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뜸,지압등 한방 혹은 민족의학(?)에 대한 개인적 체험과 조언

별로 젊지는 않은 나이라서 그런지 이런 저런 개인적 체험이 있습니다. 그것과 더불어 나름대로 생각하는 몇가지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1. 침

 

 경기도 포천 근처에서 군 복무중이었습니다. 엄동설한에 고참에게 엎드러 뻗친 상태에서 워커 발로 허리를 찍혔습니다.(소위 얼차려 중에).

 허리가  반으로 구부러지더니 펴지지를 않더군요. 내무반에서 바로 눕지도 못하고 옆으로 누워 몇일을 끙끙 앓았습니다.

 하필이면 제가 꼭 가야 하는 중요한 훈련이 있어서(좀 특수한 주특기라..;;) 부서 과장이 야전병원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뼈는 이상이 없지만  풀리려면 상당히 기다려야 한다고 하더군요.

 

 찦차타고 병원나서는데 과장이 이상한 데로 데리고 갔습니다(자기가 워낙 일이 급하니깐요).소위 '간첩 침장이' 에게 간거죠.

 거짓말이 아니고 침 1방 맞는 그 순간 바로 허리가 죽 펴졌습니다.

 

 웃기는 건 제가 과장에게는 '얼차려'중에 당했다 말 못하고 계단에서 굴렀다 했는데 그 분은 귀신같이 알더군요..워커발에 채인걸.

 근처 전차부대에서도 병사들이 가끔 오는데 딱 보면 무엇에 맞은 건지 안다 그랬습니다.

 

 세월이 벌써 25년이 넘었군요..그 분 살아 계실라나;;

 

 2. 뜸

 

 이건 한 20년 되지 싶습니다. 입사 후 2년쯤 흘렀을 때 총파업이 발생했습니다. 전 노조원 서울 본사 상경이 결정되었습니다.

 

 상경 전날 동료들과 함께 이런 저런 고민으로 술을 진탕 먹고 기차를 탔습니다.부산역을 떠나서 구포역쯤 지날때 부터 살살 배가

 아프더군요..그냥 어제 과음 때문이려니 했는데 한 1시간쯤 지나니 완전히 죽을 맛이었습니다..온몸에 식은 땀이 나고 무엇보다

 옆에 있는 동료들이 제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애졌다고 걱정을 하면서 제 주위에서 몰려 있었습니다.

 

 근데 좌석 몇칸 앞에 있던 아직도 술냄새를 풍기는 어떤 중 늙은이가 저에게 오더니 몇가지 물어 보더니 저보고 배를 좀 만져 보야야겠다

 는 겁니다.  허락을 했더니 제 배의 어느 부분을 꾹 눌렀습니다. 그 순간 기차가 떠나갈 듯한  비명이 저절로 나더군요.

 

 그 냥반 저를 빤히 보더니 "이거 급성 맹장염이다" "나는 서울있는 시집간 딸아이가 낙상을 해서 그거 좀 치료하러 가는 중인데 자네 급한 일인

 가?" "나를 믿겠으면 딸아이 치료하러 가지고 가는 약쑥이 좀 있는데 그거 한번 해보겠느냐" " 못 믿겠으면 지금 곧 대구니깐 내려서 큰 병원 가

 라"

 

 동료들은 그런 사람 어떻게 믿느냐고 말렸습니다. 근데 저는 나름의 경험과 믿음이 있어서, 또 그 파업이 무지 중요한 거라는 개인적 신념때문에

 그냥 그분께 제 몸을 맡겼습니다..

 

 허리 춤에서 조그만 봉지를 꺼내더군요..그속에 약간 누런 약쑥이 담겨 있었습니다(그 때 처음 보았죠).그걸 제 배의 2군데와 양 다리 1군데에

 올리 더니 소위 뜸을 뜨는 겁니다..그런데 아직도 그 느낌이 생생한데 불기가 느껴지는 그 순간 바로 통증이 사라지기 시작하는 겁니다.

 맹열한 불기운이 통증을 사그러 뜨리는 걸 온몸으로 느끼겠더라구요..

 한 30분 그렇게 기분 좋게 몸을 맡기고 난 뒤 그 분은 저에게 그 약쑥을 조금 주면서 이런 당부를 했습니다. "이거 다 잡은 거 아니다" "같은 부위

 에 7장씩 3일 정도 더 떠라. 그러면 완전히 낫는다"

 저는 그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통증이 거의 사라졌으니깐요..하루 정도만 서울 본사 근처 여관에서 더 쉬고 그냥 넘어가버렸습니다.

 

 한 7년인가  뒤의 어느 날 아침에 갑자기 다시 배가 아파왔습니다..불현듯 그때 생각이 나서 그 냥반 일러 준데로 다리를 구부려 보니 진짜 아픈

 겁니다. ' 아 다시 맹장이구나'.  이젠 결혼해서 처와 아이가 만류를 했지만 회사에 몇일 휴가를 내고는 바로 그때 뜸자리에 이번에는 독하게 스스

 로 뜸을 떳습니다..다시 나았구요..그 후로는 현재까지 그런 일이 없습니다..

 

 종형이 한의사입니다. 언제간 만나서 그때 일을 이야기 하고 지금도 흉터로 있는 그 뜸자국을 보여주었더니 신기해 하더군요..2군데는 자기도 아

 는 곳인데 2군데는 도저히 모르는 곳이라 하면서 또 그런 효과가 있는지 들어 본 적도 없다 하더군요.

 

 저는 지금은 그분이 주정뱅이 중 늙은이로  화신한 관세음보살 혹은 약사보살(부처?)라고 반쯤 믿고 있습니다.

 

3. 조언

 

  개인적 일 때문에 저는 침,뜸,지압,부항이나 족욕,반신욕등의 건강처방등에 대한 나름의 체험과 생각이 있습니다..안타까운 것은 이런

  한방 혹은 민족(향토)의학에 대한 무조건적 불신이 보이는 것입니다..서양의학이 도래하기 전에 우리 민중들에겐 나름의 처방과 지혜가 있었습

  니다. 그런 쪽의 공부를 하면서 확실하게 갖게 된 생각은 적어도 자기 몸은 자기가 잘 알아야 한다는 사실입니다..인간사 4대 관문(생노병사) 중

  그나마 자기가 노력할 수 있는 부분은  '병'과 관련된 겁니다..

 

  인간의 "몸"과"마음"에 관한 모든 것을 남에게 무조건적으로 위탁해서는 안됩니다..안심할수 있는 몸의 전문가(의사?)와 마음과 정신의 스승

  을 찾는 것 조차도 스스로 해보려고 하는 노력에 인연이 따를때만 가능한 것 일 겁니다..

 

 

 

   

 

 

 

 

 

    • 침맞는 순간 죽 펴지는 게 더 무서워요. 좀 찬찬히 펴져야하잖겠어요;;
      +고참 나빠!!!

      라고 쓰고 보니 저 세월이 20년, 25년... 문득 두 손을 배꼽에 모으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 뒷 이야기 좀 어서... 굽신굽신
    • 침은 잘모르겠고

      맹장염은 흔히 이야기하는 충수돌기염이면 평범한 한의사라면 외과로 보냈을텐데 좀 위험해보이기도 하네요
    • 좋은 뜻으로 올리셨지만 조언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개인적 체험으로 좋은 결과가 있었지만 그 체험이 재현성 없을듯하니 쓸모가 없습니다.

      제도권 의학에서 매일 죽은환자를 살려내고(심정지에서 심폐소생술후 소생등등) 중병을 치료하는 경이로움을 더 생각해 보시기를...
    • 2번은 분명 맹장염은 아니었을 거라 생각됩니다만.. 본인이 그렇게 믿으신다면 말릴 수야 없겠죠. 본인 몸은 본인이 잘 알아야 한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다만 '과학적'으로 잘 알면 더 좋겠죠.
    • 제도권의학 물론 존중하고 질병에 걸렸을때 당연히 제도권의학에 먼저 의존하겠지만, 한의학을 무슨 미신처럼 우습게 여기는 건 좀 교만해보이더군요.
      물론 '한이 쌓여서 여기저기가 이러저러하게 망가졌는데, 양의는 전혀 볼 줄 모르지만 내버려두면 큰 병 되는데 자기가 지어준 약 몇 달 먹으면 싹 낫는다' 따위 한의학을 빙자해 약파는 돌팔이들이야 재활용쓰레기보다 쓸모 없지만,
      제도권의학에서 규명되지 않는다고 해서 원인도 치료방법도 모르는 통증이나 질병을 치료해내는 것까지 돌팔이 취급하는 건 부당해보여요. 작용기전을 몰랐었다고해서 71년 이전엔 아스피린이 약도 아니었던 건 아니잖아요.

      그리고 20년도 전이지만 저희 아버지께서 일반 내과에서 맹장염을 약먹어서 가라앉힌 적 있으셨어요. 급성이 아니라 만성이라던가... 어쨌든 맹장염이라고는 하던데요.

      저에겐 말씀하신 조언이 참 와닿네요. 믿을만한 의사만큼이나 믿을만한 한의사도 찾고 싶지만, 애석하게도 둘 다 본 적이 없네요. 노력과 인연 다 부족한 탓이겠지요.
    • 우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더 다양한 경험이 있으실 것 같은데, 더 읽고 싶습니다!!!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4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38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8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5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0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1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6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8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4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29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3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7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6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2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5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