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제에 대한 토로.

이전 글을 쓸 때는 시간이 없어서 간단히 링크 하나만 던지고 말았는데 이제야 시간이 남아서 글을 쓰네요.

일단 셧다운제가 뭐인지 모르시는 분은 이 기사( http://goo.gl/apxcg ) 를 읽고 오시면 됩니다.


왜 이거에 이렇게 민감하냐면요, 이게 제 밥줄이거든요.

게임개발자로써 정말 아니다 싶은게 많았는데 이건 정말이지.. 게다가 만장일치라니... 후아.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런 불합리함을 글로 알리는 것 뿐이네요.


시작하기 전에 우리 나라의 콘텐츠 산업 규모에 대해 잠깐 알고 가죠.

아니, 셧다운제랑 콘텐츠 산업 규모가 무슨 상관이냐고요?

아주 큰 상관이 있어요. 왜냐하면 돈이 있는 곳에는 항상 날파리가 많기 때문이죠.


일단 한국콘텐츠산업진흥원을 짚지 않고 갈 수 없는데요, 

한국게임산업진흥원, 방송영상산업진흥원 같은 35개의 기관이 2009년에 하나로 통합되어 한국콘텐츠산업진흥원으로 되었어요.

그리고 여기서는 매 분기마다 콘텐츠 산업 동향 보고서가 나오는데 전체 매출과 순이익, 수출, 종사자까지 누구나 볼 수 있죠.


자. 일단 표 설명하기 전에 우리나라의 콘텐츠 산업 중에 어떤게 가장 클 지 잠깐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수출하는 콘텐츠 산업은 또 어떤게 클 지도 한 번 생각해보시고요.

콘텐츠 산업에는 게임, 영화, 방송, 광고, 출판업, 음악.. 등등이 있어요.


그리고 나서, 아래 표를 보세요.




3분기만 비교할 때, 매출액은 출판의 압승이네요. 

그 뒤로 게임, 캐릭터, 지식 정보, 광고, 영화, 음악 순이고요.


자. 수출쪽은.. 엇? 수출 쪽은 뭔가 이상한데요?

모든 산업을 다 합쳐도 게임 하나 수출하는 것보다 못하다니요?

네. 맞아요. 분기 당 4천억원 이상씩 수출 중이고, 2011년에는 수출액이 20억 달러를 넘을 예정이라네요. (http://www.etnews.co.kr/201012310184)


그리고 게임 산업은 최고의 고부가가치 산업이에요. 

네오플만 보면 작년 매출이 2117억원인데 영업이익이 1800억원이 넘어요. (http://goo.gl/nSE36)

이야. 이런 효자 산업이 있나 싶죠?


다른 나라에서는 이런 게임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자금 지원도 해주고, 사무실도 빌려 주고,

국가에서 세금 혜택도 해주고, 중국은 게임 쿼터제까지 해가면서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바쁜데

우리나라는 국회에서 1년을 표류하던 스마트폰 게임법이라던가, 셧다운제라던가, 또는 이런 짓을 하네요 (http://goo.gl/95eG3) 

뭐 이거 외에 수많은 망언을 일삼은건 따로 얘기 안할게요. 


돈 안될 때는 아예 관심도 없더니 이제 좀 커지니까 어떻게든 빨대 하나 꽂으려고 날파리처럼 모여듭니다 그려.

정부 지원은 바라지도 않고, 제발 관심 좀 꺼주길 바랄 뿐. 후..



p.s 

아. 그리고 왜 2010년 3분기 것을 사용했는지 궁금하신 분 없었나요?

이왕 할거면 2010년 4분기가 나았을텐데 말이죠.

사실 콘진원 들어가서 보고서를 찾았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2010년 4분기 보고서가 없더라고요.

이상해서 2009년 4분기 보고서는 언제 나왔나 찾아보니 4분기가 지난 지 22일만에 나온 것을 발견.

'셧다운제가 작년 겨울쯤부터 논의 되었으니 뭔가 외압이 있었구나!' 라고 하면 지나친 억측일까요? 

현재 이 보고서가 왜 제 시기에 나오지 않았는지, 언제 나오는지에 대한 문의 메일을 보낸 상태인데 

답장이 오면 후기라도 잠깐 남길게요.

    • thisisgame에서도 비슷한 주제의 글이 있네요. http://goo.gl/tFoM3
    • 저렇게 잘 버는 회사들이 정치권에 셧다운제를 막을 정도의 여향력도 없다는게 통탄할 일이지요.

      영화계는 스크린쿼터제를, 출판업계는 도서정가제를 관철시키는 등의 결집럭을 보여줬는데 게임업계는 그런 게 없었죠.

      이런 법이 만장일치로 통과되는 것 만큼이나 한심한 일입니다.
    • 만장일치에 대해 오해가 좀 있는 것 같네요. 어제 나온 뉴스에서 말하는 만장일치는 '법제사법위원회'로 알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법사위 내 '법안심사소위원회'구요.)
      여기는 내용에 대해 심사하는 곳이 아니라 체계, 자구 같은 거 보는 곳입니다.
      소관 상임위에서 내용검토 마치고 넘어온 법안이기 때문에 형식상 문제가 없으면 통과시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게 정상이구요.
      오히려 법사위에서 내용 가지고 딴지 걸면 그게 잘못이죠. 상원 노릇하는 셈이니까요.

      어느 위원회든지 표결 들어가는 일은 매~우 드뭅니다. 아마 여야간 첨예한 정치적 이슈가 아니면 (그래서 '쇼'를 할 껀수가 아니라면) 거의 표결같은 건 없다고 봐도 됩니다.
      '이의 없습니까' 이런 거 한 번 물어보고 (형식상 만장일치로) 패스합니다. 합의 안 되면 일단 법안소위로 넘기고, 거기서도 안 되면 다음 회기로 넘기고, 회기 중간에 계속 접촉하면서 쇼부보고, 셋업 완료되면 다시 이의 없냐고 묻고 통과, 그래도 안되는 법안은 계속 계류시키다가 임기 끝나면 자동폐기. 이런 식으로 합니다.

      이번 법은 실제로 한 번 보류됐습니다. 문체부와 여가부가 의견이 엇갈렸고, 그래서 두 부처가 조정했습니다. 치고받고는 그 과정에서 했죠.

      결론) 어쨌든 통과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만장일치'에 대해선 크게 의미를 두지 않으심이..
    • 법사위를 통과했으면 '상황끝'에 가깝습니다. 그전에 관련 업계에서 의견을 모으고 '세과시'를 해서 압박을 했어야 합니다. 이제부터는 개정운동을 하셔야 합니다.

      저는 '미성년자 심야 게임 금지'를 법안으로 금지시킬만한 사안인지 의심스럽습니다만 본문에서처럼 '게임의 부가가치가 높으니까 규제를 해서는 안됨.
      미성년자 심야 게임 금지는 게임산업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임'이라는 논리는 좀 매끄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미성년자들이 심야에 게임을 많이해서
      정말 게임산업의 부가가치가 큰 것이라면 오히려 규제의 필요성이 있어보일 수도 있습니다.
    • 윗분들 말씀처럼 법사위는 법안의 체계와 자구 심사를 하기 때문에 내용은 안 봅니다. 민감한 정치법안을 법사위차원에서 물리력으로 막는 경우가 있지만 1년에 한두 건 나올까말까한 거죠. 실질적으로 막으려면 법안 소관

      상임위에서 논의될 때 '로

      비'를 하고 여론을 환기시켰어야죠.

      바보같은 법인데 게임업계의 대처도 그리 현명한 것 같지는 않아요. 본회의에서 부결되기 어려운 법이니 이걸 도로 물리려는 법안을 제출하는 방법밖에 안 남았죠.
    • 돈되는 산업인데 왜 규제하느냐. 라는건 논리가 좀 거시기한 것 같아요.
    • 위에도 비슷한 말씀을 해 주셨지만,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저같은 사람은, 게임산업이 돈을 많이 번다는 이유로 셧다운제에 대한 문제를 의식하기는 어렵네요...
    • 단순히 돈되는 산업을 규제하는게 아니라 '실효성 없는 규제법안으로 국내산업을 고사시킨다'가 맞겠죠.
    •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기때문에 규제를 하면 안된다는 논리는 아닌 것 같습니다.
      미성년자의 정신적 건강을 고민하고 있다면 이런 땜방 처방 말고 우선해야 할 것들이 있을텐데 쉽게 가려는 행정인들에대해 비판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학내 규제가 많은 강압적인 교육환경을 무시하고 만들었던 체벌 규정이 떠오르네요.
      어떤 규제던지 환경에 대한 제어와 세트로 움직여야 합니다. 규제를 만들거나 삭제할 때에는 그 규제 자체의 당위성뿐 아니라 환경과의 정합도를 측정해야 하는거죠. 그런 고민을 안하고 쉽게 가려고만 하니 현실에서는 악법이 되는거겠죠.

      이병찬 변호사님의 인터뷰글입니다.
      http://www.zdnet.co.kr/news/news_view.asp?artice_id=20110408150801&type=xml#sns_reply
    • 네, 가라님이 말씀하신대로 '말도 안되는 규제로 유망한 국내 산업을 고사시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게임 산업이 얼마나 유망한지를 먼저 말하고 싶었는데 그거에 꽂혀서 신나게 자료만 늘여놓다가
      정작 주제에 대한 논리가 빈약했네요. 역시 피곤할 때 글을 쓰는건..
      한분 한분 답변 드리고 싶지만 업무가 바빠서 저녁에 자세한 얘기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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