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이후 한국 문학에 대한 어이없는 폄훼 분위기


느끼건데 2000년대 이후 발표된 한국 문학에 대한 일종의 폄훼 분위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평론가 조영일이나 이명원의 비판이 대표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겠고 얼마전에는 트위터에서 "인생을 망치고 싶으면 2000년대 이후 한국 소설을 읽으면 되지요. 추천작 강남몽, 구월의 이틀, 내 아름다운 정원."이라는 멘션까지 봤네요. (이 멘션 쓰신 분이 영화쪽 일 하시는 분 같더군요.)


솔직히 말하자면 저 개인적으로도 90년대에도 꾸준했으나 2000년대 이후에도 전성기를 구가한 작가들(예 - 은희경, 김영하, 신경숙, 공지영 등)은 물론 2000년대 이후에 등단한 문단 작가들의 작품들이 과거의 작가들(예 - 이문열, 최인훈, 최인호, 김승옥 등)의 젊은 시절에 비교해볼 때 훨씬 못하다고는 느낍니다.


그런데 주류 문단이 똘똘 뭉쳐 배타적인 문학 게토를 형성한다는 식의 비판이나 2000년대 이후 한국 소설은 다 쓰레기 식의 비판이라기고 부르기에 무리한 폄훼에는 동의를 못하겠네요. 2000년대 이후 한국 영화의 약진을 이야기하고 있고 저 역시도 그렇게 느끼지만 과연 동시대 한국 영화의 성취에 비해 한국 문학이 쓰레기라고 폄하되는 것은 물론 인생을 망치는 매개체로 까지 언급될 정도인가 모르겠네요.


동시대 한국 영화들 처럼 국제적인 명성을 얻지 못했을 뿐이지 2000년대 이후 한국 문학의 성취도 그에 못지 않다고 봅니다. 2000년대 한국 문학이 죄다 형편없다니? 영화계에서 호평 받았던 윤성현의 [파수꾼]이나 장철수의 [김봉남 살인사건의 전말] 정도의 성취를 이룬 동시대 한국 문학이 정말 단 한 편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인지...신형철 평론가처럼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다 칭찬할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좋은 작품들이 많아요.


저 개인적으로는 황정은의 [百의 그림자], 편혜영의 [재와 빨강], 김연수의 [밤은 노래한다], 김언의 [소설을 쓰자] 등은 참 감탄하며 읽었었습니다. (하기사 조영일 평론가는 김연수가 글을 너무 못 쓴다고 까더군요.)

    • 확실히 문단의 원로나 중진급 작가들의 결과물이 신통찮기는 하지만,
      그걸 문학 전반의 하향평준화로 얘기하는 건 무리수 같은데.
      70년대에 비견하기는 어렵지만,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더 나아진 것 같아보입니다.
      90년대와 비교하는 사람들은 2000년대 초기만 보이고 암울했던 90년대 말은 잊어버렸는지도.
      뭐, 문학은 언제나 위기이니깐요.
    • <백의 그림자>는 좋았습니다. 아. 더 말하기도 뭐해.
      편혜영은 빼어난 단편으로 기대치가 너무 올라가서 오히려 <재와 빨강>이 좀 아쉬웠습니다.
    • 대상을 불구하고 현재를 불안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늘 있지요. 저는 지금이 좋습니다.
    • 장르문학을 주로 보는 탓에 한국 소설은 잘 안읽지만, 저런 말부터 들으면 더 읽기 싫어져요. 난 박민규씨꺼 재밌게 읽었단 말이죠!
      사람이 어디 한정식만 먹고사나요 면도 먹고 분식도 먹고 문방구 불량식품도 먹고 절밥도 먹고 회도 먹고 그래야지. 이건 다 한식 아니냔 말이죠.
    • 큰고양이 / 저도 사육장쪽으로 보고 굉장히 기대했는데 오히려 아이오가든이나 장편 재와빨강은 좀 많이 별루였어요..... 좀 부자연스럽게 위악적이랄까요? 배수아의 말도안되는 극단적인 붉은손클럽같은거는 정말 자연스럽다고 느껴졌는데....
    • 특히 문학에 있어서, 과거에 비하여 질적인 저하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는 사실 크게 반박하긴 어려운 듯 합니다.
    • 사실 비교 대상을 저들로 잡으면(...) 저도 크게 반박하긴 어렵습니다만 90년대 말보단 나은 건 맞는 거 같습니다.

      문단 안에서 근친상간 하면서 박민규가 등단했을 때 '우리 편이 아니다'라거나 '톨스토이'나 '도스토예프스키' 얘기 하던 분들 떠올리면 또 그런 말이 좀 우습게 들리긴 하지요.
    • 한국 순문학 소설들을 보고있으면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걸 누가 읽는거지?" 얼마나 팔리고 있는지, 팔린다면 어떤 비평을 받고 있는지 궁금해지죠.

      영화랑 비교한다면 그다지 팔리지도 않고, 비평적으로도 별로 좋은 모습은 아닌것 같아요. 전부다 싫다는 사람과 입만 열면 칭찬하는 사람만 있는것 같아 보이는 동네라..

      잘쓰는지 못쓰는지, 대단한지 아닌지 그런거 저한테는 아무 의미는 없네요. 그저 얼마나 맘에 드느냐가 중요한데 그런 작품이 거의 없다는게 안타까운 일입니다.
    • catgotmy/ 그것은 어찌보면 한국 축구는 재미없어, 와 같은 맥락일 수 있습니다.
    • 혹시 트위터에서 언급한 <내 아름다운 정원>이 심윤경의 <나의 아름다운 정원>을 말하는 건가요? 설마.
      만약 그렇다면, 저는 절대 동의할 수 없네요..

      저한테는 그 책이 무척 좋기도 했지만, 뭣보다도 2000년대 이후의 한국소설이 과연 [인생을 망칠] 정도의 힘 씩이나 갖고 있는지. 아니, 2000년대 이후의 한국소설이 아니라 문학이라는 것이 사람의 인생을 망칠 힘이 있는지... 문득 돈키호테가 떠오릅니다만, 그이도 인생이 망했다고 하기는 그렇죠:)
    • 인생을 망칠 정도의 수사를 쓸 영향력이 없는 느낌인데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작품이 없는 건 사실이고, 김연수가 글을 잘 못쓴다는 것에 대해서는 저도 동의하고 싶네요. <세상의 끝 여자친구>는 제목만 좋은데, 그 제목도 음악계에서 빌려왔죠.
    • 1960년대 > 1970년대 > 2000년대 >>>> 1980년대 >>>>>>>>>>>> 넘사벽 >>>>>>>>>>>>>>>>>>>>>>> 1990년대

      90년대 한국 문학이 지옥의 밑바닥였죠. 지금은 한국 문학이 슬슬 회복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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