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론에 대한 파편적인 생각들

* 제목그대로 그냥 파편적인 생각들입니다.

 

 

* 70~80년대 운동을 하던 사람들이 취직을 했냐 못했냐에, 사실 전 관심이 없습니다. 특정시기의 특정세대or특정세대의 어느 일부가 어떤 상황이었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결국은 운동을 했다는게 중요하니까요. 반복적으로 말하지만, 지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한다면 누군가 무엇을 한다는 것은 그것이 가능한 요건이 갖춰져 있기에 가능하다는 것이 제 지론이며, 20대 운동과 관련한 제 주장의 요지입니다.  전 지금 20대 세대들이 운동을 하지 않는 사회적 여건에 대한 이야기에 "우리때는 더 어려웠다", "우리때도 마찬가지였다"라는 반박이 참으로 쓸모가 없는 반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식의 반박이 과연 얼마만큼 의미가 있을까요. 결국 저런 이야기들의 상당수는 특정 세대가 나약하거나, 정신을 못차린다거나, 무능력하다는 결론을 도출하는 것으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여담이지만, 전 10대의 대학선택 고민과 20대의 취업고민,  30,40대, 혹은 50대들의 노후설계나 가정을 꾸려나가는 고민의 무게가 동일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합니다. 많은 것을 겪은 윗세대들은 짐짓 지혜로운 현인의 모습을 하고 세월이 지나가면 모두 부질없거나 가벼운 것, 혹은  시간이 해결해주고 곧 그것을 스스로 깨달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지만, 막상 당사자들에게 그러한 문제들은 자신과 가족의 남은 인생을 결정짓는 너무도 중요한 요소;즉, 세상의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저런 것에 절대치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가령, 대학 진로때문에 자신의 목숨을 끊는 청소년은 있지 않겠죠.

 

갑자기 쓸모없는 여담을 하는 이유가 뭘까요. 전 (세대간 절대적, 상대적 나이를 막론하고)윗세대들 중 일부가 아랫세대의 경험이나 환경, 삶을 구성하는 요인들을 자신의 젊은 시절과 무리하게 비교하고 아랫세대와 쉽게 비교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대가 다르면 환경이 다르고, 그에 속한 사람들의 가치관이나 행동이 바뀝니다. 바꿔말하자면, 적응하는 방식이 달라진다는 것이죠. 적응방식이 달라진 순간, 윗세대들이 가진 아랫세대들에 대한 이해의 깊이는 퇴색하게 됩니다. 그것은 윗세대가 못났거나 아랫세대가 훨씬 더 가혹한 환경에 처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냥 다르기 때문이라는거죠. 생물의 진화or퇴화와 같다고나 할까요. 물론 작금의 시대에 무엇이 적절한 진화인지, 퇴화인지는 사람마다 다르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진화가 바람직한 것이 아닐 수 있고, 퇴화가 바람직한 것일수도 있죠. 그러나 어쨌든 분명한건, 그 진화와 퇴화가 당사자들의 의지만으로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란것입니다.

 

지금이 20대에게 최악의 환경일까요? 앞으로는 없을지도 모르는 재앙에 가까운 상황에 20대가 놓여진 것일까요. 절대치는 추정하기 어렵습니다. 단지 우린 결과물로써 지금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을 뿐입니다. 과거에 얼마나 많은 20대가 투쟁을 하고 연대를 하며 자신들의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해 삶을 불태웠는지, 전 알지 못합니다. 다만 지금의 20대는 자신의 앞에 놓여진 오늘을 대충 수습하며 사느라 눈코뜰새없이 바쁩니다. 그렇기에 거기서 운동과 연대와 투쟁은 소외될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어제 글에서 취업에 포커스를 맞춘 이유는 단순합니다. 취업이 모든 것이기 때문이 아니라, 취업이 제가 대학생활을 보내며 접한 가장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또한 무거운 부담;즉, 제가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사회가 잘못되었다는 전제아래, 그것을 지적하고 비판하며 연대하고 투쟁하는 것은이 특정 세대에게만 부여되는 의무나 권리가 아닙니다. 모두의 의지일 뿐이죠. 결국 하나의 사회를 구성하는 각세대들은 남은 삶이 얼마가 되었건 모두 누군가의 가족이거나 친구이고 지인이며, 또한 당사자 본인입니다. 아랫세대에 대한 정책은 우리의 아들과 딸과 동생들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정책이고, 윗세대에 대한 정책은 우리의 부모와 선배와 언니오빠누나형들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정책들입니다.  요약하자면, 세대가 중요한게 아니라 자신의 의지나 방향, 하고자하는 바가 중요하다는거죠.

 

p.s : 어제 잠깐 얘기했는데, 흔히 젊은 세대에게 패기와 역동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전 그것이 젊은이들을 값싸게 부려먹기위해 사회가 만들어낸 상상의 산물이 아닐까란 생각을 합니다.   

 

 

 

    • 세대 자체를 어떠한 성격으로 규정할 수 있는지 여부를 떠나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 자체가 못마땅해요
      언제는 민주주의의 초석이니 국민의 승리니 호들갑을 떨다가
      이제는 지들 입맛에 맞는 결과(선거가 대표적이겠죠)가 안나왔다고, 안나올까봐 개끼새취급을 하니...
    • 연대니, 권리니 그런 것보다 취업이 제일 중요해.. 와 같은 인식이야말로 젊은이들을 생각없이 만들어 편하게 부려먹기 위해 사회가 강요하는 이데올로기일 수도 있죠.
    • 과연 그들의 말처럼 20대가 행동을 한다면 대체 무슨 해야 할까요? 연대를 하면 무엇을 목표로 연대를 하죠? 이명박 퇴진? 한나라당 파멸? 사실 뭉치기 위해서는 뚜렷한 목표가 있어야 하는건데 현재 우리사회엔 딱히 지금의 현상을 타개할 대책이 없죠.(그런 의미에서 이 나라의 지식계층은 붕괴된 거나 다름없다고 봐요.) 의욕이나 불만이 없다기 보다는 그저 세상이 나아지기 위해서 무얼 해야 할지 모르는게 요즘 세대가 아닐까 해요.
    • 바보마녀/ 그러니까 그걸 알고자 하는게 첫번째일거라고 생각해요. 그건 세대의 문제는 아니고, 개인의 몫이고 개인의 선택이겠지만요.
    • 메피스토 / 과거에 무엇을 한 것이 그것이 가능하기기 때문이라고 그냥 생각하시면 참 쉬워요.
      지금은 그 토대에 조성되어 있지 않다고 자조하시면 살아가기는 더욱 쉽죠.
      (전, 비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그렇게 이야기 했는데도 꼭 비교를 하셔야 직성이 풀리시는 사람들이 있어서 하는 말 이지만, 사실 20대 취업의 어려움과 직접적인 비교를 해야하는 사항은 평생취업이란 것이 사라지며 나타나는 조기퇴직이죠.)

      P.S. 역사는 젊은이가 어떻게 사회를 바꾸었는지 보여주죠. 지금 기성세대가 원해서가 아니라 그냥 그런 일이 있어어요.
      우리 역사만 보더라도, 4.19가 그랬고, 6.3이 그랬어요. 또 6.10이 그랬어요. 그것 조차 젊은이를 값싸게 부려먹기 위한 상상의 산물이라고 하신다면 그냥 늙은이 하세요. 그리고 늙은이가 맞아요. 님과 같은 사람은... 당신같이 나이는 어리지만 생각이 늙은 사람들은 항상 존재해왔고, 그런 사람들은 항상 이런 말을 했었죠. "현실적으로 독립은 불가능해..." "현실적으로 이승만을 몰아낸다는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니 이 철없는 것아." "현실적으로 박정희 체제는 굳어졌다고 봐야해" "현실적으로 전두환은 박정희보다 더 강한 토대를 바탕으로 형성되어있어"

      철없는 것들이 항상 조금이라도 세상을 바꿔왔습니다. 여기서 "철없는"은 절대로 생물학적 나이가 아닙니다.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2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37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8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4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89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0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5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6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3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27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1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4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4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0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3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