별써 7년 전이로군요. 


그러고보니 최근에 읽은 천명관의 고래나 천운영의 바늘은 좋았습니다. 전자는 오랜만에 느껴본 서사의 재미, 후자는 내공의 깊이 

덕분이었죠. 심혈을 기울였구나 느껴지더군요. 만약 집을 짓는다면, 아 이게 큰 집을 짓는 거목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래 배수아 관련 글을 읽고 문득 궁금했는데, 그렇다면 요즘 한국 문학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1. 2010년을 전후하여 사조라고 할만한 분위기가 있을까요?  가령 운동의 쇠퇴기에 나온 후일담 문학이라거나, 하루끼 문학에 

경도된 사소설이라거나 예전엔 그런 게 있었는데, 요즘에 작가들은 뭘 주로 쓰나요? 


2. 요즘 특별히 주목 받는 작가가 있나요? 역시 신경숙, 김훈, 김영하, 김연수, 박민규, 김애란 정도일까요? 


3. 저는 김연수의 소설은 매번 실패해요. 지루해서 중도 포기하거나, 읽고나서도 아무런 감흥이 없죠. 굳빠이 이상이나, 스무 살이

그랬어요. 그런데 요즘 활발하게 활동하시고, 또 문단이나 대중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들었습니다. 다른 책은 괜찮을까요?  


4. 박민규의 더블은 재미있으셨나요? 


5. 혹시 달리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으신가요? 


관심 있는 질문에 짧게라도 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도 읽으면서 내실을 다지고, 뭔가 한국의 젊은 소설가들과 문제 의식을 

공유해보고 싶네요 :) 




    • 4. 더블 재밌던데요. 단편집중에 본것도 좀 있었지만요. SF두어편과 나이든 중년이나 노인이 화자였던 얘기가 제일 괜찮았습니다.
    • 5.최근에 읽은 한국소설중에서는 한강의 바람이 분다,가라가 젤 좋았어요 배수아씨의 올빼미의 없음도 좋았구요
    • 익명중 / 바람이 분다, 가라......는 어떤 부분이 좋으셨나요? 저는 처음에 좀 읽다가 손을 놓은 후론 다시 잘 안 집어들게 되더라고요.
    • 그람니르 / 역시 그렇군요. 박민규 씨야 거의 대부분 실망시키지 않죠.
    • 작년에 나온 황정은 <백의 그림자>가 매우 좋았습니다.
      장편이라고 하기엔 짧은, 하지만 그걸로 충분한 소설이었습니다.
      김연수는 <나는 유령작가입니다>와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이 각각 단편집과 장편으로 좋은 것 같습니다.
      요즘 분위기는 요상하게 新리얼리즘인 것도 같습니다.
    • 큰고양이 /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읽고 김연수 작가를 재발견해보고 싶네요 :)

      그리고 신리얼리즘이라는 건 어떤 부분에서 그런가요? 가령 박민규나 김애란의 소설을 보면, IMF 이후 빠듯한 개인의 삶을 풍자적으로 그려낸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걸 말씀하시는 건가요?
    • 90년대 초반까지가 리얼리즘, 중반이후가 '후일담' + '사소설'이었다면,
      (박민규의 등장을 기점으로 얘기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젊은 작가 위주로 사회에 관심을 쏟으며 문제의식을 환상성에 기대 풀어가는 작가들이 많아진 것 같아요. 김사과처럼 직접적으로 때려부수는 작가도 등장하고.
      근데 아직 주류라고 하기엔, 현재 주류는 60년대 후반 - 70년대 초반 출생 작가들이죠.
    • 정통문학은 모르겠지만 제 주변 사람들이 엔터테인먼트형 소설은 꽤 읽는 거 같아요.
      세계문학상 수상작가인 정유정씨의 '7년의 밤'도 주변에서 평가가 엄청나게 좋아요.
    • 큰고양이 / 아, 정말요. 환상성에 기대 풀어간다는 말씀이 맞는 것 같아요. 이러한 방법론이 은유와 상징이라는 덕목으로 문단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도 하고 대중에게도 즐거움을 주는데, 문득.....어쩌면 이것이 한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 whitesun / 추천 감사합니다 :)
    • 한계가 있지요, 확실히. 박민규가 그 정점인 것 같기도 하고. 아슬아슬하지요. 박민규도 카스테라 시절엔 도피한다라는 얘기 많이 들었었고. 그래도 뭐 좋은 작가들은 나름 돌파구를 찾아가는 것 같아요. 점점 카프카가 되어가는 편혜영이라든가, 엉뚱하게 시작했지만 이젠 경지에 오른 것 같은 황정은이라든가, 환상 따위 내 분노로 이 사회에 비수를 꽂아주겠어 라는 것 같은 김사과라든가.
    • 큰고양이 / 아, 네. 덕분에 좋은 작가를 많이 알게 되네요 :)
    • 천명관님의 고령화 가족도 괜찮아요/김탁한님의 열녀문의 비밀. 이것도 괜찮았구요/김려령님의 완득이도 전 가장 추천하는 책중에 하나인데요.
    • 황정은 정말 좋아요. 문장이 운율감이 있고, 어느 것도 쉽게 판단하려 들지 않는 태도가 꽤 울림을 줍니다.
    • 나야나 / 감사합니다. 찾아볼 게요.

      페니실린 / 사실 황정은이라는 성함은 처음 들어봤는데, 꼭 읽어봐야 할 듯 하네요 :)
    • 이기호 단편집들 <최순덕 성령충만기>,<갈팡질팡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

      박형서 <자정의 픽션> <새벽의 나나>까지 강력 추천합니다! 까우

      황정은은 읽고 좋으시면 단편도 꼭 읽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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