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의 등장으로 386세대의 한계를 발견하고 극복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386세대의 회고?


 아래 서태지 관련 글에서


 서태지가 386세대의 보수적인 것에 반하여 블라 블라....



 서태지가 데뷔하던 시절 모 오디션프로(신인발굴) 비슷한 곳에 서태지가 나왔는데 당시 심사평 해주던 사람들은 당시 제 나이에서 보아도

 아저씨, 영감님뻘들 이었어요. 지금은 다들 지다 50줄- 60줄 넘어가던;;;


 386세대들이 즐겨듣던 가요들을 보자면

 80년대를 거치며 성장하던 세대들은  운동권가요(노찾사), 김광석과 안치환같은 운동권가요와 70년대 포크송의 절충, 혹은 동물원 같은

 짙은 서정의 발라드락, 혹은 들국화 혹은 부활에 열광하던 그 세대들은 그렇게 교감하던 세대들의 가수들이었으니 말이죠.


 그게 90년대 세대들에게는 '청승' 이라는 이미지로 전달이 되더군요;;


 92년이던가? 오랫만에 들린 동아리방에서 당시 총학의 문화부장이었던 후배가 단대별 프로그램기혹서를 보면서 혀를 분기탱천해 있는데

 알고보니 공과대에서 초대가수들 명단에 서태지가 있는게 문제였더군요.  신해철도 명단에 있었지만 유독 서태지가 타켓이었어요.

 전 그 당시는 서태지의 팬이 아니었습니다. 오다가다 지겹게 '난 알아요'를 들었지만 그냥 요즘 잘 나가는 노래인가 보네라는 느낌외에는 없었고

 그런 일 말고도 머릿속이 꽉 찬 서글픈 인생이었거든요.

 하지만 전 그 총학 후배에게 정색을 하고 화를 내며 다그첬어요.

 "왜? 쟤는 되고 얘는 안되니?" 

 "에이....수준이 천박하고 경박하고...."

 "넌 대중가요 안 듣냐? 대중가요라는게 원래 그 맛에 듣는거 아냐? 넌 맨날 운동권가요만 죽을 때까지 듣고 부르고 살거야?"

 "그래도 신해철은 사회비판적인...."

 "너가 하는 짓이나 방송에서 겸열하는거나 뭐가 다른거야?  게다가 초대가수들은 일반 학우들 선호도 설문조사로 정한거라며?"

 "그게 공대애들 수준이...."

 "집어처"


 그 일이 있고 한 참 뒤에야 티브이에서 처음으로 서태지와 아이들을 봤는데 그게 '환상속의 그대'를 부르는 모습이었습니다.

 충격 그 자체였죠.

 " 아 그 썩을 놈.... 저런 멋진 놈들을 몰라보는 주제에 문화부장질을 해? 에라이...."


  그 뒤로 저에게는 (동세대의)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생겼어요.

  서태지를 좋아하거나 중립적인 사람 vs 서태지를 모르거나 디스하는 사람


 음악적 문외한이지만 주변에 음악좀 한다는 음악좀 듣는다는 지인들이 꽤 많아서

 표절이나 카피나 믹싱이나 기타 등등 음악적으로 서태지 까는 내용들은 아주 잘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홍대앞에서 꽤나 유명했던 락(테크노)바 판돌이이자 사장이었던 제 친구 왈

 "카피던 표절이던 뭐던 쟈가 편곡하고 부르면 원곡보다 훌륭해 그래서 인정 안할 수가 없어"


 서태지의 가장 뛰어난 능력은 편곡인거 같아요. 쇼를 만들어 내는 감각도 출중하지만 편곡능력은 레전드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수많은 리메이크버전 앨범을 내고 발표했고 라이브마다 원곡 그대로 부르는 경우가 드믈정도였죠.

 새로움에 대한 강박증적인 집착이라고나 할까요?

 

 그런데 이런거 저런거 그냥 대중들에게는 중요한건 아니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되어 있는 사람들과 새로운 것을 원하고 받아 들이는 사람이 서태지로 확연히 갈라지는 모습이

 참 신기했어요. 그것이 92년도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생긴 일입니다.

 서태지 이전에도 뭔가 확 깨는 노래들과 뮤지션들은 많았어요. 

 하지만 그 처럼 온 사회를 긴장시키며 선명한 '선'을 가로 새겨버린 뮤지션은 없었죠.


 음... 이런 생각을 하는 자체가 어쩌면 그 세대들의 한계인지도 모릅니다.

 자기가 좋으면 되는건데, 자신이 행복하게 즐기면 그 만인데 말이죠.

 

 

 

    • 굉장히 쩔은 표정으로 70점인가를 주던 전영록 옹..
    • 아 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밑에서도 말했지만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 92~96년1월 은퇴전까지 틴에이저시대를 관통하던 연령대의 사람들에겐
      서태지관련된 나날자체가 정말 2002월드컵 폴란드전 포르투갈전 이태리전 스페인전.. 뭐 그랬다고 보시면 될겁니다.

      지루한 어른들 틈사이에 지루한 세상속에 뭔가 미쳐돌아가는듯한 몇안되는 분위기였다고나 할까요...
    • 서태지와 아이들 그 당시에 엄청 난리였죠. 지금은 스캔들로나 나라를 들썩이게 하는 가수가 됐지만..


      아이들 시절부터 여전히 서태지의 열혈팬들인 사람들이 이 나라의 실세가 되어가는게 불만입니다. 서태지가 최고니 하면서 추앙하는걸 계속 들어야한다니... 서태지가 왜 싫어졌는지 잘 기억이 안나네요.
    • 김전일/아니요. 그때 영록옹은 나쁜말은 일부러 빼고 말했습니다. 점수도 가장 짜게 준 건 양인자고요.

      하광훈 : 요즘 유행하는 랩스타일이다. 리듬은 좋은데 멜로디는 약하다. 아무래도 랩을 하다보닌깐 멜로디는 다른 곡보다 신경을 안 쓴 것 같다.

      양인자 : 노랫말을 들을 때 두 가지를 본다, 올바른 문장이냐 새로운 얘기냐. (서태지와 아이들은)새로운 형식(인데) 내용도 새로웠으면 더욱 좋았겠다.

      이상벽 : 의욕적으로 보여 좋다. 동작은 격렬한데 노래는 세심하다. 동작속에 노래가 묻혀 아쉬웠다. 뉴키즈온더블럭의 아쉬움을 대신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됐으면 좋겠다.

      전영록 : 시나위를 통해 서태지를 알고 있었다. 랩댄스장르곡에 메틀 리듬이 있다. 새롭고 좋은데 나쁜 말은 안하겠다. 평은 저희가 하는 게 아니라 시청자가 하는 것, 그분들에게 맡기겠다.

      당시 점수는 각각 8, 7, 8, 8점의 점수. 평균점수 7.8점.

      근데 영록옹은 자신이 7.8점을 주고 있는걸로 착각하는지(평균점수가 7.8점이였죠.) 이 기사가 잘못된건지 그러네요.
      (어쨌든 그 4명중에선 가장 나은 점수를 줬습니다. 그래봤자 3명이 8점, 한명이 7점이지만요.)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3/07/2008030700937.html
    • 누군가의 노래를 통해서 위로를 받고 또 자부심을 갖고 그리고 스스로를 성찰한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았어요...
      '환상속의 그대' '수시아' '교실이데아' '컴백홈' '슬픈아픔'...등등..

      이제 세월이 흘렀고 이럴 나이가 아닌데.. 점점 미쳐가나 봅니다...ㅋㅋㅋ
    • 아 진짜, 진짜, 사회는 임백천이었고(맞나요?)..영록이 형은 좀 거친 음악도 하던 양반이라..메탈이 섞여있어 특이하네요, 라며 가급적 후배들을 다독이던 표현을. 그래도 표정은 왠지 아리까리한 표정? 양손 모아쥐고 다소곳하던 세 사람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이건 뻘생각이지만..그때 아마 한국 경제 거품이 최고조 아니었나요. 모두들 새로운 것에 취해 쿵딱쿵딱~
      그러다 IMF 우웅...
    • 김전일/ 아 안그래도 92.3년부터 ~96년 imf이전 시대 분위기에 관한 글 나름 길게 올리고 있었는데..ㅋ 김전일님 리플 한마디가 바로 정리해주는지도 모르겠네요. 서태지뿐만 아니라 너희가 재즈를 아느냐라는 말 유행하며 뭔가 청승맞은 신파조 가요만 듣던거에서 탈피해서 문화적으로 그동안 억눌려졌던거 발산하던 시절이 아닌가 싶어요. 압구정 오렌지족이라는 말도 처음으로 유행하던 시대..X세대..라는 표현도 ㅋㅋ 전 물론 X세대 당사자는 아니고 더 어린시절이였지만 기억은 다나네요 ㅋ
    • 두배 정도 부풀어 잇었다고 하지요, 한국 경제 규모가. 여담이지만 대학에서 데모가 사라진 것도 이무렵? 먹고 사는 일이 이념을 앞서는고나 라는 생각이.. 대학생들이 국가나 민주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중요하게 생각하던 90년대 문화..
    • 저는 당시 모던락 퓨전재즈를 더 좋아해서 사실 서태지세대임에도 서태지를 썩 좋아하진 않았습니다. 상표를 드러내며 옷을 입는 것도 그닥 ... 그러나 서태지는 시나위 정현철로는 더이상 존재하고 싶지 않은듯 환골탈태했고 그 개인의 변신이 그 시대의 변화 흐름과 맞아 떨어지는 대운을 맞아 큰 시너지 효과를 낸 것 같기도 합니다.
    • 신경숙이 자전적 소설에서 산울림 노래를 듣고
      이제껏 들었던 어떤 노래와도 다른 느낌에 뒷통수 얻어맏은 듯한 느낌을 경험한 걸 묘사한 대목이 기억나요.
      뭐 신경숙한테는 산울림이 그랬나봐요.
      어떤 세대에게 서태지가 그렇듯.
      요즘 세대는요? 저도 딱히 떠오르는 건 없습니다만, 요즘은 없다...고 말은 감히 못합니다.
      제가 제 감으로 파악 못하는 것일 확률이 높으니까요.
      그리고 대중음악이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 다른 식의 무엇이 있을 지도 모르고요.
    • 산울림의 매력은 반전성에 있지 않나 싶어요. 세탁소에서 빌린듯한 어색한 양복차림에 차렷자세로 고시생같은 삼형제가 동요에나 어울릴듯한 나른한 창법으로 락을 하던 모습은 ...조용한 반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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