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색 짙은 단어들

단도리, 가라 같은 완전 일본단어 말고 왠지 일본식의 한자 단어들이 
대중매체에 많이 사용되고 문자화 되는 것 같습니다.

열혈, 로망, 달인...

그밖에도 많은 것 같은데...
과거에는 분명히 자주 듣는 단어들은 아니었는데요.
일본 문화 시장개방의 영향인가요?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한데 저만의 생각인지...

p.s. 윗 단어중 로망은 자신이 없군요. 왜색인지...
    • 최애, 흑역사 등등 인터넷에서 쓰이는 말들까지 찾아보면 아주 많을텐데요.
      특히 최애는 들을 때마다 오그라듭니다;
    • 망라, 기라성, 수순같은 것도 왜색 단어죠.
      로망은 애초에 낭만을 일본어 발음으로 읽은게 로망이니까 낭만이란 말부터 따지자면 왜색이 되겠지요.
    • 우리나라 언어가 오염되는거라 생각합니다만... 특히 매스 미디어 문제가 있어요.
    • 낭만(浪漫)은 로맨스(Romance)를 일본어로 그대로 옮긴 것이다. 읽으면 "로망"이라고 말음이 된다. → 꽤나 유명한 터무니없는 헛소문. 그 이전부터 국내에서 숱하게 쓰인 표현이다. 예를 들어..

      "산이 가까우니 나부산(羅浮山)을 껴안은 듯. 이 세상에 선경(仙境)이야 있으랴. 하늘 서쪽에 좋은 고을이 있네. 공부(工部 =두보)의 시흥 참을 수 없어, 때때로 낭만(浪漫)한 놀이를 한다네.” 하였다. 『신증』 우연당(友蓮堂) 동헌(東軒) 곁에 있는데, 군수 정숙은(鄭叔垠)이 지었다. 청심당(淸心堂) 객관 서쪽에 있는데, 군수 심광문(沈光門)이 지었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제42권 황해도(黃海道) 부분.

      혹은..

      배주(盃酒)로서 제법 전광(顚狂)을 일삼고 원결(元結)의 계산(溪山)에 헛되이 낭만(浪漫)만을 일컬으니, 허리에는 오척의 인끈도 드리우지 못하였고, 머리에는 삼량(三梁)의 감투도 쓰지 못하였으니, 물을 잃은 용이었던가", 동문선 59권

      여하간 '로망'을 '로맨스'의 의미로 쓰는 것은 일본식 표현이다. 또한 이를 낭만으로 대체하려고 드는 것 역시 적절치 못하다. (예: 남자의 로망 → 남자의 낭만)



      엔하위키에서 발췌했습니다.



      http://www.angelhalowiki.com/r1/wiki.php/일본어%20잔재론



      설령 그런 단어들이 일본어에서 왔다고 해도 계단을 카이단으로 부르거나 젓가락을 와리바시라고 부르는정도 아니면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네요.
    • 고종석의 '감염된 언어'를 추천합니다.
    • 위에 나온 일본식 표현들도 그렇지만 조리법을 '레시피'로 쓰는 등의 무분별한 영어 사용도 예전에 비해 점점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이것도 기분 탓인지 모르겠는데, 저는 멀리 갈 것도 없이 듀게만 봐도 그렇게 느껴져요. 정말 한국어가 점점 밀려날 것 같기도 하고...
    • 우리네 말중에 중국식말이 차지하는 비중은 70퍼센트 이상입니다. 뭐 중국글(한자)를 빼고는 의사소통이 불가능할 정도죠.

      근데 이건 왜 아무도 지적 안할까요...



      당연히 2000년도 넘게 우리가 사용해서 이미 우리것이 되엇으니까죠. 물론 한자의 사용빈도는 작금에 이르러 더 심하긴합니다.



      그러니까 중국식한자는되고 일본식한자는 된다는게 저는 못마땅한거죠.

      그냥 쓰고싶으면 쓰는겁니다. 영어도 한 1000년넘게 사용하면 우리것이라고 할지 또압니까?
      •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영어도 여러 나라의 어휘를 받아들여 풍부해졌죠. 말의 족보를 따져서 가려 쓰는건 무의미한 일입니다.
    • Johndoe님 언급하신 책. 제목부터가 흥미진진하네요. 구해서 읽어보죠.
    • 그런데 이 왜색짙은 단어들도 일본사람들과 함께 일하다보면 왜색? 그런 생각이 안들더군요. 일반화가 되고 맙니다.
    • 어원검증은 신중해야 하죠.
      낭만(浪漫)의 경우 원어는 Roman/Romance계통의 단어이고, 일본에서 이것을 浪漫으로 가차한 것은 팩트입니다.
      발음이 로망이 되는 것은 프랑스어의 영향으로 보이는군요.
      http://dictionary.goo.ne.jp/leaf/jn2/237019/m0u/
      최초기원을 프랑스어로 보자면 발음상으로 한국어 표기의 "로망"은 이른바 "왜색"으로 볼 수 없습니다.
      다만, "남자의 로망"같이 단어가 아닌 구 이상의 표현에서 일본어의 영향으로 사용빈도가 늘어난건 일본영향이라 볼 수 있죠.

      낭만이란 용어는 일본어에서 원어에 맞는 한자가차를 한 것이 우리말 한자발음으로 읽히면서 발음의 뒤틀림이 생긴것이라 생각합니다.
      낭만 단독뿐이 아니라, "낭만적"이나 "낭만주의"같은 복합어가 Romantic Romanticism같은 원어와 구조가 같기 때문이죠.
      이것은 번역용어이고, 번역용어의 출처는 일본이라봐도 무방합니다.

      엔하위키의 반론은 좀 검증할 여지가 있어 보이는데
      단어의 형태가 같다하여도 근대이후와 전근대의 용어는 그 단어가 동일어라 보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예컨데, 대학(大學)이란 단어는 근대 이전 문헌에도 쓰이지만, 이건 university의 뜻이 아닙니다.
      낭만(浪漫)이 엔하에 나오는 것 같이 옛 문헌에도 쓰였다고 하면 옛 뜻이 지금과 같은가를 따져야 하는데,
      조금 부자연스러운 거 같아요.

      가능한 하나의 추측은 일본번역가가 浪漫이란 한자를 고를 때, 음만 옮겨적은게 아니라 뜻도 비슷한 옛단어가
      있는가 찾아서 고른게 浪漫일거라는 겁니다.
    • 엔하에서 예시로 든 문장 두개가 현대에 쓰이는 낭만이라는 뜻과 크게 달라보이진 않는데요?


      그나저나 작성자님이 불편해 하시는것은 불필요한 일본어 번역체와 서브컬쳐에서 쓰는 말들이 퍼지는 현상을 얘기하시는거 같은데, 으음....저도 그런걸 많이 쓰긴하지만 충분히 공감은 갑니다;;
    • 한자어는 되고 일본어는 안되고는 아무래도 역사적인 문제 때문이겠죠?

      저는 '조리법'이란 말도 개운치는 않아요.
      라면봉지에서나 익숙하지 일상적으론 잘 쓰이지도 않는 말이지 않나요?
      '레시피'를 대체해 권장할 만한 단어라는 생각이 안되네요.
      '(음식을) 만드는 방법'이라면 몰라도.. 네 저는 '만드는 방법'쪽을 선호합니다.
      '만드는 방법'보다 '레시피'가 선택된 건 점점 더 짧고 경제적인 단어를 선호하는 현대환경의 영향이라고 봅니다.
      (영어권 교포들이 많아지고, 다른나라 요리가 대중화되고, 해외에서 공부한 요리사들과 요리잡지.. 이런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레시피'라는 단어의 사용자들이 많아지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생각합니다)

      *'요리'가 일본식 한자어라고 어렴풋이 배웠던 것 같은데.. '요리'를 대체해 '조리'가 일상언어로 쓰이기엔 이미 거의 사어에 가깝다고 느껴지네요.
    • cp3_mvp2011/글세요. 너무 실용적으로만 생각하신 건 아닌가요? 물론 우리나라의 단어로 대체할 수 없는 뜻을 가진 외래어들은 괜찮다고 생각합니다만, 문제는 우리나라 말로 적절하게 바꿔쓸 수 있는 '외국어'가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경우인 것 같습니다. cp3_mvp2011 님은 영어도 한 1000년넘게 사용하면 우리것이라고 할지 또 아냐고 하셨는데 저는 그렇게 쏘쿨한 생각은 안드네요. 조금 다른 예를 끌어와 보겠습니다. 우리나라의 전통의상인 한복은 지금 거의 전멸 위기에 있습니다. 이미 평생에 거의 입을 일 없는 예복이 된지 오래이며 그마저도 요즘은 잘 입지 않죠. 그나마 개량한 옷을 몇 안되는 나이 드신 분들이 입긴하지만 1000년 후, 아니 당장 100년 후만 봐도 한복이란 옷이 아예 멸종할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그리고 물론 한복은 오랜 시간을 걸쳐 중국, 몽고 등의 영향을 받은 의복입니다. 이 경우에서도 '어차피 거시적으로보면 상관없다, 양복도 한 천년 넘게 쓰면 우리 옷이라고 할지 또 아나'이렇게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으신지요? 물론 그것도 틀린 것은 아닙니다만 좀 우리의 전통 가치와 문화를 무시하는 감이 있는 지나치게 급진적인 생각이죠. 저는 한글단어도 이것과 별로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크게 보면 다 소용없는 논쟁이지만 그래도우리나라 말이 외국어에 치이는 와중에는 지키지 못해 아쉬운 것이 분명히 있다는 말이죠. 더욱이 세계가 점점 좁아지네 변화의 주기가 짧아졌네 하는 요즘 세상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kbs 같은데서 정확한 우리말을 쓰자면서 우리말 지키기같은 프로그램을 하는 게 언어의 변화를 1000년 단위로 볼 줄 몰라서가 아닙니다.
    • cp3_mvp2011> 우리말 한자어를 100으로 볼 때, 고전한문계통+한국독자 한자어가 30% 정도, 그리고 나머지 70% 정도가 근대에 일본에서 들어온 유럽말을 번역해서 만들어진 신 한자어+일본독자 한자어입니다. 물론 그것들은 모두 한자어근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용어라서 중국식 말로 뭉뚱그려 표현할 수 있겠지만, 70%한자어가 모두 2000년동안 함께 써온 말은 아니죠. 대부분의 어휘는 근대에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출처도 중국산보다 일본산이 더 많으니까요.

      그림니르> 정확한 것은 대한한사전, 대한화사전같이 고전용어가 실려 있는 전적으로 검증해 봐야겠지만, 낭만의 "형제들"이 낭만적,낭만주의,낭만파같은 유럽산 개념들이란 걸 생각해보면 현대 낭만의 주 용법은 roman/romantic쪽으로 봐야 자연스럽겠죠. 제 생각은 浪漫이란 고전용어에 roman/romantic과 상통하는 뜻이 있기 때문에 정확히 같지는 않지만 발음도 비슷하여 일본번역가들이 이를 채용하였고, 이 때문에 이 용어는 전통적 용법의 1과 번역된 개념의 2라는 뜻이 한 단어에 공존하며 우리가 오늘날 흔히 쓰는 낭만은 2의 뜻에서 온 것이다라고 보는 겁니다.
    • nomppi님도 언급하셨지만 우리말 한자어의 상당수는 근대 일본에서 번역된 한자어죠. 자유,평등,민주주의,개인,권리,경제,화학,물리학... 등등...(이런 단어들이 중국 고전에서도 보인다고 해서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예전에 쓰인 뜻은 오늘날의 개념과는 완전히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중국에서도 일본에서 만들어진 한자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도 근대 외국 서적들이 처음 번역될때 일본식 조어들을 사용해야 하는가 하는 논쟁이 있었다고 합니다만 결론은 대안이 없기때문에 그냥 사용하자..였다고 합니다. 이미 일본을 통해서 이런 개념어들이 많이 들어와 있는데 굳이 새로 만들면 노력은 노력대로 들고 혼란만 가중될 뿐이기 때문이죠.
      위에 나온 고종석씨 책에 나온 말을 인용합니다.
      "확실한 것은, 메이지 이래 일본에서 만들어진 무수한 신조어들은 한자라는 매개를 통해 즉각 한국어에 흡수됨으로서 한국어의 어휘를 배가시키고 한국인들의 세계인식 수준을 크게 높였다는 사실이다.그 모든 것을 우리 자신의 힘만으로 해내지 못했다고 해서 우리말의 풍부화와 그것을 통한 우리 의식의 획기적 전환이 우리에게 좋은 일이었다는 사실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식 조어 지적보다는 무분별한 영어 사용 지적이 먼저일듯. 그보다 앞서 말에 족보를 따져봐야 무의미한 일이라는 말에도 동감하고요.
    • 이영도 단편 「카이와판돔의 번역에 관하여」가 생각 나서 링크합니다:

      http://crossroads.apctp.org/myboard/read.php?id=3&Page=7&Board=0004¶1=67
    • 그림니르님 말씀처럼 서브컬쳐, 일본어 번역체 탓이 제법있죠. 그래서 '달인'처럼 방송 프로그램 제목으로 쓰인다거나
      하는 식으로 대대적 홍보(?)가 있지 않는한 그들만의 리그안에서 쓰이는 경우가 많으니 심각하게 우려하지는 않아도
      되지않나 싶습니다. 인터넷 신조어 쪽이 더 심각하단 생각이 들어요.

      도너기님이 인용하신 고종석의 말에 100퍼센트 동의하고요.
    • 전 간지라는 말은 안썼으면 좋겠어요.
      딱히 일본말이라고해서 싫은게 아니라 그냥 어감이 싫어서요.
    • 저도 최애와 흑역사 같은 단어는 오그라드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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