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연애, 그리고 개

1. 저는 여친과 10년이 넘게 사귀었는데, 제가 근본적으로는 보수적일 수 밖에 없는 근원적 토대가

기독교라는 종교인지라 날라리처럼 보여도 전 바탕은 기독교 신자입니다. 

그래서 여친과 사귀면서 한 8,9년 정도는 혼자서 성당에 나갔습니다. 

작년부터 결혼할 때가 되니까 그런지 여친도 성당에 같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미사 드리고 난 후의 그 맑은 느낌이 좋다고 하면서 거의 매번 저와 같이 미사를 드립니다.

아무리 크게 싸워도 미사는 여친이 같이 드립니다.

제가 미사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잘 알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런 단계에 이르기까지 적지 않느 시간이 걸린 것을 생각해 보면

사람이 변하는 것이 어려운 것만큼

사람이 종교를 받아들이는 것도 어렵습니다.

그간 제가 여친과 사귀면서 겪었던 심적인 갈등과 어려움은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바꿔 말해서 여친이 겪었을 심적인 고통 또한 결코 작지 않았을 겁니다. 


종교가 생활에서 큰 비중을 차지 하는 사람과 만나는 것은

그것을 수용할 의지가 없다면 문제가 커져만 갑니다.


저같은 경우에 첫사랑과 기독교 동아리에서 이별을 강요하는 바람에

헤어졌습니다.

저와 달리 첫사랑은 그것을 결국에 받아들이더군요.

이것이 저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되었는지는 말할 필요도 없고요.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이성에 대한 사랑을 모르고 

어떻게 신에 대한 아카페 적인 사랑을 느끼겠다는 것인지,

참 웃기는 망상을 가진 집단이었는데, 아무튼 그때는 참 절박했습니다. 


그 절박함 만큼이 종교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첫사랑을 두고 심각하게 갈등할 만큼 종교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전 그래서 종교가 다르면 만나지 말 것을 충고하는 편이고,

끝까지 참을 자신이 있다면 만나라고 말은 하는데, 그 말을 믿기가 좀 어렵더라고요.



2. 주변 사람들은 제가 대단한 애견가인 줄 알고 있습니다. 

마음이 모질지 못한 편이라 그냥 키우는 것인데,

남들은 좀 다르게 보는 편이죠.


아래 푸들은 집앞에서 발견해서 데려온 유기견입니다.

비오는 날 불쌍해서 사료나 좀 줄까 하다가

다리를 절길래, 비도 피할 겸 하루 창고에 재워줘야지 데려왔다가

천둥이 치길래, 불쌍해서 방안에 들여놓았다가

하도 더러워서 털을 다 밀고 목욕을 시켜줬다가,

밤 새 저걸 어떻게 해야 하나 끙끙거리며 고민하다가,

결국에 보호소로 못 보내고 떠맡아 키우게 되었습니다.

아픈 개라면 경기가 다 일어날 지경이지만,

다리저를 개를 외면 할 수 없어 병원에 데려갔더니

양쪽 다리가 다 부러졌고,

한쪽은 심하게 부러져, 철심을 박는 큰 수술을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한쪽 발이 부자연스러워요.

그래도 잘 컸고, 푸들이라 말도 잘 듣고 얌전합니다.

3대 지랄견중 하나인 코카를 키우는 사람인지라 

푸들은 양반중에도 정승감이죠.


참... 전에 올린 새끼 길고양이는 이제 어른이 다 되었습니다.

제가 키운 것 같아 약간 뿌듯 ㅡ.ㅡ


    • "저같은 경우에 첫사랑과 기독교 동아리에서 이별을 강요하는 바람에 헤어졌습니다. 저와 달리 첫사랑은 그것을 결국에 받아들이더군요. 이것이 저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되었는지는 말할 필요도 없고요."

      이 부분이 이해가 잘 안 되는데 죄송하지만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첫사랑이 기독교 신자가 아니라서 기독교 동아리에서 이별을 강요했다는 말씀이신가요? 그래서 글쓰신 분이 이별을 고했는데 상대방이 그것을 받아들이자 오히려 글쓰신 분께는 상처가 되었다는 말씀이신지 . . . 이해가 잘 안 되네요.
    • 전 뭐든지 정도가 심하지만 않다면 종교차이나 정치관 차이도 견딜수 있다고 봅니다.
      다를수도 있다고 생각해서요.
      다만 그것에 너무 '심취한 사람'은 안만나죠.
      이건 트러블이 일어날수 밖에 없고, 이런 트러블은 제가 가장 괴로워하고 귀찮아하는 트러블이기 때문이죠.

      얼마전에 듀게에서 폭발했던 애완견 문제를 보면서 개도 적당히 좋아하는 사람이어야지.
      첫째는 까미, 둘째는 아이라는 수준으로 좋아하는 분은 나랑 만나면 백발백중 사단 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만 뭐든지 적당한거면 다르더라도 받아들일수 있어요.
      나이롱 신자만 찾는건가 싶기도 하네요.ㅎ
      적당히 유도리있게 다른 약속때문에 일요예배를 빠질수 있는 사람정도요.
      저 아는 친구중에는 일요일 약속시간을 항상 자기 예배 끝나는 시간으로 잡더군요. 자기는 절대 빠질수 없다고.
      제 기준으론 이런건 유도리가 없는거라서요. 이정도로 독실한 분은 힘들어요.
    • 샤롯테 / 둘 다 기독교 신자였습니다. 저떄 기독교 동아리는 연애를 못하게 했습니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전 거부했는데, 첫사랑은 받아들여서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자본주의의돼지/ 그렇지 정도가 심하지만 않으면 뭐든 다 그런 것 같아요. 저도 보통 사람의 기준에서는 상태가 심한 편이라 티 안내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 늦달/설명 감사합니다. 그런 일이 있었다니 믿기 힘드네요.
    • 자본주의의돼지/ 오히려 얼치기신자들이 배우자에게건 자식한테건 타인에게건 다른 것도 아닌 종교를 가지고 불편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농번기엔 교회가 아니라 논밭에서 농사일 하는 걸로 예배드린다던 어떤 목사님과 그 교회분들, 그리고 미사 시간에 스님초청해서 설교 대신 이야기듣는 시간 가지는 신부님들 가끔 뵈면서, 종교가 아니라 편협함이 문제란 생각을 해요.
    • 강아지 귀엽네요. 앞으로도 잘 키우시길 바랍니다.

      저도 아랫집 개를 건사해서 키우고 있어요. 그 녀석 주인 아저씨는 혼자서 어렵게 사시는 분이라 이 녀석이 큰 병에 걸렸을때 - 예, 심장사상충이요...-_-;; 백 만원 가까이 되는 치료비를 도저히 감당하실 수가 없는 처지라서 제가 치료비 왕창 들여서 병원에 보내게 됐죠. 지금은 다 나아서 펄펄 뛰어다닌답니다. 이 믹스견 아줌마는 아래의 자기 집과 우리집을 오가며 살고 있는데 기세좋게 펄펄 뛰어다니는거 보면 제가 치료해주길 잘했다. 뭐 그런 뿌듯한 맘이 들어요.
    • 유기견을 품을 수 있다니 멋집니다.
    • 늦달님과 Bigcat님 두 분에게서 큰 마음 배웁니다. 감사합니다.

      자본주의의돼지/저도 첫째 (사랑은) 개, 아이는 그 다음 식으로 이해했는데 그게 아니라 첫째 (아이)는 까미, 둘째 아이는 누구, (가족 개념으로) 식으로 얘기한 것이라더군요.
      이래서 남의 얘기는 쉽게 오해도 돼고 와전도 되는 건가 보다,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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